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차火車 外

제대로 살린 일본 원작의 매력

최근작 ‘하울링’을 비롯해 일본 추리소설의 영화화는 지난 몇 년간 한국 영화계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다. 겉으로 나타나는 작품은 ‘하울링’과 ‘화차’, 이전 ‘검은집’과 ‘백야행’ 정도지만 판권 구매나 비공식적인 접촉 등의 사례까지 거론하면 출판계에서 그들 소설의 인기와 함께 충무로의 굵직한 흐름 중 하나다. ‘미스터리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미야베 미유키는 화려한 작품 이력에 비춰 국내에서 영화화 1순위 감독이었다.

변영주 감독이 5년 넘게 공들여 온 ‘화차’는 국내에서도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을뿐더러 신용 불량과 개인 파산 등 오히려 1992년 출간 시점의 일본이 아닌 지금의 한국에 더 들어맞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의 작품들은 일본에서 수도 없이 영화·드라마화됐는데 일본이 아닌 나라에서 먼저 영화화된 건 ‘화차’가 처음이다. ‘화차’를 향한 관심은 바로 그 두 가지 영화외적 사실에서 출발한다.

문호(이선균 분)와 선영(김민희 분)은 결혼을 앞두고 부모님 댁에 내려가던 중 휴게소에 들른다. 그런데 문호가 잠시 커피를 사러 간 사이 선영이 사라지고 없다. 그때부터 문호는 미친 듯이 선영을 찾기 시작하고 경찰서에 신고까지 한다. 하지만 그녀의 집은 급하게 치운 흔적이 역력하고 다니던 회사의 이력서까지 허위다. 게다가 개인 파산 이력까지 있으며 면책 서류에 남은 그녀의 필적과 사진은 다른 사람의 것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진다. 그녀를 찾기 위해 진짜 정체까지 밝혀내야 하는 문호는 전직 강력계 형사인 형 종근(조성하 분)에게 도움을 청한다. 얼마 되지 않아 그녀의 본명과 실제 주소 등이 밝혀진다. 또한 진짜 선영의 실종, 살인 사건이 드러난다.

‘화차’는 매끄러운 장르적 구조를 갖추는 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 지난 일본 원작들의 영화화가 공통적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끌어낸 기억이 없다면 그것은 영화화하기 힘든 작품을 택한 이유도 있고 본래의 테마를 지나치게 충실하게 살려내기 위해 어려운 각색의 길을 택한 이유도 있다. 그러다 보니 테마의 본질과 흡인력 있는 이야기 모두를 살려내지 못했었다. 반면 3년의 시간 동안 무려 20번이나 고쳐 썼다는 ‘화차’는 ‘다른 이의 삶을 산다’는 스릴러의 골격을 탄탄히 했다. 원작에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문호 캐릭터를 관찰자로 두고 ‘추적’의 재미를 훌륭히 살려낸 것. 변영주 감독 특유의 섬세한 시선도 결코 과하지 않게 선영에 녹아들었다. 지난 수많은 (일본 소설의)영화화들 중에서 첫 번째 성공이라고 할만하다.



>>존 카터:바숨 전쟁의 서막
감독 앤드루 스탠튼
출연 테일러 키치, 린 콜린스, 윌렘 데포, 사만다 모튼

시공간 이동을 통해 우연히 신비의 행성 바숨에 오게 된 존 카터(테일러 키치 분)는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되고 행성의 운명이 걸린 거대한 전쟁에 뛰어들게 된다. 수많은 SF 영화에 영감을 준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의 원작 ‘존 카터’ 시리즈 중 제1부 ‘화성의 프린세스’를 영화화했다.



로맨스 조
감독 이광국
출연 김영필, 신동미, 이채은, 이다윗, 조한철

시골 여관에 갇혀 시나리오를 쓰던 이 감독은 다방 종업원에게서 ‘로맨스 조’의 기묘한 러브스토리를 듣게 된다. 초희라는 이름의 엄마를 찾는 한 아이가 다방을 방문하던 날, 다방 종업원은 배달 때문에 들른 여관에서 방을 잘못 찾는 바람에 로맨스 조를 만났던 것.



가시
감독 김중현
출연 엄태구, 박세진, 길해연

어느 날 윤호에게 그의 엄마가 빌려간 돈을 되돌려 달라며 서희가 나타난다. 하지만 엄마 희수는 윤호를 피하기에 바쁘다. 한편 세경과의 결혼을 준비하던 윤호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불안함에 세경의 부모님께 신임을 얻지 못하고 결국 세경마저 그의 곁을 떠난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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