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산책] 엑설런트 기업의 전략적 사고


무명의 시마노는 전미 자전거 전문 소매점 6000점을 순회하는 전미 캐러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엑설런트 기업을 측정하는 잣대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의 정답은 다음 중 어느 것일까.

① 매출 ② 이익 ③ 시장점유율 ④ 성장 ⑤ 고객 만족 ⑥ 사회 공헌 ⑦ 주가(기업가치)

여러분은 이 가운데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굳이 우선순위를 매긴다고 하면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것인지가 이 질문의 취지다. 기업 전략, 특히 경쟁 전략이라면 답은 ②가 된다. 조금 더 자세하게 표현하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이익’이다.

2008년에 리먼브러더스 쇼크, 2011년의 동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더욱이 신년에도 계속되는 유럽 신용 불안에 따른 세계경기의 혼미…. 그러나 이와 같은 역풍 속에서도 착실하게 이익을 내고 있는 기업이 있다. 그런 기업이야말로 장기간 지속 가능한 이익을 내는 진짜 탁월한 기업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자전거의 변환기, 프런트 기어, 브레이크, 허브와 같은 부품을 제조·판매하는 기업 가운데 (주)시마노가 있다. 일류 프로 선수나 일반 유저가 사용하는 자전거의 80%가 시마노의 부품을 사용하고 있어 ‘자전거 업계의 인텔’이라고도 한다.

시마노의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이익’의 원천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지금은 세계 최대·최강의 자전거 부품 메이커이지만 창업 당시 시마노는 오사카의 작은 철공소에 불과했다. 하지만 창업자 시마노 쇼조 씨는 사업을 이어받은 세 명의 자식들에게 “반드시 바다를 건너라. 세계의 시마노를 만들어라”고 항상 꿈을 말했다고 한다. 미국에 진출한 1965년 시마노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시마노의 부품을 넣은 자전거를 사려는 사람이 없었다.

자전거 조립 회사로부터 시마노의 부품을 써주기를 바란다면 수요를 만들어 오라는 요구를 받았다. 무명의 시마노는 전미 자전거 전문 소매점 6000점을 순회하는 전미 캐러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시마노의 브랜드 만들기에 큰 도약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애프터서비스, 클레임 처리, 신제품 소개, 소매점의 수리 지원이나 정보 수집이었다. 4000cc 스테이션 왜건에 신제품에서부터 부품·공구까지 적재하고 전미 각지를 순회하는 활동으로 시마노의 제품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고장 원인, 제품의 평가, 게다가 고객은 어떻게 자전거를 탔는지를 알았다고 한다.

시마노의 ‘장기간 지속 가능한 이익’의 원천은 이 전미 캐러밴에서 볼 수 있는 자신들의 신념을 우직할 만큼 고객들에게 실현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작년에 사망한 스티브 잡스도 같은 얘기를 했다. “스테이 헝그리, 스테이 풀리시(Stay hungry, stay foolish).”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 연설에서 말한 것이다. “다른 사람들한테 어리석게 보일지라도 자신의 신념을 우직하게 추구한다”는 메시지는 우리들이 결코 잊어버리면 안 되는 기업 전략의 왕도가 들어 있다.


테츠카 슈이치(手塚修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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