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가지 질문으로 시장의 길을 묻다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삼성증권 오현석·전종규 애널리스트 외 5명이 함께 펴낸 ‘네 가지 질문으로 시장의 길을 묻다’를 선정했다. 오 애널리스트 등은 투자자의 관심이 다음의 네 가지에 있다는 것을 전제로 이에 대한 해답을 구했다.조정 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돌파구는 무엇인가:2000선 이하로 주가가 하락하게 된 배경은 미국 시장의 조정 리스크, 스페인 꼬리 리스크(tail risk:가능성은 적지만 큰 타격이 될 수 있는 리스크), 중국 경기 둔화 우려, 아시아 펀드 자금 이탈과 외국인 매도 선회를 들 수 있다. 일부 차이나 플레이(대중국 중심 기업)의 어닝 쇼크도 주가 하락에 일조했다.
미국의 주가 조정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인덱스가 저점 대비 25%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의 경기 하강 우려는 정책 부양을 통해 극복 가능하다. 스페인 위기는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올 수 있지만 제2의 그리스로 단정할 근거가 미약하다.
불안 해소의 촉매가 되는 단일 변수를 생각한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제3차 양적 완화(QE3) 정책이다. 문제는 QE3 정책의 가동 여부인데, Fed가 제시한 조건(경기 모멘텀 둔화와 2% 미만의 인플레이션율)이 2분기에 충족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이후는 무엇인가:삼성전자 주가가 작년 8월 저점 대비 88.5% 오른 국면에서 시장은 불과 13.2% 상승에 그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저점에서 전혀 상승하지 못했다고 가정한다면 코스피는 1800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서 투자자의 고민은 크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으로 방향을 잡는다면 인덱스 조정 폭과 삼성전자 이후 시장을 주도할 섹터 대안이 그것이다. 먼저 삼성전자 주가의 추세적 하락 가능성인데, 당장은 가능성이 낮다. 분기별 이익 전망치,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종 주가 흐름, 밸류에이션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 이후를 고민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이른 감이 있다.
우리는 2분기에도 삼성전자를 전략의 중심으로 보고 있지만, 다른 쪽에서 대안을 찾는다면 소프트웨어를 유력한 후보로 전망한다. 인터넷과 게임이 여기에 해당한다.
차이나 플레이, 대안은 없는가:차이나 플레이가 이중고에 직면했다. LG화학의 1분기 어닝 쇼크에서 확인됐듯이 중국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과 CJ오쇼핑의 지분 매각에서 드러났듯이 합작 기업에 대한 차이나 리스크가 불거졌다는 점이 그것이다. 우리는 차이나 플레이에서 특히 인바운드(내수) 수요 증가의 수혜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 내수 수요는 소득수준 1만 달러 이상 소득자에게서 비교적 탄탄하게 유지되며 중국 현지 진출 기업이 겪고 있는 이벤트 리스크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유망 업종은 호텔·카지노·음식료·면세점이며, GKL·파라다이스·KT&G·아모레퍼시픽이 대표적이다. 모바일 비즈니스의 성장이 가장 확실하며 5월 페이스북의 나스닥 상장과 맞물려 소프트웨어가 시장의 투자 테마로 부상하는 한편 소프트웨어의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가 주가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MSCI 선진 시장 편입이 가능한가:삼성증권은 4월 19~20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관계자들과 함께 포럼을 진행했다. MSCI는 자체 승격 기준 이외에 인터내셔널 투자자들의 의견을 함께 고려하는데, 아직까지 상당수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이 선진지수 승격에 미흡한 점이 많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선진 시장 진입에 성공한다면 190억~210억 달러의 자금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기존의 추정치보다 훨씬 큰 규모다.
이홍표 기자 haw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