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일 인사·노무 컨설턴트
약력: 1972년생. 한양대 법대 졸업. 연세대 경영대학원 MBA 졸업. 김앤장법률사무소 인사·노무 컨설턴트. 2005년 페어(FAIR)인사노무컨설팅 설립, 현재 대표로 활동 중. 저서로 ‘복수노조와 노사전략컨설팅 프로세스’, ‘회사의 속마음’ 등이 있음.
직장인에게 자신이 몸담은 회사는 차마 거역할 수 없는 절대적 존재다. 그러기에 많은 직장인들은 회사의 결정이나 일방적 통보에 불만을 표하면서도 순순히 따르고 만다. “재작년, 50대 가장이 회사에서 사직 권유를 받고 난 후 자살했다는 뉴스를 봤죠. 정말 안타깝더군요. 만약 그가 사직 권유는 그야말로 권유일 뿐이라는 것을, 좀 더 회사와 타협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사정은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인사·노무 컨설턴트로 일하다 2005년 페어(FAIR)인사노무컨설팅을 설립한 정광일 대표는 인사·노무 컨설턴트로서 기업 편에 서서 각종 인사관리에 대한 자문 및 노사 전략 컨설팅을 하면서 또한 많은 직장인에게 좀 더 당당해지라고 충고해 주는 이다. 실제로 그는 얼마 전 이 시대의 직장인들에게 회사에서 일어나는 각종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과 회사가 원하는 핵심 인재로 자리매김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회사의 속마음’을 펴내 각종 기업의 연봉협상·인사·구조조정에 얽힌 이야기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책은 직장인들이 회사를 상대로 설득하는 방법, 분쟁이 일어났을 때의 해결 방법, 상사나 회사와의 원만한 커뮤니케이션 방법 등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다양한 직장 생활 노하우를 가르쳐 주고 있어 화제를 모았다. 앞서 예를 든 사직 권유만 해도 그는 “단순한 ‘권유’이지 일방적인 해고가 아니다”며 “회사와의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권한다. 사직 권유나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인사 조치를 받았을 때 ‘왜, 하필 나만’이라는 억울한 감정을 토로하기 전에 먼저 자신이 왜 그런 인사 조치를 받게 됐는지, 그래서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면 개선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회사와 직장인은 적이 아니다
흔히 노무사 혹은 인사 노무 컨설턴트라고 하면 노동법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실제로는 좀 달라요. 고과평가·인사·연봉협상·구조조정 등 다양한 부문에서 기업에 전문적으로 자문해 주는 것이 바로 제가 하는 일이죠.” 그런 만큼 그는 누구보다 기업 측이 원하는 인재상이나 기업과의 협상 노하우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가진 사람 중 한 명이다.
“주변에서 많이 물어보곤 해요. 직장 생활을 잘해 나가려면, 혹은 승진을 잘하려면, 회사의 부당한 처우에 회사의 기분을 상하지 않고 대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요.” 그럴 때마다 그는 단순히 자신의 주변만 보지 말고 좀 더 큰 시야로 회사를 보고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어떤 모습인지, 회사가 직원들에게 바라는 게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자신이 몸담은 조직이 높이 평가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아는 게 중요해요. 충성도인지 전문성인지, 성실성인지 창의성인지…. 그리고 그 부문에 맞춰 자기 계발을 하면 회사가 필요로 하는 핵심 인재로 자리매김하기가 좀 더 쉬워지지 않을까요.”
그는 기업도, 그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모두 함께 성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가 좀 더 많은 직장인이 스스로의 능력을 키우고 커뮤니케이션을 중요시하고 법적인 상식을 갖춰 회사에 당당히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것도 그래서다. “회사와 직장인은 결국 상생해야 하는 동반자이니까요.”
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