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건의 재테크 레슨] 긴 호흡으로 투자 전략 점검할 때

금융 상품 3대 트렌드

금융 상품도 시간이 흐르면서 시대상을 반영한다. 2000년대 초 단군 이후 최대 히트 상품으로 불렸던 적립식 펀드 열풍은 역사상 처음 맞이하는 초저금리가 발화점 역할을 했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주식연계증권(ELS)도 박스권 장세에 놓인 주식시장, 혼미한 부동산 시장이라는 환경을 두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월 지급식 상품의 인기는 수익률과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있다. 중·장년층 인구가 증가하면서 6~10% 정도의 수익률을 올리면서 현금 흐름을 발생시키는 금융 상품에 대한 수요가 생겨난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 상품을 선택할 때 수익률도 수익률이지만 장기적 트렌드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향후 투자 전략을 짤 때 긴 호흡으로 점검해야 할 주요 트렌드를 점검해 보자.

목표 수익률 낮추고 현금 흐름 발생시킬 것

첫째, 이머징 마켓 내수 시장의 성장이다. 소비 시장 확대의 키워드는 중산층과 도시화다. 도시화가 진전되면서 소득이 늘어나야 내수 시장이 확대된다. 도시화와 중산층이 만들어 내는 시장 크기의 확대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짧게는 10년 이상 진행되는 트렌드다. 최근 ‘애플 버블’이란 신조어가 등장하면서 애플 주식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오판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 이유는 중국 등 신흥 시장의 중산층에 대한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강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투자자들이 고민해야 할 것은 기업의 소재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업이 어느 곳에서 돈을 버느냐 하는 문제다. 루이비통·스타벅스·애플·캐터필러 등은 선진국에 소재한 기업들이지만 돈은 이머징 마켓,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경기 침체로 고통의 터널을 건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의 실적은 일취월장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국가와 기업을 분리해 투자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글로벌 소비재 기업이나 이머징 마켓 성장의 수혜주를 어느 정도 편입해 둬야 한다.

둘째, 목표 수익률의 문제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과거의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가격이 2배 이상 오르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경제는 완연히 저성장 국면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고성장에서 저성장 국면으로 전환은 단순히 경제성장률만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넓게는 삶의 가치, 적게는 자산 관리에서 기대 수익을 낮춰 접근할 것을 요구한다. 현재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는 4%대 초반이다. 이 금리의 두 배를 목표 수익률로 잡더라도 8%가 된다. 리스크를 감안하면 이 수준도 결코 낮다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앞으로는 목표 수익률을 낮게 잡고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하는 상품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글로벌 채권형 펀드 등이 대표적인 투자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고령화와 관련된 금융 상품의 확대다. 고령화는 미래의 일이 아니라 이미 와 있는 현실이다. 고령자들이 원하는 상품은 현금 흐름을 꾸준히 발생시키는 것들이다. 최근 들어 월 지급식 펀드, 월 지급식 ELS, 즉시연금보험 등 현금 흐름형 상품들로 꾸준히 돈이 모이고 있다. 이런 흐름이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인구구조상 초기 단계이기 때문이다. 월 지급식 상품이 금융 상품에서 주류를 차지하는 시기는 50~60대가 사회의 주축이 되는 때다. 아직 우리나라는 40~50대가 인구구조에서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인구구조 측면에서 보면 월 지급식 상품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고령화와 관련된 상품을 이용할 때 정부 시스템에 존재하는 상품부터 이용하는 게 기본이다. 국민연금·주택연금과 세제 혜택이 주어지는 각종 연금 상품이 대표적이다. 연금 상품을 투자와 접목해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싶다면 앞서 얘기한 이머징 마켓 소비 시장 관련 기업들에 투자하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이상건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상무 sg.lee@miraeass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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