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수급 스터디 시리즈-②외국인의 주포 영미계 자금 뜯어보기’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SK증권 김영준·고승희 애널리스트가 펴낸 ‘외국인의 주포, 영미계 자금 뜯어보기’를 선정했다. 최근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투자 때문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투자자 중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영미계 자금의 성격을 분석했다.2012년 1월 말 기준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상장 주식 380조8000억 원어치를 가지고 있다. 이 중 미국과 영국이 각각 153조1000억 원, 41조 원어치를 가지고 있어 전체 외국인 비중의 55.1%를 차지한다. 이는 영미계 자금의 유출입이 국내 증시의 방향을 가르는 주요한 변수라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계 투자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체는 뮤추얼 펀드다. 2011년 전 세계 뮤추얼 펀드 자산은 24조7000억 달러로 이 중 미국 뮤추얼 펀드 자산은 45%를 차지한다. 미국 뮤추얼 펀드의 연령별 가입자 비중을 보면 45세 이상이 63%를 차지한다. 즉 상당수의 펀드 가입자들이 ‘은퇴’에 대비하기 위해 뮤추얼 펀드에 투자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미국 뮤추얼 펀드의 성향은 위험 회피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와 함께 미국 뮤추얼 펀드 투자자의 가구별 소득 비중을 보면 연간 1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가진 고소득층이 전체의 38%를 차지한다. 이는 고소득자가 미국 뮤추얼 펀드 자금 흐름의 중요한 변수라는 것을 의미한다. 고소득자는 고용 사정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여유 자금이 풍부하다. 결국 미국 뮤추얼 펀드의 자금 흐름은 고용 지표보다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뜻한다.
주목할 점은 미국 뮤추얼 펀드 투자자 중 절반가량이 전문가를 통해 펀드 투자를 하고 있다. 이는 전문가의 의견이 투자할 때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즉 미국 뮤추얼 펀드 투자자는 보수적이지만 ‘스마트 머니’의 이중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08년 금융 위기는 미국의 뮤추얼 펀드 투자자들도 리스크 회피에 더 큰 비중을 두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들의 역외 펀드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히 높다. 2012년 상반기는 글로벌 경기 둔화가 예상된다. 반면 이머징 국가는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미계 뮤추얼 펀드 역시 이머징 국가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갈 것이라는 뜻이다.
영미계 자금은 고용 지표보다 타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미국의 가솔린 가격이다. 미국에서 가솔린은 생활필수품이다. 즉 가솔린 가격이 상승하면 소비 여력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가솔린의 상승은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가솔린 가격이 오르면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될 확률이 높다.
이에 비해 부동산 가격 상승은 펀드에 대한 자금 유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미국의 부동산 가격은 곧 미국의 소비 증가와 레버리징을 의미한다. 미국의 소비 증가는 글로벌 소비 증가를 의미하고 이는 글로벌 주식시장 강세와 함께 뮤추얼 펀드에 대한 자금 유입을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만드는 선순환 효과를 만든다.
정리=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