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산책] 글로벌 투자 시대

글로벌 무대에서 당당히 경쟁하기 위해 금융업계 스스로 적극적인 연구와 투자를 행해야 할 때다.

필 자는 매일 아침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증시뿐만 아니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금·구리 등 글로벌 상품 시장 동향에 대한 정리로 하루를 시작한다. 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선진국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글로벌 시장과 국내시장과의 상관관계가 높아졌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며, 투자자들 역시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국내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 등 금융시장과 에너지·귀금속·비철금속·농축산물 등 원자재 시장까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상품 다변화를 예고했던 ‘자본시장과 금융 투자에 관한 법률’이 실시된 지도 어언 3년이 되어 가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시장에 대한 높아진 관심에 비해 거래량 지표에 있어서는 큰 폭의 증가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어떤 분야든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도약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금융 투자 업계의 선제적인 투자가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금융 투자회사는 국내 투자자들의 원활한 해외 상품 거래를 위해 글로벌 거래 시스템을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 투자회사들은 과거보다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기본적으로 해외 거래소의 회원사로서가 아니라 단순 중개업자(Introducing Broker)로서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보다 높은 수준의 매매 시스템 및 낮은 비용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내 금융 투자회사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과 해외시장 개척에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둘째, 리서치에 대한 투자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 금융 투자회사는 국내 기업에 대한 분석이 과거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지만 해외 기업에 대한 리서치는 아직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비교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금융 투자회사들도 하루 빨리 국제시장으로까지 시각을 확대해 해외 기업 및 원자재 시장에 있어서도 높은 수준의 리서치를 행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산운용 업계의 투자 대상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자산운용 업계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되는데,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국내 자산운용 회사들이 해외 상품, 특히 원자재 선물에 투자할 때 전문 인력의 부족 등을 이유로 다양한 상품 개발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헤지 펀드 설립이 허용돼 현재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상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에는 해외시장의 다양한 상품 및 다양한 전략을 이용한 펀드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글로벌 투자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국내 금융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혹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또 다른 이들은 부정적인 견해를 가질지도 모르겠지만 ‘해외시장과 그 상품에 대한 연구 및 투자’에 있어서는 더 이상 지체할 여유가 없다고 생각된다.

김종빈 이트레이드증권 리테일홀세일사업부 대표

1962년생. 한양대 경영학과 졸업.

롱아일랜드대 MBA. 2001년 우리선물(LG선물) 국제영업담당 이사. 2009년 이트레이드증권 법인영업사업부 대표. 2012년 이트레이드증권 리테일홀세일 사업부 대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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