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멋스러움을 품은 불고기의 유혹

개화옥

김원숙·김종학 작가의 작품이 전시돼 있는 개화옥은 옹기장이로 유명한 이현배 선생의 옹기 작품과 도예가 이윤신 작가의 도자기 작품, 전통 방짜에 음식을 담아낸다. 개화옥의 음식들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화려한 요리도 아니다. 게다가 차림새도 매우 소박하고 정갈하다. 그래서 음식 때문에 도자기 작품이나 옹기 작품, 전통 방짜가 돋보이고 또 그 작품들 때문에 음식이 돋보여 음식과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멋진 공간을 연출한다.

개성식 불고기의 특징은 한우 등심의 향미를 즐길 수 있도록 양념을 최대한 절제한 것이다. 방짜 불판에서 직화로 구워 구이 특유의 불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싱그러움이 뚝뚝 묻어나는 야채와 갓 버무려내는 파무침을 곁들이면 심심하면서도 맛깔스럽다. 보쌈은 도톰하게 썬 제주 흑돼지 편육에 굴을 넣은 보쌈김치·백김치·배추김치·새우젓을 곁들여 낸다.

제주 청정 지역에서 사육된 최상품의 제주 흑돼지는 육즙이 풍부하고 잡내가 없고 쫄깃쫄깃한 육질에다 고소한 맛까지 더한다. 살코기와 지방의 적절한 조화로 특유의 풍미가 느껴져 잘 익은 김치에 싸 먹으면 그야말로 일품이다. 셔벗 야채 샐러드는 아삭거리는 양상추에 밤·대추·수삼과 드레싱을 셔벗으로 만들어 올려 낸다. 파인애플향을 물씬 풍기며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드는 셔벗 드레싱은 참 재미있고 즐거운 맛이다. 점심 세트 메뉴로는 식사를 포함한 불고기 정식, 보쌈 정식. 차돌박이 정식도 있다.

개화옥의 음식들은 요리 위주이기 때문에 곁들이 음식이 곧 식사 메뉴다. 곁들이 음식으로는 김치말이 국수와 된장 국수가 있다. 김치말이 국수는 새콤달콤하면서도 알싸한 맛이 특별하다. 된장 국수는 국산 콩으로 담근 된장으로 끓인 맑은 육수를 사용한다. 얇게 썰어 살캉살캉 씹히는 애호박과 쫄깃하면서도 굵은 면발이 된장 육수와 어우러져 구수한 뒷맛이 오래 남는다.

그래서 우중충하게 비가 내리는 날은 물론이고 요즈음 같은 추운 날씨나 뜨끈한 속풀이 해장용으로도 좋다. 개화옥의 음식들은 와인과의 궁합이 절묘하기 때문에 와인 마니아들의 사랑방으로도 유명하다.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50여 종의 와인을 경제적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소박하고 정갈한 밥상에서 음식과 와인,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곳, 바로 ‘개화옥’이다.

영업시간:00:00~24:00

메뉴:불고기 2만7000원, 보쌈 3만5000원, 셔벗 야채 샐러드 2만 원, 된장 국수 7000원, 김치말이 국수 7000원 위치: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61-18 정동상가 107호 문의:(02)549-1459

백지원 푸드 칼럼니스트 bjwon9113@hanmail.net┃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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