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후식의 투자 노트] ‘주식 투자 기본’…잣대로 활용해야

PER의 이해 ①


‘주식에 투자하면서 무엇을 기대합니까’라고 질문하면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수익률을 원한다고 말한다. 간혹 대박을 바란다는 속내를 말하는 투자자도 있지만 필자가 투자 일임 자산운용을 하면서 만났던 투자자들의 대부분은 안정된 수익률을 선호했다. 연배가 높아지고 자산이 많아질수록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고 안정성을 더 선호하는 편이었다. 자산 규모가 작을수록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공격성을 보였다. 기대 수익률이란 용어는 투자자가 투자한 원금에서 연간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주식·펀드·은행예금·채권 등에 투자할 때 기대 수익률이 각각 다르다.
<YONHAP PHOTO-0332> Traders work on the floor of the New York Stock Exchange December 13, 2011. REUTERS/Brendan McDermid (UNITED STATES - Tags: BUSINESS)/2011-12-14 06:06:17/ <저작권자 ⓒ 1980-201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주식 투자 연평균 기대 수익률 11~12% 적당

주식 투자에서는 정해진 수익금이 없다. 주가는 하락하기도 하고 상승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식 투자에서도 기대 수익률은 제시될 수 있다. 일반 투자자들은 이를 간과하고 주가의 변동성을 바탕으로 막연한 개인적인 기대감을 기대 수익률로 인식하고 있다.

주식 투자에서 기대 수익률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주식을 보유하게 되면 1주당 배당을 받을 권리가 있다. 연말에 결산이 진행되고 나면 이익에서 주당 배당금을 지급하는 이사회를 열고 이를 주주총회에서 결정하게 된다. 상장사협회 조사(2011년 2년 연속 배당한 432개사 기준)에 따르면 상장사들의 평균 배당성향은 17.54%로 조사됐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이다. 배당성향이 클수록 수익에 비해 배당금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배당수익률은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액수다. 한국 기업의 배당수익률은 평균적으로 1.5~2.0% 내외다. 주식을 가지고 있고 주가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주식에서의 기대 수익률은 평균적으로 연간 1.5~2.0% 수준이다. 배당소득에 대한 세금을 제외하면 1.3~1.7% 내외다.

주식 투자에서 기대 배당수익률 1.3~1.7%에 더해 기업의 성장에 따른 기업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기업 이익은 연평균 10% 내외 성장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대비 3~4배 정도 성장률이 높다. 기업은 인플레이션을 가격에 전가하고 생산성을 통한 이익을 높이기 때문에 국가 전체의 부가가치 성장률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주식 투자에서 평균 수준의 이익으로 성장하는 기업이라면 기대 수익률은 세후 배당수익률 1.5%+이익 성장률 가치 10% 내외= 11~12% 수준일 것이다. ▷배당성향 ▷기업의 이익 성장률에 따라 기대 수익률은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 주식 투자에서의 기대 수익률의 계산법은 배당 수익률 더하기 기업(주식) 가치 성장률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대상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잣대가 필요하다. 주식 투자에서 가치 평가(=잣대) 기준은 다양하게 이용될 수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가치 평가 기준은 주가수익률(PER: Price earnings ratio)이다. 외국인에게 주식 투자를 개방하기 전에는 이런 잣대, 가치 평가에 대한 기준도 없던 상태였다. 대부분의 주식 관련 평가 기준은 기술적 매매 패턴이 대부분이었다. 외국인 투자자의 직접투자 개방 이후 한국 주식시장에도 PER 혁명이 일어나면서 대부분의 주식 투자자는 PER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을 가지고 있다.

가치 평가 방법은 다양하게 제시될 수 있다. 몇몇 단점들이 있지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인 PER의 이용 빈도가 높다. 사용하기 편한 측면에서 PER 가치 평가 방법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한다.

PER는 상대적 가치 지녀

지난 10년간 한국의 평균 PER는 10배 전후였다. PER 10배를 공식대로 환산해 보면 ‘주가 2000원÷주당순이익 200원=10배’다. 좀 더 쉽게 접근하는 방법도 있다. ‘시가총액÷순이익=PER’로 환산할 수 있다. 코스피 시장의 시가총액은 대략 1000조 원을 웃돌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피 12개월 예상 PER 10배 수준이라고 하면 코스피에 속한 기업들의 예상 이익 규모는 100조 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PER 배수가 다른 경우를 상정해 비교하면 가치 평가의 차이를 확연히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PER 5배, 10배, 30배의 차이를 비교하자. 같은 규모의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의 평가가 매우 크게 차이가 난다. 5배의 가치평가를 가지고 있는 기업은 PER 10배로 평가받게 된다면 주식 상승률은 100%, 2배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현재 PER가 30배에서 10배 수준으로 가치 평가가 하락한다면 67%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할 수 있다. 단순하게 PER 기준만 사용한다면 PER 5배 수준이 가장 매력적인 투자 척도일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의 이익 가치가 축소되고 있는 과정이라면 다음해의 이익은 100에서 50, 그 다음해에는 25로 축소된다면 PER 5배의 가치가 오히려 높은 수준일 수도 있다. 다음해 PER는 10배로 상승하게 되고 그 다음해에는 20배로 상승할 수 있다. 반대로 PER 30배의 기업은 매우 고평가돼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다음해의 이익이 200, 그 다음해에는 350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미래 PER는 15배, 8.5배로 하향될 수 있다.

PER의 상호간 비교만 가지고 절대 저평가, 절대 고평가를 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미래의 성장 가치가 현재의 가치 평가에 반영돼야 한다. 현재의 가치는 확인된 가치이기 때문에 현재의 PER 수준 비교는 매우 중요한 가치 평가 지표다. 이는 안전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기초적인 평가 측정 수단이다.

필자는 PER 지표의 편리성 때문에 가치 평가 수단으로 사용할 것으로 권한다. 하지만 절대적인 PER에 얽매여서는 가치 평가의 오류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이익의 성장성도 동시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PER를 이용한 투자에서 필자는 첫 번째 현재의 PER, 즉 당해 연도의 이익을 기준으로 PER를 계산한 기준에서 저평가 주식을 찾는다.

시장 평균(혹은 업종 평균)보다 70% 이하 수준이면 투자 대상 리스트에 담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당해 연도의 이익이 과거와 비교해 성장하는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성장하지 않고 이익이 축소되고 있거나 일시적인 이익이 발생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 번째는 지속적으로 이익이 성장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하지만 가장 어려운 부문이다. 미래에 대한 예측은 환경 변화에 따른 예측 범위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투자의 대가들은 미래 변화에 대한 큰 흐름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혜안이 있을 수 있다.

일반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제공되는 시장 컨센서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투자자 본인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성장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 같은 미래 예측에는 상상력이 풍부하게 활용돼야 한다. 이를 위한 다양한 기업, 산업, 경제 변화에 대한 접근법을 갈고 연마해야 되는데, 일반 투자자들이 가장 하기 어려운 작업일 것이다. 필자에게도 어려운 도전 과제다.


민후식 파인투자자문 대표이사 hoosik_min@pineinv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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