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스쿨] 냉정과 열정 사이…‘알파’에 투자하라

초저금리 시대의 투자법

‘냉정과 열정 사이’라는 제목의 일본 영화가 있다. 필자도 영화 제목처럼 VIP 고객의 자산 관리를 위해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많이 노력한다. 단기간에 고수익을 얻으려는 열정적인 고객들에게 연 10%의 목표 수익률이 합리적이고 편안한 투자라고 설득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반면 냉정한 고객들은 투자 상품보다 확정 금리 상품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기대 수익률이 낮고 보수적인 고객들로, 주로 예금을 선호하고 고수익보다 원금 보장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 냉정한 고객들에게 ‘시중금리+알파를 추구하라’고 말하고 싶다. 필자가 1994년 첫 직장인 은행에 입사했을 때 예금 금리는 연 14%였다. 그 당시 재테크의 개념은 오직 근검절약해 차곡차곡 은행에 예금한 후 고금리와 복리 효과를 통해 자산을 불려나가는 것이 최선이었다. 연 14%이니 당연하지 않은가. 그러나 17년이 지난 지금 예금 금리는 무려 10%가 넘게 하락한 연 4% 수준이다. 거기에 세금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연 3%다.

앞으로 한국의 예금 금리는 일본·미국·유럽 등의 선진국 사례로 볼 때 완만하게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선진국 같은 제로 금리는 아니더라도 연 2%대의 초저금리로 떨어지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자료: 한화증권 제공..."증권사 채권 브로커가 메신저를 통해 채권 호가를 확인하고 있다."

앞으로 10년은 ‘머니 무브’의 시대

VVIP 고객들 중 일부는 여전히 저금리 예금에 금융자산의 대부분을 안전하게 넣어 놓고 증권사에는 고수익을 목표로 자금의 일부만 운용한다. 이러한 일부 자금으로 주식의 등락과 시장의 변동성 예측에 많은 노력을 쏟는다. 하지만 이럴 때 아쉬운 점은 90%의 금융자산을 불과 연3%(세후) 수준의 낮은 은행예금으로 운용해 나머지 10%의 일부 자금이 합리적인 수익률로 운용된다고 하더라도 전체 금융자산의 수익률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연 8~10% 수준의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종합 자산 관리 측면에서 살펴보자. 첫째, VVIP는 동일한 금리라고 하더라도 절세 전략(비과세 브라질 국채, 즉시 연금보험, 국내 적립식 펀드 등)만으로 은행예금보다 높은 수익률 달성이 기본적으로 가능하다. 둘째, ‘채권의 재발견’이다. 장기적으로 채권 투자는 은행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꾸준히 올려 왔으며 주식 투자보다 훨씬 안정적인 변동성을 보여 왔지만 더 높은 주식 투자 수익률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다양한 채권(국내 국채, 지방채, 회사채, 해외 글로벌 채권, 하이일드 채권 등)에 자산의 절반 이상을 운용한다면 장기간 안정적으로 좋은 수익률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셋째,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고 기대 수익이 높은 대안 상품(ELS, 부동산 펀드, 공모주 펀드, 메자닌 채권 펀드 등)에 자산 배분 후 마지막으로 리스크를 제한한 투자형 상품(적립식 펀드, 분할 매수 펀드 등)으로 적절히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연 8~10%의 목표 수익률은 달성 가능한 목표다. 즉,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가까운 일본의 사례를 보면 장기적으로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스마트한 고객들은 발 빠르게 ‘해외 채권’, ‘이머징 채권’ 쪽으로 방향을 돌려 ‘와타나베 부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엔 캐리 트레이드’라는 금융 용어가 생겨나는 데 일조했다. 이들은 20년 전부터 호주·브라질·미국 등의 채권에 투자하며 일본 국내의 저금리 상황을 능동적으로 돌파해 왔다는 점에서 재테크에는 국경이 없다는 것을 몸소 실천한 ‘세계시민들’이다.

앞으로의 10년은 새로운 머니 무브(Money Move)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험이 높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이길 수 있는 적정 수준의 상품과 적정 수준의 수익률을 찾게 될 것이다.



한태봉 미래에셋증권 방배지점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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