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환자 중심 진료 실천합니다”

백민우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장

부천성모병원은 서울 서부 및 경인 지역 주민들과 삶의 궤적을 함께한 서북부의 대표 거점 병원이다. 1958년 서울 미아리 본당에 성가소비녀회가 ‘성가의원’을 개원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53년째 아픈 이들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지금의 부천시 소사동에 자리 잡은 건 1983년의 일로, 2007년 들어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에 봉헌돼 가톨릭중앙의료원 직할 병원으로 편입됐다.

부천성모병원은 갈수록 대형화되고 무한 경쟁 상태에 놓인 의료계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2009년부터 대대적으로 시작된 시설 리모델링, 전문센터 중심의 특화 진료 확대 등이 대표적인 사례. 이를 일선에서 지휘하며 이끄는 이는 신경외과 의사이자 뇌혈관 질환 혈관 내 수술의 국내 최고 권위자인 백민우 병원장이다.

뇌혈관 질환의 최고 실력자가 병원을 이끄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부천성모병원의 뇌졸중센터는 전국에서 몰려드는 환자들로 유명하다. 10명의 신경외과 전문의와 2명의 신경과 전문의 등 총 12명이 협진하는 규모로도 국내 최대다. 1996년부터 본격적인 뇌혈관 조영 장비를 도입했고 1998년에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두개 내 스텐트 성형술’에 성공해 실력을 인정 받았다. 1년 중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전문의가 대기하고 있으며 한 해 평균 관련 수술 건수만도 400여 건에 이를 정도다.

“수술 환자 신뢰도가 높아 많이 찾고 있죠. 뇌졸중센터 개설이 15년쯤 됐는데, 운영 패러다임이나 액티브한 활동은 국내에서 이곳이 처음이었죠. 신경외과 의사들이 환자 치료에 신속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관찰하고 회복을 기다리기보다 적극적으로 수술·시술에 개입하는 개념의 센터는 우리가 처음이었습니다.”

전국 최고의 뇌졸중센터

부천성모병원의 뇌졸중센터는 혈관조영 기계를 신경외과 안에 전용으로 설치했다. 혈관조영 기계는 방사선과 장비로 인식하는 게 보통. 진료과 간의 전문 영역이 확실한 의료계에선 좀체 보기 힘든 광경이다. 혈관조영술 방을 신경외과·심혈관내과·영상의학과에서 각각 전용으로 운영하는 것도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다. 환자가 도착하면 바로 필요한 사진을 찍고 신속한 진료가 가능한 이유다.

“혁신적으로 시스템을 바꾼 것이죠. 이미 1996년에 신경외과 전용 장비를 구입했고 2005년에 새 기계를 도입해 완전히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환자들이 기다리는 시간도 줄고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진료가 가능해 실제 치료 효과도 좋습니다.”

과와 과 간의 경계를 과감하게 허물고 완벽한 ‘리얼타임 협진’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 부천성모병원의 자랑이다. ‘협진이 좋다’는 말은 많지만 실제로 이를 시스템화한 병원은 많지 않다. 부천성모병원에선 환자 한 명을 놓고 관련 의사 여러 명이 둘러앉아 함께 증상을 보고 토론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른바 ‘메디컬 라운지’를 처음 시도한 것. 기침 하나만 해도 원인이 다양한데, 의료 지식이 부족한 환자들로선 이 과, 저 과 돌아다닐 필요 없이 원타임 진료가 가능해졌다. 반면 의사들로선 따로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비효율적인 방법인 것이 사실. 백 원장은 “중견급 의사들이 해보자는 의욕이 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관련 의사들은 자신의 진료를 다 본 후 점심시간에 따로 모여 협진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리얼타임 협진의 롤모델로 부천성모병원이 꼽히는 배경이다.

부천성모병원은 2009년 브랜드 통합 이후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 ‘병상 가동률 90% 이상, 하루 외래환자 3000명 돌파’라는 내실에 충실함은 물론 지하 주차장 건설 등 주차 시설 확대, 방사선 종양학 인력 확충 및 치료 장비 도입 같은 외형적 성장에도 올 한 해 힘을 쏟을 계획이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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