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패 재테크, 알파 투자]‘자산가의 필수 상품’ ELS·DLS
입력 2012-02-13 09:24:39
수정 2012-02-13 09:24:39
규모 30조 원…알파 투자 ‘대표 주자’
‘파생 상품’은 왠지 쉽게 투자하기를 주저하게 만드는 단어다. 2000년대 들어 벌어진 금융 불안의 주범으로 파생 상품이 자주 거론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생 상품은 결국 낮은 리스크, 높은 수익률이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 만들어낸 금융 상품이다. 즉 ‘금리+알파’라는 이른바 알파 상품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적절히 활용한다면 안정적이면서도 쏠쏠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실제로 프라이빗 뱅커(PB)들에 따르면 대다수의 자산가들이 이미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등 파생 상품을 자산 포트폴리오에 필수적으로 편입해 놓고 있는 추세다. 최근에는 이 시장이 커지면서 발행사들 간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짐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구조의 상품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1년 1월 초부터 11월 말까지 ELS 상품에 몰려든 돈은 31조698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ELS는 증권사들이 일정 기간 청약 형태로 모집하는데, 이 기간에 발행된 ELS만 해도 1만3523건에 달한다.
ELS나 DLS는 쉽게 생각해 주식·금·은 등 기초 자산의 가격이 특정 기간 내 일정한 변동 폭 내에서 움직일 경우 만기 때 확정 이자를 주는 파생 상품이다. 최근에는 꼭 만기가 아니더라도 월 지급식으로 이자를 주는 상품도 늘어나고 있다. 이때 이자를 재투자할 수 있어 일종의 복리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은 은행예금 상품에 ELS를 더한 것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상품의 구조에 따라 원금 보전형과 원금 비보전형으로 나뉜다. 물론 원금 비보전형은 위험성이 크고 금리가 높은 편이다.
금리·환율·실물 등 다양한 기초 자산에 투자 가능
최근 들어 급성장하는 상품은 DLS다. DLS는 비슷한 상품 구조인 ELS의 연간 발행 규모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최근 발행액 증가율은 30% 포인트 이상 높다. 이는 ELS의 기초 자산이 주가지수에 국한된데 비해 DLS는 금리·환율·실물(원자재)·신용 등으로 다양한 기초 자산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 최근 주식 투자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기초 자산을 활용하는 DLS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
한국예탁결제원이 1월 2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DLS 발행액은 지난해 총 12조9472억 원으로 전년보다 73% 증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DLS 발행 규모는 2009년 2조 원을 넘어선 후 지난해 10조 원을 최초로 돌파했다.
기초 자산별 발행 실적을 보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의 일정 구간 지속 여부를 달성 조건으로 하는 DLS가 9조9748억 원으로 전체의 77%를 차지했으며 각종 지수(국제유가·원자재·코스피200 등)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DLS는 14%를 차지했다.
금리 DLS는 2010년 상반기부터 증가세를 나타냈다. 2011년 상반기에는 다소 주춤했지만 하반기부터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는 금리·신용 DLS의 발행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올해 DLS 발행액이 총 1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DLS는 기초 자산의 다양성 확장 여부와 개인 투자자의 접근 용이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중호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DLS는 다양한 기초 자산을 활용할 수 있는 특징 때문에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주식에 자산 쏠림 현상이 있는 투자자에게는 DLS가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