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스피치] 100만 달러짜리 질문의 힘, 상대의 잠재적인 능력을 끌어내라

김 팀장은 아침에 늦게 출근한 김 대리에게 ‘언제 따끔하게 충고할까’ 기회를 보던 중이었다.

아침엔 회의가 있었고 외부 거래처 손님과 점심을 먹다 보니 시간은 흘러갔다. 오후 4시쯤 김 대리가 업무 보고를 한다. “팀장님 본사에서 회의가 있어 좀 다녀오겠습니다.” 그러자 김 팀장은 지금이 가장 적당한 타이밍이라고 생각돼 “일찍일찍 좀 다녀”라고 말했다. 이에 김 대리는 “아니요, 팀장님 저 오늘 일찍 출근했는데 어제 사용한 기자재 반납하러 총무과에 다녀오느라 아침에 자리를 비웠던 겁니다”라고 보고한다. 그러고는 풀이 죽은 듯한 모습으로 본사에 회의를 하러 갔다. 오해가 풀렸다고 하더라도 김 대리의 마음에는 ‘하루 종일 팀장님이 나를 벼르고 있었다’는 생각을 지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리더의 질책이나 훈계가 아무런 테크닉 없이 통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볼 수 있다.

신세대 직원일수록 칭찬을 많이 받고 자란 자긍심이 높은 세대이기 때문에 이들은 상사의 일방적인 판결에 상처받고 주눅이 든다. 그리고 반발심이 생기기도 한다. 법률 용어 중에 ‘무죄추정(Presumed Innocent)’이라는 것이 있다. 강력범 피의자일지라도 증거를 통해 판결을 받기 전까지는 무죄라는 뜻인데 조직 생활도 마찬가지가 되어야 한다. 부하 직원의 행동이나 업무 태도에 대해 뭔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판결을 내리지 말고 물어야 한다. “김 대리, 아침에 무슨 일 있었어. 출근 시간이 지나서 들어오기에”라는 질문을 던져라. 물론 이 질문을 던지는 리더의 표정엔 아무런 편견이나 의심이 없어야 한다.

상사의 조언은 첫 단추가 신뢰와 지지로 시작해야 상대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객관성을 띤 질문은 성공적인 스피치의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질문은 부하 직원으로 하여금 스스로 답을 찾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왜 늦었는지 궁금해 하는 상사의 질문에 “아 다음부터는 어떤 일이 생기면 상사에게 보고하고 자리에 앉아야 인정을 받겠구나. 하긴 상사의 입장에선 이렇다 할 말이 없으면 오해할 수도 있겠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마찬가지다. 주의 사항을 꼼꼼히 일러주는 것보다 예상되는 문제점을 질문함으로써 부하가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키워 줘야 한다.

현명한 리더는 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상대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능력을 발휘한다. 기존의 질문법은 “내 말이 맞아? 안 맞아?”라는 확인식 질문이거나 혹은 “도대체 왜 그런 거야?”라는 추궁식 질문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는 대화에 특별한 기여를 하지 못한다. 질문은 다양한 변형을 통해 상상력과 창의성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무슨 일이 있었어?”라는 사실 확인 질문뿐만이 아니라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한마디로 뭐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라는 요약 요구 질문도 가능하다. “우리가 만약 반대로 간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라는 가정형 질문도 가능하고 “a와 b 중 뭐가 더 합리적일까?”라는 선택형 질문도 가능하다. “자네가 그 사항을 이렇게 처리한 데는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말해 줄 수 있을까?”라는 이유를 확인하는 질문도 좋다.

일대일 대화뿐만 아니라 공식적인 대중 스피치나 프레젠테이션에서도 질문은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설사 대답하기 곤란한 상황이더라도 질문을 받는 즉시 함께 같은 문제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안미헌 한국비즈트레이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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