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첨단 신소재 산업 이끄는 주역

이상기 케이앤텍 코리아 대표

2012년 1월 1일부터 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 신·재생에너지 의무 할당제)가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설비 규모 500MW 이상의 발전 사업자들은 총발전량의 2%, 2022년에는 1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한다.

(주)케이앤텍 코리아(K&Tech Korea, 대표 이상기)는 2010년 유연탄 화력발전소에서 완전연소되지 못한 채 매립되는 석탄재인 바텀애시(Bottom Ash: 바닥재)에서 탄소분은 물론 산화철까지 저비용·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분리·추출해 내는 데 성공해 화제를 모은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이다. “국내 발전량의 약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화력 유연탄 발전소예요. 화력발전을 하다 보면 완전연소되지 못한 바텀애시가 나오게 되는데, 우리는 이 바텀애시를 100%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오랫동안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버려지는 바텀애시에서 고부가가치 창출

플라이애시(Fly Ash: 비산재)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한데 비해 상대적으로 연구·개발이 취약한 상태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전력공사 산하 6대 유연탄 발전소에서 연간 배출되는 바텀애시 양이 약 300만 톤에 달하지만 매립하는 게 전부죠. 중국은 우리나라의 38배, 러시아는 18배, 미국은 10배 더 많고요. 이렇게 매립되는 양이 많은 만큼 그에 따른 문제도 심각하죠. 기존의 매립장이 점점 포화 상태가 되어갈 뿐만 아니라 매립으로 인해 토질 오염, 주변 어장 피해, 지하 수맥 오염 등 환경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최근 들어서는 세계 각국에서 바텀애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어떻게 유용하게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와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상기 대표가 바텀애시를 분리·정제해 100% 활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주목해 온 건 아주 오래전부터다. “처음 바텀애시에 주목하게 된 건 1970년대 후반부터였습니다. 하지만 당시로서는 탄소분이나 기타 성분들을 분리·생산하는 건 감히 꿈도 못 꿨죠.” 연탄 공장을 닫고 석탄재 활용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다 연구 인력들을 모아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들어간 건 그로부터 한참 뒤의 일이다. “1998년 무렵에는 성분 추출 관련 공법 개발은 거의 끝냈습니다. 하지만 1톤에 3억 원이나 하는 알루미나나 실리카를 추출하는 데 에너지와 비용이 너무 소요돼 공법을 실체화하기에는 무리더군요.”

결국 그로부터도 12년의 시간이 더 지나서야 비로소 저비용·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바텀애시에서 탄소분·산화철 등을 추출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바텀애시를 분쇄·부유·선별 등의 과정을 거쳐 6400칼로리의 고열량 탄소와 철산화물 및 AS라이트로 분리·정제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죠. 우리 회사에서 개발한 액상 시약으로 바텀애시에서 탄소만 따로 추출한 ‘탄소분’은 6400칼로리의 고열량 탄인 까닭에 연간 6만 톤의 유연탄 수입을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만큼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케이앤텍의 기술로 바텀애시의 23%에 달하는 탄소분 외에 6.5%의 산화철도 완전 추출이 가능하다. 산화철은 TV·컴퓨터모니터·PC·휴대전화·VTR 등의 핵심 부품과 스피커·전자레인지, 자동차용 소형 모터 등 첨단 산업 전반에 두루 이용되는 고부가가치 물질로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만큼 바텀애시에서 추출이 가능해졌다는 점만으로도 기대되는 경제적 효과가 크다. “그뿐인가요. 탄소분과 산화철을 적출하고 남은 잔사가루도 모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AS라이트로 이름 붙였죠. 이 AS라이트에는 산화알루미나가 29.1%, 산화실리카가 68% 포함돼 있어 열전도성이나 차단성 등의 효과가 높아 지열 에너지 기술에서 그동안 수입품이 해오던 지열 충진재 역할을 대체할만한 제품이라고 자신합니다.”

이 지열을 얻기 위해 지하로 땅을 파고 파이프를 연결해야 하는데, 토사가 무너지지 않도록 설치하는 것이 바로 케이싱(주물)이다. “AS라이트는 수입 지열 충진 제품과 비교해 알루미나 성분이 9.1% 더 포함돼 있어 열전도성이 더 우수하죠. AS라이트가 앞으로 국내 지열 산업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도 그 때문이고요. 아니, 국내만이 아니라 조만간 전 세계가 AS라이트로 지열 충진재를 쓰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현재 케이앤텍 코리아는 바텀애시 재처리 방법에 대한 국내 특허를 갖고 있고 이 외에 관련 특허 출원도 했다. 화력발전소의 바텀애시 재처리 장치, 바텀 장치, 방법, 스크루 등에 대한 국제 특허도 출원 중이다. “아직 상업 생산 이전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차례에 걸친 시연회를 통해 기술력을 확인한 세계 각국에서 기술이전 및 판권 판매 등의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는 이 대표의 호언대로 지난해에는 영국 투자회사 아스파르투스(Aspartus) plc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 펀드 S&C그룹, 중국 룽싱사 등과 기술 수출 계약에 관한 투자 약속을 받고 그 외에 기술 교류 협약, 양해각서(MOU) 등을 체결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에 우리 기술 우수성 선보일 것

대부분의 계약 이행에 전제 조건으로 단 것은 ‘상업 생산’이다. “다행히 최근 상업 생산 준비를 모두 마쳤습니다. 지금까지는 대덕 배재대에 파일럿 설비만 갖추고 있었는데요, 현재 충남 보령에 시간당 4톤, 하루 약 96톤 정도의 탄소분 추출이 가능한 설비를 갖췄습니다. 올해 안에는 국내 6대 유연탄 발전소 인근에 각각 바텀애시 처리 공장을 지으려고 구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목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케이앤텍 코리아가 노리는 건 세계시장이기 때문이다. “영국·중국·일본 등 전 세계 각국에 우리 기술의 우수성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친환경 첨단 신소재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 가는 최고의 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목표이니까요.”



케이앤텍 코리아(K&Tech Korea)
●홈페이지: www.kntechkorea.com
●2012년 예상 매출 규모: 600억 원 정도
●공장 규모: 토지 22,140㎡(6,709평) , 건평 2644㎡(800평)
●특허: 국내 특허 1건 완료, 4건의 특허 출원 중. 5월 중 국제 특허 포함


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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