[Book] ‘탐스 스토리’ 세상을 바꾸는 행복한 아이디어 外

신발 회사 ‘탐스(TOMS)’는 빌 게이츠가 말한 ‘창조적 자본주의’가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2006년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던 20대 청년이 신발 한 켤레가 팔릴 때마다 한 켤레씩 기부하는 회사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탐스의 창업자인 블레이크 마이코스키의 얘기다.

당시 그는 휴가 차 아르헨티나를 여행 중이었다. 캔버스 천으로 만든 아르헨티나의 ‘국민 신발’ 알파르가타에 매료된 마이코스키는 이 신발이 미국에서도 인기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직감했다. 또한 아르헨티나의 가난한 시골 마을을 돌던 그는 신발이 없어 맨발로 다니는 아이들이 어떤 고통을 겪는지도 생생하게 목격했다. 마이코스키도 처음에는 다른 이들처럼 신발 기부 운동을 생각했다. 하지만 기부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명확했다. 돈을 기부하든, 헌 신발을 기부하든 필요한 신발을 아이들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마이코스키는 ‘기부’가 아니라 ‘사업’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신발 한 켤레를 판면 똑같이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하는 회사를 세우기로 한 것이다. 그는 신발 사업을 해본 적도 없고 인맥도 없었지만 가능성을 확신했다. 아르헨티나 제화공들을 설득해 알파르가타 250켤레를 만들어 로스앤젤레스로 돌아왔다.

친구가 소개해 준 신발 가게에 찾아간 마이코스키는 탐스의 취지와 만들어진 배경을 설명했다. 매장 매니저는 탐스가 단순히 신발 이상이라는 것을 단번에 깨달았다. 탐스는 ‘이야기’였던 것이다. 매니저는 마이코스키가 가져온 신발만큼이나 그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으며 두 가지 모두 잘 팔릴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블레이크 마이코스키 지음 ㅣ 노진선 옮김 ㅣ 240쪽 ㅣ 세종서적 ㅣ 1만2500원




이동환의 독서 노트
‘아내의 역사’ 아내가 달라졌어요


“출산을 위한 성에서 쾌락을 위한 성이라는 성 관념의 변화, 노동인구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의 증가가 ‘새로운 아내’의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532쪽)

20세기 하반기 인류 역사에 커다란 혁명이 일어났다. 이 새로운 혁명은 1만 년 전의 신석기혁명과 18세기의 산업혁명에 이어 우리네 삶을 근본부터 흔들었다. 여성의 경제적 독립으로 아내가 더 이상 남편의 소유물이 아닌 세기가 된 것이다.

전통적으로 여자의 가치는 결혼해 아기를 낳고 가사를 전담하고 남편의 내조를 위해 자신만의 삶을 포기하는 데 있었다. 그런데 그녀들은 이 모든 것을 벗어던져 버렸다. 그녀들은 인류 역사 이후 전개돼 왔던 전통적인 여성상을 바꾸길 원했고 나아가 이를 실현했다. 새로운 역사가 전개되고 있다. 그녀들이 쓰는 역사는 히스토리(History)가 아니라 허스토리(Herstory)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스탠퍼드대 매릴린 옐롬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성경에서 시작해 그리스 로마시대의 아내상 그리고 서구의 과거 문서를 통해 이 변화를 살펴보았다. 이 책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서구 문명에서 최초의 여성이라고 생각하는 이브는 아담의 협력자로 태어났다. 아담의 갈비뼈로 만들어진 이브는 여성이 본질적으로 남성보다 열등하며 남성에게 의존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성경에 등장하는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를 보면 여자는 결혼해 남성을 위해 아이를 낳아야만 했다. 특히 사내아이를 낳아야 했다. 아이를 낳을 수 없으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간주됐다. 이런 여성상은 그대로 서구인의 문화 속에 살아남아 전해졌다. 어쩌면 집단 무의식 속에 남아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이처럼 서구 여성들은 20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남성 기득권 사회가 자신들에게 원하는 모습으로 살았다. 과연 이런 삶이 그녀들을 행복하게 했을까. 그녀들은 결코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들은 자신의 남편의 종속물이 아니라 삶의 주체가 되길 원했다. 그녀들은 사회가 요구하는 집단 무의식에서 탈출했다. 성혁명과 경제적 독립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그 변화는 서구사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까지 밀려들었다.

메릴린 옐롬 지음 ㅣ 이호영 옮김 ㅣ 646쪽 ㅣ 책과함께 ㅣ 2만8000원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고객의 요트는 어디에 있는가
프레드 쉐드 지음┃김상우 옮김┃240쪽┃부크온┃1만7000원

1940년 출간돼 고전으로 자리 잡은 월스트리트 풍자서 겸 투자 지침서다. 월스트리트 탐방객 가이드가 월스트리트 주변에 정박해 있는 화려한 요트를 가리키며 주식 중개인들의 요트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하자 한 순진한 탐방객이 ‘그렇다면 고객들의 요트는 어디에 있나요?’라고 반문했다는 에피소드에서 제목을 따왔다. ‘고객의 요트(이익)’보다 자신의 요트 챙기기에 급급한 월스트리트의 행태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상식과 싸운 사람들
이재광 지음┃320쪽┃지식갤러리┃1만4500원

일상의 혁명가이자 테러리스트였던 역사 속 인물 10명의 삶을 담았다. 저자는 이들은 ‘상식과 싸운 사람들’로 재해석했다. 상식의 뿌리가 되는 일상의 작은 예절조차 비웃고 조롱해 버린 조선시대 화가 최북, 자유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가장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당연한 상식조차 저버린 시인 김수영, 남성 중심, 남성 우월주의의 상식에 정면으로 도전한 페미니스트 나혜석, 한글은 천하다는 시대의 상식을 무시한 국어학자 유희 등이 그 주인공이다.



헨리 민츠버그 전략 사파리
헨리 민츠버그 외 지음┃윤규상 옮김┃548쪽┃비즈니스맵┃3만5000원

경영 전략의 흐름을 집대성했다. 전략은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혼란스러운 분야다. 경영자들은 복잡한 전략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하는 새로운 용어들과 최신 유행에 끊임없이 시달린다. 시장·소비자·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는 전략의 세계를 헤어 나오기 힘든 정글처럼 느껴진다. 이 책은 경영 전략 10개 학파를 완전하게 해체한 다음 핵심 이론들을 뽑아 쉽고 명확하게 설명했다.



얼짱 프로 한설희의 쉽게 배우는 골프
한설희 지음┃288쪽┃아라크네┃2만2000원

골프 방송에서 MC로 활동하는 한설희 프로가 골프 에세이와 레슨을 담은 책을 펴냈다. 전반부에서 저자는 현재 TV에 나오는 한설희의 모습이 있기까지 어떠한 삶을 살아 왔는지 들려준다. 미스코리아를 꿈꾸던 소녀가 골프를 접한 후 대학 진학 테스트를 앞두고 디스크에 걸려 고생한 일, 프로테스트에 떨어지고 방황한 시간, 그리고 이런 역경을 딛고 투어 프로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책 후반부에는 한설희 프로만의 골프 레슨이 담겨 있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퍼팅까지 사진 위주로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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