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청소년 위협하는 척추측만증의 잔여 성장·각도가 치료 방법 결정

인터넷에 특발성 척추측만증이라고 검색하면 무수히 많은 내용을 접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정보를 가지고 오는 아이와 부모도 외래에서 물어 보면 정작 중요한 내용은 모르는 이가 허다하다. 우리의 아이가 특발성 척추측만증을 진단받았다면 2가지는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즉 측만증의 심한 정도를 표시하는 ‘각도의 크기’와 아이의 ‘잔여 성장’이다. 왜냐하면 이 두 가지가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나침반이기 때문이다.

특발성 척추측만증의 원인은 수십 년간 학자들이 연구했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의사가 알고 있는 것은 ‘성장’할 때, 즉 키가 클 때 발병하고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 질환이 키가 비약적으로 자라는 사춘기인 청소년기에 많이 발병하는 이유다. 각도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은 10도 이하의 각도는 측만증이 아니며 45~50도 이상은 수술 고려 대상이다.

A와 B 두 명의 아이가 외래에서 25도 특발성 척추측만증을 진단 받았다. A는 잔여 성장이 2년 6개월 남았고 B는 1년 남았다. 잔여 성장이 많이 남은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신호다.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들었고 키가 부쩍부쩍 클 것이다.

즉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보조기를 통한 적극적인 치료를 요한다. 그러나 잔여 성장이 1년 남은 B 아이는 적극적인 치료를 요하지는 않는다. 과거에는 잔여 성장을 알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많은 연구들에 의해 비교적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소개되고 있다.

C 아이가 외래에서 35도의 특발성 척추측만증으로 진단 받았다. 잔여 성장은 2년 6개월로 예측됐다. A보다 심한 각도를 보이는 이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각도의 크기가 클수록 진행을 빨리 하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C는 A보다 더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C 아이는 75%의 확률로 빠르게 진행하고 진행한다면 수술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발성 척추측만증 치료는 관찰(운동), 보조기 치료, 수술 3가지가 비교적 좋은 치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수술에는 학자마다 논쟁이 적다. 그러나 나머지 치료 방법에 대해서는 논쟁이 많다. 의학적 논쟁에는 함정이 있다. 흑백의 논리가 아니고 통계의 논리이기 때문이다. 100명이 치료받아 2명이 좋아지면 효과가 없는 것이고 50명이 좋아지면 효과가 있는 것이다. 어떤 의사는 운동 치료가 효과가 있다고 하고 어떤 의사는 없다고 한다.

분명한 것은 호전(교정)되는 환자가 있다는 사실이다. 운동 치료가 기본적으로 환아에게 미치는 피해가 없기 때문에 운동 효과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상의를 통해 치료한다면 결코 효과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보조기도 어떤 의사는 교정의 효과도 있을 수 있다고 하고 어떤 의사는 없다고 한다. 또 어떤 의사는 20시간 이상 착용하라고 하고 어떤 의사는 정신적인 문제를 예로 들며 8시간만 착용하라고 한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착용 시간이 길면 효과가 좋다는 사실이다. 환아의 성격을 판단하고 부모와 충분히 상담해 민감한 아이라면 학교 방과 후에 착용을 권해야 하며 무던한 아이라면 학교에서도 착용할 수 있다.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원인부터 치료까지 현대 의학으로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질환이다. 그러나 정확한 각도와 잔여 성장을 예측하는 것이 치료의 방침을 결정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며 더욱 중요한 것은 환아와 보호자의 상담을 통해 가장 적합한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황진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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