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생생 토크] 4·11 총선 관심 끄는 격전지 관전법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4·11 국회의원 총선거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친이계 학살’, 민주당에선 ‘호남 학살’ 등 잡음 속에 공천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전략 공천 지역 발표 등을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양당의 후보자가 확정된 지역구 중에서 눈에 띄는 지역구를 정리해 봤다.
<YONHAP PHOTO-1430> 임명장 받은 공심위원들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중앙당 공직후보자추천심사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위원들이 임명장을 전달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현기환 위원, 박승오 위원, 홍사종 위원, 서병문 위원, 이애주 위원, 정홍원 공심위 위원장, 박근혜 비대위원장, 정종섭 공심위 부위원장, 한영실 위원, 박명성 위원, 권영세 위원. 2012.2.2 mtkht@yna.co.kr/2012-02-02 12:53:34/ <저작권자 ⓒ 1980-201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우선 ‘대한민국 정치1번지’로 표현되는 서울 종로 지역이다. 청와대가 소재하고 있다는 상징성에 서울 토박이뿐만 아니라 이북 출신을 포함해 전 국민이 모여 살고 있는 데다 윤보선·노무현·이명박 등 3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곳이다.

그런 만큼 여야 후보들의 무게감도 상당하다. 민주당은 4선의 정세균 의원을 후보로 먼저 내보냈고 이에 대응해 새누리당은 6선의 홍사덕 의원을 전략 공천으로 심었다. 두 후보의 경륜만 해도 합이 10선이다. 정 의원은 ‘MB 심판론’을 선거 화두로 삼겠다는 전략이고 친박계로 분류되는 홍 의원을 내세움으로써 이를 차단하겠다는 게 새누리당의 바람이다. 아직 공식 선거 운동에 돌입하지 않았는데도 여론조사 결과는 조사 기관마다 엇갈리면서 섣불리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부산에선 ‘노풍(盧風)·문풍(文風)’ 바람을 일으키며 유력 대권 주자로 급부상한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과 27세 정치 신인 손수조 후보가 맞붙는다. 문 고문의 바람을 잠재우기 위해 새누리당은 이 지역 후보를 고르는 데 상당한 고민을 했다. 홍준표 전 대표까지 검토하다가 막판에 손 후보를 선정했다. “문 고문이 이겨도 본전, 지면 큰일”이라는 말이 나오는 전략이다.

여론조사 결과는 아직까진 문 고문의 압승이다. 동아일보의 조사 결과 23.8%(손) 대 46.1%(문)로 나와 22.3% 포인트 차이가 났고 중앙일보 조사에서도 25.1%(손)와 44.5%(문)로 조사돼 격차가 19.4% 포인트였다. 하지만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 지역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이 당 일각의 반대에도 손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민주당이 공천 등 내홍으로 당 지지율이 주춤하고 있어 판도가 변할 가능성도 있다.

충북 도청 소재지인 청주의 구도심 상당에서도 큰 판이 벌어졌다. 경제부총리를 지내고 이곳에서 내리 3선한 홍재형 국회부의장(민주당 의원)에게 정우택 전 충북도지사(새누리당)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선 43.3%(정) 대 31.3%(홍)로 정 전 지사가 앞섰지만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도 막판에 뒤집힌 전례가 있어 양쪽 다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 서대문갑(甲)에선 4번째 맞대결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성현 새누리당 의원과 우상호 민주당 전 의원은 연세대 총학생회 회장을 차례로 맡았던 선후배(이 의원이 4년 선배)이기도 하다. 이 의원이 3번의 대결에서 2번을 이겼는데 현 정권에 대한 민심이 나쁜 서울 수도권에선 이번 결과가 어떻게 펼쳐질지 예측하기 힘들다.

문재인 바람이 서쪽으로 옮겨올지가 관심인 경남 김해을(乙)에선 김태호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로 확정됐고 야권에선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이 나선다. 여론조사 결과는 야권이 우세하게 나오고 있지만 김 의원은 트레이드마크인 ‘나 홀로 선거운동’으로 역전을 꾀하고 있다.

대결 자체를 눈여겨볼 곳도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비례대표)은 민주당 중심지이자 이 의원의 출신지인 광주 서구을에서 출사표를 던졌으며 김부겸 민주당 의원도 3선한 경기 군포를 떠나 새누리당의 핵심이자 김 의원의 고향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다. 지역 정서가 강한 정치 지형의 변화를 이끌지 주목된다.



김재후 한국경제 정치부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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