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의 중국 재테크] 연평균 90% 성장…버핏도 투자해

7대 신성장 산업·신에너지 자동차

“2020년에 중국에서만 500만 대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가 팔릴 것이다. 전기차는 인프라가 구축되면 보급이 가속화할 것으로 확신한다. 현재로서는 비관적인 부분도 있지만 중국의 기술 발전이 빠르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잘 될 것으로 본다.” 얼마 전 열렸던 2012년 베이징 모터쇼에서 르노 닛산그룹의 카를로스 곤 회장이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을 두고 한 얘기다.

이 행사에서 르노닛산은 전기차 리프의 출시를 예고하는 한편 중국 브랜드인 둥펑닛산자동차를 통해 ‘베누시아’라는 현지 브랜드를 발표했다. 닛산뿐만 아니라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이번 모터쇼 기간에 새로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을 앞다퉈 발표했다.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의 성장 전망을 밝게 보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정부의 신에너지 자동차 육성 정책에 맞춰 야심차게 전기차를 출시했지만 실제로 최근 2년간 팔린 총판매 대수는 연간 1만 대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전기차 주식에 대한 애정도 식어가고 BYD 등 관련 업체들 역시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현재로서는 전혀 불가능해 보이기까지 하는 중국 정부의 판매 계획은 과연 어떻게 진행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필자의 판단으로는 중국 정부가 지속적인 장려 정책을 내놓음으로써 신에너지 자동차의 미래는 여전히 밝을 것이다. 실제로 지난 4월 18일 중국 원자바오 국무원 총리 주재로 진행된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에너지 절약 및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산업 발전 계획’이 통과됐다. 주요 내용은 첫째, 신에너지 자동차(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의 육성을 통해 자동차 산업의 고도화를 이루고 한편으로는 경제성장의 포인트로 삼겠다는 것이다.

둘째, 2015년까지 신에너지 자동차 누적 판매량 50만 대를 달성하고 2020년까지 누적 판매량 500만 대를 초과하겠다는 목표를 다시 한 번 천명했다. 셋째,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량 증가와 부품 기술 향상으로 2015년까지 승용차의 평균 연료 소모량을 6.9L/100km까지 줄이고 2020년까지 이 수치를 5.0L/100km까지 감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신에너지 자동차는 온실가스 감소 같은 친환경 사업이며 동시에 에너지 절약이라는 측면이 있어 중국이 반드시 갖춰야 할 산업이다. 또 현실적으로 봐도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세계 최대 수준인 1000만 대에 달하고 있어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의 발전은 여러 인프라 투자와 소비가 동시에 진행되는 국가 경제성장의 기반이 되고 있다. 따라서 기술·경제성 등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신에너지 자동차 분야는 중국의 장기적인 경제성장의 축으로 자리잡아갈 것으로 판단된다.


A woman demonstrates BYD's new charging and discharging technology on a BYD e6 electric car during the 2012 Beijing International Automotive Exhibition in Beijing, China, Monday, April 23, 2012. (AP Photo/Alexander F. Yuan)


신에너지 자동차, 중국 정부가 사활 걸어

중국 현지의 보고서들을 보면 2012년 단기적으로 중국의 전기차 산업은 성장 모멘텀이 크다는 시각이 많다. 중국 정부는 2009년 소위 ‘십성천량’을 발표했다. 즉, 중국 10개 도시에 각각 1000대의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 및 보급 계획을 발표했고 2012년까지 보급하게 되면 합산 기준으로 총보급 대수가 5만8000대에 달할 것이라는 계획이었다. 이 계획이 발표된 이후 중국의 신에너지차 시장의 성장률은 연평균 30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주식시장에서 업종 평균 주가수익률(PER)은 2010년에는 40배를 넘을 정도로 프리미엄이 높아졌다. 하지만 실제 신에너지차의 보급 수량은 2010년과 2011년 각각 7800대와 8500대에 불과했다. 그 결과 시장의 기대치는 낮아지고 이제 평균 PER는 20배 전후까지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중앙정부 및 해당 시정부의 계획과 최근 발표를 보면 2012년에는 신에너지 자동차에 대한 기대를 해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허페이시와 난창시는 2012년에 기존의 보급 목표를 완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베이징시와 선전시 역시 대규모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와 함께 중앙정부는 이미 진행 중인 10개 도시 이외에 추가로 모두 25개의 신에너지 자동차 시범 도시를 지정해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조만간 시범 지역은 40개 도시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범 지역들은 지속적으로 신에너지 자동차에 대한 우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베이징시는 전기차 구입 시 국가 보조금 6만 위안과 지방 보조금 6만 위안 등 총 12만 위안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차 값 중 무려 2400만 원이 할인되는 셈이다.

중국 화태연합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은 강력한 정부의 의지로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한 2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뿐만 아니라 도표에 나타난 바와 같이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는 2013년에서 2015년까지 무려 연평균 90%의 성장이 기대된다. 2015년에는 신에너지 자동차의 보유량이 2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또 본격적인 보급기로 예상되는 2015년에서 2020년 사이에도 폭발적인 성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각 조사 기관들의 전망은 다르지만 향후 전망은 대부분 밝다. 도이체방크는 2020년에 288만 대의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을 전망하고 있으며 일본 노무라증권은 약 70만 대, 로널드버거는 166만 대, 르노닛산은 2020년에 500만 대의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을 말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신에너지차와 관련된 신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기존 자동차 사업을 감안할 때 신에너지 자동차 사업이 자동차 회사들의 손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수년 내에는 크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관련 수혜 업체로 전지업체 같은 전기차와 관련된 특수한 부품 업체를 보아야 할 것이다.

신에너지 자동차의 보급 확대가 기술 측면에서의 제약이 큰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기술 혁신과 경쟁력 면에서 앞서 있는 선두 업체들에 관심을 둘만하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LG화학이나 삼성SDI 같은 우량 이차전지 업체도 장기적으로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이미 LG화학은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볼트에 전지를 납품할 뿐만 아니라 중국의 장안기차와 볼보자동차에 납품 계약을 하고 있고 삼성SDI 역시 폭스바겐자동차와 계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LG화학·삼성 SDI ‘수혜주’

중국 업체들 중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전기차 판매 부진 등으로 이익이 많이 감소했지만 그래도 워런 버핏이 투자한 BYD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버핏은 여전히 BYD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추가 출자에 대한 의지도 밝힐 정도로 애정을 갖고 있다. 이 밖에 만향천조 역시 전지 업체로 꾸준한 성장세가 기대된다. 전지 산업은 지속적인 기술과 설비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 결국 업체를 보는 기준은 기술력과 함께 자본력과 외형 규모 등을 감안해야 한다.

또한 이차전지의 주요 부품인 전해액 업체의 예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강소국태와 뒤푸둬 그리고 전지 격막 업체의 예로 불소과기를 눈여겨볼 만하다.

끝으로 신에너지 자동차 관련 주식이 갖고 있는 성장성과 함께 유념해야 할 것은 리스크다. 장기적인 성장성과 올해 이후 예상되는 성장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신에너지 자동차는 산업 특성상 자동차 보급을 좌우하는 정책 리스크나 개별 업체의 기술 리스크 등을 항상 주의해야 한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