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運)이 좋은 사람이 되려면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어차피 잘될 거야’라는 느긋함이 숨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매사에 감사해 하고 그들에겐 기쁨과 행복이 항상 찾아온다.”(마쓰시타 고노스케)


이웃 나라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 총리를 보는 관점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를 것이다. 인재 선발과 평가에 관한 일을 하는 헤드헌팅 회사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관심을 끈 것은 노다 총리가 마쓰시타 정경숙 출신 최초의 총리라는 점이었다. 일본의 지도자를 길러내는 마쓰시타 정경숙은 어떤 인재들을 뽑아 교육시킬지, 바로 그 구체적인 ‘선발 기준’이 관심사였다.

마쓰시타 정경숙은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차세대 리더들을 양성하기 위해 사재를 털어 만든 교육기관이다. 22세부터 35세 사이의 청년 중 국가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큰 뜻을 품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입학원서는 자신이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에 관한 3000자 분량의 에세이가 전부다. 그리고 오로지 면접을 통해서만 선발한다. 학력·경력·배경 등을 살펴보는 서류 전형도 없고 머릿속 지식을 묻는 필답고사도 없다.

흥미로운 것은 면접을 통해 파악하려고 하는 가장 큰 기준이 ‘운’이고 두 번째가 ‘유머’라는 점이다. 운이 좋고 유머가 풍부한 사람. 외국어 실력이나 화려한 인턴 경험 등 우리 사회에서 그 나이 사람들의 자질을 따질 때 사용하는 이른바 ‘스펙’과는 거리가 멀다. 몸가짐·말솜씨·글솜씨·판단력 등 동양 사회의 전통적 인재 판별 기준인 신언서판(身言書判)과도 많은 차이가 난다.

유머는 그래도 설득력이 있다. 적절한 상황에서 적절한 유머를 사용한다는 것은 그 상황을 완전히 장악하고 리드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유머는 또한 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윤활유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운이 좋다는 것은 뭔 말일까. 회사를 직접 경영할 때도 “나는 운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만 뽑았다는 마쓰시타는 살아생전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어차피 잘될 거야’라는 느긋함이 숨어 있다. 느긋함은 두려움을 이기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그런 사람들은 매사에 감사해 하고 그런 사람들에겐 기쁨과 행복이 항상 찾아온다.”

운이 좋다는 것은 한마디로 긍정적인 마음가짐인 셈이다. 어린 시절 워낙 가난해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마쓰시타는 아주 병약한 체질이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큰 뜻을 품고 남보다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 했고 건강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게 됐다며 가난과 병약함을 ‘타고난 운’으로 여겼다고 한다.

우리 주변을 봐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상황이 닥쳐도 이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다. 입학시험이나 사업에 실패했을 때 이를 ‘인생의 실패’로 단정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한두 번의 실패는 ‘인생의 성공’을 위한 큰 공부나 투자로 생각하고 다시 도전하는 사람들도 있다.

마쓰시타의 구분법에 따르면 한두 번의 실패는 성공으로 이끌어 주는 ‘좋은 운’이고 상황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운이 좋은 사람’인 것이다.

과연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일까, 운이 나쁜 사람일까. 만약 당신이 경영자라면 어떤 직원과 함께 일하고 싶을까.

육동인 커리어케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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