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일자리 2500만 개 창출…실현은‘ 글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장기 국가 경제정책


2012년 5월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세 번째로 대통령에 취임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통령과 총리의 정치권력 교체가 다시 일어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인구정책 이행 조치에 관한 대통령령, 대외 정책 노선 이행 조치에 관한 대통령령, 교육 과학 분야 국가정책 이행 조치에 관한 대통령령, 장기 국가 경제정책에 관한 대통령령 등 다수의 대통령령을 공포했다. 이 중에서도 눈여겨볼만한 것이 바로 장기 국가 경제정책에 관한 대통령령(이하 장기 국가 경제정책)이다.

장기 국가 경제정책에 따르면 러시아 경제성장의 속도 및 안정성 확보, 러시아 국민의 실질소득 증가, 러시아 경제의 기술적 선도 달성을 경제 부문에서의 국가 목표로 설정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국정 과제를 제시했는데, ▷2020년까지 고생산성 일자리 2500만 개 창출 및 개선 ▷201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25%, 2018년까지 27%로 투자 규모 증대 ▷고도 과학 기술 부문 제품의 GDP 비중을 2018년까지 2011년 수준 대비 1.3배로 증대 ▷노동생산성을 2018년까지 2011년 수준 대비 1.5배 향상 ▷세계은행의 러시아 기업 환경 평가(Doing Business) 순위를 2011년 120등에서 2015년 50등, 2018년 20등으로 향상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YONHAP PHOTO-1066> Russian President Vladimir Putin chairs a meeting on the preparations for the Sochi 2014 Winter Olympic Games in Sochi May 11, 2012. REUTERS/Alexsey Druginyn/RIA Novosti/Pool (RUSSIA - Tags: POLITICS SPORT OLYMPICS) THIS IMAGE HAS BEEN SUPPLIED BY A THIRD PARTY. IT IS DISTRIBUTED, EXACTLY AS RECEIVED BY REUTERS, AS A SERVICE TO CLIENTS/2012-05-11 19:35:47/ <저작권자 ⓒ 1980-201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이러한 국정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정부 내 담당 부처에 금년 말까지 세부 정책 과제 개발을 지시했는데, 조세 부문에서는 조세 피난처 및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조세 회피 방지를 포함한 기업의 재무 투명성 제고 수단 확보가 눈에 띈다. 민영화 부문에서는 기존의 ‘2011~ 2013년도 연방 재산 민영화 계획 및 기본 방향’의 수정안 제출, 2016년까지 자연 독점기업 및 방산 기업을 제외한 기업에서의 정부 지분 민영화 완료를 목표로 하는 ‘2014~2016년도 연방 재산 민영화 계획 및 기본 방향’ 수립, 러시아 정부가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의 비핵심 자산 매각 계획 수립 등이 주목받고 있다.

기업 환경 부문에서는 러시아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고 있는 건설 인허가 시간의 단축과 투자 환경 개선 지수를 기준으로 하는 공공 기관의 장에 대한 업무 능력 평가 제도 도입이 포함돼 있다. 정부가 참여하는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는 2013년도부터 의무적으로 공공 기술·금액 타당성 조사를 하도록 하고 투자 프로젝트 수행 시 비자원 개발 분야의 중소기업들에 대한 정부 보증 제공 메커니즘을 만들도록 하고 있다. 최신 기술 및 경영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 기업을 연방 및 지방 고속도로 및 국도 건설 입찰에 참여시키는 제도를 수립하는 것도 새로운 부분이다.

러시아 정부가 공기업을 포함한 정부 조직의 효율화와 투명성 제고 및 기업 활동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는 정책을 개발하겠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여전히 자연 독점기업을 포함한 일부 산업에 대한 정부 통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한편 러시아의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목표 설정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 이유는 2018년까지 러시아 경제성장률이 평균 3.5%(러시아 정부는 4.7% 예상)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금까지의 발전도 국내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을 기반으로 하는 외국인 투자의 증가가 주를 이뤘다는 것이다. 당분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및 침체 가능성을 감안한다면 일자리 2500만 개 창출, GDP 27%로 투자 규모 증대, 고도의 과학 기술 부분 제품의 GDP 비중 1.3배 성장, 노동생산성 1.5배 성장 등은 기적에 가까울 것이라는 평을 하고 있다.



이승민 법무법인 지평지성 러시아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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