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폭발 예측력 어디까지…佛 연구팀 “폭발 수십 년 전 예측 가능”
입력 2012-02-13 09:24:30
수정 2012-02-13 09:24:30
앞으로는 초대형 화산 폭발을 몇 십 년 전에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영국 BBC방송은 최근 몇 만 년에 한 번씩 일어나는 초대형 화산 폭발을 수십 년 전에 예측할 수 있다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불레즈파스칼대 연구진은 그리스 산토리니섬의 화산 분화구에서 채취한 암석 결정을 분석한 결과 “약 3700년 전 이 섬의 화산이 대폭발을 일으키기 수십 년 전부터 마그마가 빠르게 축적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첨단 기기를 사용하면 이런 현상을 사전 예측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들 연구팀의 조사 결과는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도 소개됐다.
화려한 고대 문명을 꽃피웠던 미노스 문명을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해 ‘아틀란티스 대륙’ 전설의 기원으로 여겨지기도 하는 산토리니 화산 폭발은 지난 1만 년 사이 최대 규모의 폭발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이 산토리니 화산 폭발도 지질학자들 사이에선 ‘슈퍼 화산’으로 분류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10여 개의 ‘슈퍼 화산’은 역사적으로 기록이 남아 있는 최악의 화산 폭발보다 수천 배나 많은 마그마와 화산재를 분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슈퍼 화산의 폭발은 대규모 화산재 분출로 일시적인 전 지구적 기후변화까지 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7만4000년 전에 일어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의 토바화산 폭발 때는 2800㎦의 마그마와 재가 분출됐다. 이에 비하면 최대 등급의 재난으로 기록된 1883년 인도네시아 크라카토아 화산 폭발 때는 12㎦의 마그마가 분출되는 데 그쳤다. 산토리니 화산 폭발 때는 40~60㎦의 마그마가 나왔다.
슈퍼 화산들은 보통 수십만 년 동안 휴면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는 여러 자료들을 종합해 몇 달 전에 폭발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돼 왔다. 하지만 슈퍼 화산이 폭발하면 수개월은 폭발 대비에 턱없이 짧은 시간이어서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이번 연구 결과 수십 년 전부터 대비할 수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적지 않은 진전을 이뤘다는 평이다.
마그마 차오르는 이유는 아직 몰라
연구진은 산토리니의 화산석인 장석(長石: feldspar)의 결정체를 전자현미경과 이온현미경 등 첨단 장비로 분석한 결과 이 화산이 오랜 휴면기가 지난 뒤 수십 년 동안 마그마가 지하 수㎞까지 서서히 차올랐다가 분화구를 통해 맹렬하게 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한 폭발로 화산 정상부가 날아가 버리고 남은 부분은 침강하기 때문에 ‘칼데라(화산호수) 형성 분출’로 불리는 이런 대폭발의 흔적은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이나 이탈리아 캄피 플레그레이 등 세계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지만 지금은 모두 휴면 상태에 있다. 연구진은 장석 결정체 300개를 분석해 마그네슘과 같은 원소들이 확산된 속도를 밝혀냄으로써 마그마굄에서 진행된 화산 활동의 속도를 알아낼 수 있었다.
지질 전문가들은 “수십 년이란 짧은 기간에 마그마의 성분에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이 밝혀졌다”며 “이 같은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다고 언급했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마그마가 차오르는 현상이 수천~수십만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됐을 것으로 생각해 왔지만 실제 분석 결과는 완전히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장비만 제대로 갖추고 면밀히 관찰한다면 화산이 폭발하기 수십 년 전에 이를 탐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들은 그러나 어떤 이유로 마그마가 차오르고 흐르는지에 대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새로운 연구의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팀 드루이트 불레즈파스칼대 교수는 “대규모 화산 폭발을 예측하는 것과 관련한 연구는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동욱 한국경제 국제부 기자 kimdw@hankyung.com
프랑스 불레즈파스칼대 연구진은 그리스 산토리니섬의 화산 분화구에서 채취한 암석 결정을 분석한 결과 “약 3700년 전 이 섬의 화산이 대폭발을 일으키기 수십 년 전부터 마그마가 빠르게 축적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첨단 기기를 사용하면 이런 현상을 사전 예측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들 연구팀의 조사 결과는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도 소개됐다.
화려한 고대 문명을 꽃피웠던 미노스 문명을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해 ‘아틀란티스 대륙’ 전설의 기원으로 여겨지기도 하는 산토리니 화산 폭발은 지난 1만 년 사이 최대 규모의 폭발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이 산토리니 화산 폭발도 지질학자들 사이에선 ‘슈퍼 화산’으로 분류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10여 개의 ‘슈퍼 화산’은 역사적으로 기록이 남아 있는 최악의 화산 폭발보다 수천 배나 많은 마그마와 화산재를 분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슈퍼 화산의 폭발은 대규모 화산재 분출로 일시적인 전 지구적 기후변화까지 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7만4000년 전에 일어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의 토바화산 폭발 때는 2800㎦의 마그마와 재가 분출됐다. 이에 비하면 최대 등급의 재난으로 기록된 1883년 인도네시아 크라카토아 화산 폭발 때는 12㎦의 마그마가 분출되는 데 그쳤다. 산토리니 화산 폭발 때는 40~60㎦의 마그마가 나왔다.
슈퍼 화산들은 보통 수십만 년 동안 휴면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는 여러 자료들을 종합해 몇 달 전에 폭발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돼 왔다. 하지만 슈퍼 화산이 폭발하면 수개월은 폭발 대비에 턱없이 짧은 시간이어서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이번 연구 결과 수십 년 전부터 대비할 수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적지 않은 진전을 이뤘다는 평이다.
마그마 차오르는 이유는 아직 몰라
연구진은 산토리니의 화산석인 장석(長石: feldspar)의 결정체를 전자현미경과 이온현미경 등 첨단 장비로 분석한 결과 이 화산이 오랜 휴면기가 지난 뒤 수십 년 동안 마그마가 지하 수㎞까지 서서히 차올랐다가 분화구를 통해 맹렬하게 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한 폭발로 화산 정상부가 날아가 버리고 남은 부분은 침강하기 때문에 ‘칼데라(화산호수) 형성 분출’로 불리는 이런 대폭발의 흔적은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이나 이탈리아 캄피 플레그레이 등 세계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지만 지금은 모두 휴면 상태에 있다. 연구진은 장석 결정체 300개를 분석해 마그네슘과 같은 원소들이 확산된 속도를 밝혀냄으로써 마그마굄에서 진행된 화산 활동의 속도를 알아낼 수 있었다.
지질 전문가들은 “수십 년이란 짧은 기간에 마그마의 성분에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이 밝혀졌다”며 “이 같은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다고 언급했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마그마가 차오르는 현상이 수천~수십만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됐을 것으로 생각해 왔지만 실제 분석 결과는 완전히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장비만 제대로 갖추고 면밀히 관찰한다면 화산이 폭발하기 수십 년 전에 이를 탐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들은 그러나 어떤 이유로 마그마가 차오르고 흐르는지에 대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새로운 연구의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팀 드루이트 불레즈파스칼대 교수는 “대규모 화산 폭발을 예측하는 것과 관련한 연구는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동욱 한국경제 국제부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