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체들, 한국 시장에 깜짝 놀란 이유…최고가 차 판매량, 세계 5위로 ‘쑥’

한국이 최고급 럭셔리 카의 세계 5대 시장 안에 들면서 글로벌 메이커들이 주목하는 황금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아우디코리아는 최고가 모델인 A8을 1417대 판매해 한국 시장이 전 세계 국가 중 5위에 들었다. A8의 2010년 국내 판매량은 515대였다. 1억2300만~2억5000만 원인 A8이 가장 많이 팔린 나라는 중국으로 1만2425대였다. 그 뒤로 미국(5700대)·독일(4933대)·러시아(1510대)·한국순이었다.

아우디뿐만 아니라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플래그십(최고가 모델) 판매도 한국이 세계 4~5위에 올랐다. BMW 7시리즈(1억2300만~2억7700만 원)는 지난해 한국에서 2378대가 팔렸다. 독일·미국·중국·영국 다음에 한국이 가장 큰 시장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1억2500만~2억6900만 원)는 지난해 한국에서 2321대가 팔렸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의 S클래스 판매량은 독일·미국·중국 다음에 4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독일·미국·중국 다음으로 S클래스가 많이 돌아다니는 곳이 한국이다.


‘A8’ 판매 세계 5위, ‘S클래스’는 4위

국내 자동차 시장 규모는 2010년(150만 대) 기준으로 세계 12위다. 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보다 시장 규모는 작지만 럭셔리 카 ‘빅3’의 최고급 모델은 더 많이 팔렸다. 전문가들은 “한국 소비자들이 프리미엄과 명품에 집착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럭셔리 카 ‘빅3’의 플래그십 판매 경쟁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월 아우디 A8이 142대의 판매를 기록해 벤츠S클래스(110대)와 BMW 7시리즈(105대)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서자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긴장하고 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S클래스는 2013년 풀 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두고 수요가 다소 주춤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벤츠 S클래스의 판매 대수는 2010년 2226대에서 2011년 2321대로, BMW 7시리즈는 2303대에서 2378대로 각각 늘어났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1억 원 이상 고가 수입차 판매 대수는 9939대로 전년(8137대)보다 22.1% 증가했다. 전체 수입차 판매 증가율(15.9%)을 뛰어넘는 수치다. 업계는 1억 원 이상 고가 수입차 시장 규모가 올해 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가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의 60%가량은 법인 고객이다. 법인이 직접 구입하거나 또는 법인에서 리스나 장기 렌털 계약을 하는 방식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의사와 변호사 등 고소득 자영업자들이 법인 명의로 리스나 렌털 형식으로 차를 구입하면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어 세금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가 수입차가 한국에서 잘 팔리는 또 다른 이유다.

한편 럭셔리 카를 비롯한 전체 수입차 시장도 올해 사상 최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KAIDA에 따르면 올해는 수입차 시장 개방 이후 최초 10만 대를 넘어선 지난해에 이어 11만9000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수입차 시장의 낙관적인 전망은 올해 60종에 이르는 다양한 신차 출시가 배경이다. 업계 1위인 BMW가 뉴 3시리즈를 필두로 7종의 신차를 쏟아내고,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포드와 재규어도 각각 6종과 5종의 신차를 준비 중이다. 크라이슬러도 이미 출시한 300C 외에 지프 브랜드로 5종을 내놓고 아우디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3를 시작으로 모두 4종을 대기시켰다. 인피니티 또한 FX와 M 라인에 디젤엔진을 탑재한 신차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와 함께 수입차 판매 가격이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일부 세금이 면제되는 데다 수입 브랜드가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적극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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