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시대, 투자의 향방은 금리+알파…자산 배분형 상품 ‘대세’


다시 코스피 2000 시대가 도래하며 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러나 지난해와 같은 글로벌 악재가 언제 또 닥칠지 모르는 상황. 최근 증시의 변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면서 이른바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은 ‘시중금리+알파’를 추구하는 절대 수익형 구조다. 상승장에서 높은 수익을 내기보다 장이 하락하더라도 안전한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인 셈이다.

중위험·중수익 투자 상품에는 자산 배분형 상품과 변동성 매매 전략을 활용한 상품이 있다. 자산 배분형 상품은 시장 전망이 좋을 때는 펀드 내 주식의 비중을 높이고 반대로 전망이 좋지 않을 때는 주식 비중을 줄여 시장 하락에 대한 방어 전략을 취하는 것이다. 변동성 매매 전략은 주가가 하락할 때 분할 매수하고 주가가 상승할 때 분할 매도해 손실을 줄이면서 수익을 누적하기 위한 전략이다.
주가 2000돌파 하자 서울 여의도 대우증권 트레이딩 센터 지원들이 환호하고 있다./김영우 기자youngwoo@hankyung.com20101214....


ELS 발행 규모 사상 최대치 기록

지난 1월 KDB대우증권에서 새로 개편 출시한 자산 배분형 랩 ‘폴리원’이 대표적이다. 폴리원은 하나의 포트폴리오 내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위험 자산과 안전 자산을 스스로 교체해 주는 상품으로, 대표적 폴리원 상품인 ‘폴리원베이직’은 주식 상승기에는 위험 자산의 비중을 늘려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시장 하락기에는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안전 자산에 투자해 안정적 수익률을 추구한다. 대우증권 측은 “올해 약 300억 원 정도가 추가로 들어와 현재 총잔액은 약 700억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 3월 14일 동양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ELS 발행 규모는 4조6503억 원으로 월별 발행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기존 월간 최고액이었던 작년 5월 3조8560억 원을 넘어선 수치다. ELS가 각광받는 이유는 위험과 수익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ELS는 원칙적으로 원금이 보장되지 않지만 최근 들어 증권사들이 원금 보장형 또는 원금 손실 기간을 대폭 낮춘 상품들을 내놓으며 인기몰이를 지속하고 있다.

국내 운용사들은 최근 들어 매달 주식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분할 매수 펀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KB자산운용의 ‘KB스마트 ETF 분할매수’, ‘동부 스마트초이스-순환분할매수 1’, ‘신한BNPP 차곡차곡’, ‘삼성K플러스연속분할매수 1’ 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해외 하이일드 펀드에 주력하고 있다. 하이일드 펀드는 신용 등급 ‘BBB’ 이하의 투기 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로, 일반 채권보다 이자 수익이 높지만 투자 위험성도 크다. 그러나 경기 회복과 함께 최근 하이일드 채권의 부도 위험이 1% 이하로 낮아지면서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JP모건자산운용은 최근 ‘JP모건단기하이일드’ 펀드를 출시했고, 기존에 하이일드 채권 상품을 출시한 운용사들도 판매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슈로더투자신탁운용 리테일영업팀 사공창한 상무는 “경기 회복기 및 확장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주식보다 덜 높은 위험을 감수하려는 투자자에게 플러스알파의 금리를 추구하는 대안으로 고려할 만하다”면서 “하지만 일반 채권과 달리 경기 전망이 악화되면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형 헤지 펀드도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헤지 펀드는 시장 변동에 관계없이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지난해 말 출범한 후 3개월도 안 돼 5000억 원을 넘어섰다.



박진영 기자 bluep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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