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알프스 최고 음식 퐁듀를 음미하다

알트 스위스 샬레

겨울이면 내린 눈으로 고립되기 일쑤였던 스위스 산악 지방의 주민들이 치즈를 와인과 함께 녹여 딱딱하게 굳은 빵을 찍어 먹던 서민적이고 소박한 요리인 퐁듀는 알프스가 낳은 최고의 음식이다.

다양한 종류로 발전해 온 퐁듀는 녹인 치즈에 빵을 찍어 먹거나 뜨거운 기름에 야채·쇠고기·해산물 등을 익혀 먹는 음식으로 ‘녹이다’, ‘용해하다’, ‘담그다’는 뜻의 프랑스어 ‘퐁드르(fondre)’에서 유래했다. 치즈 냄비인 카를롱을 식탁 가운데 놓고 서양에서는 흔하지 않은 공동으로 먹는 음식이다.

빵을 카를롱에 빠뜨리면 여성이 오른쪽 남성에게 키스하고 남성은 와인을 대접해야 하는 재미있는 풍습을 가진 퐁듀다. 알트 스위스 샬레의 대표적 메뉴인 치즈 퐁듀와 오일 퐁듀를 먹기 전에 굴라시와 시저 샐러드로 입맛을 돋워도 좋다.

굴라시는 얼큰해 우리 입맛에 잘 맞는 헝가리풍의 쇠고기 수프이고 시저 샐러드는 아삭거리는 로메인과 짭짜름하고 쿰쿰한 안초비가 어우러진 싱그러운 샐러드다. 치즈 퐁듀는 카를롱에 스위스 노샬레에서 들여온 치즈를 녹이면서 와인·마늘·통후추·넛맥으로 맛을 낸다.

딱딱한 치즈가 녹진녹진해지면서 적당히 짭짜래하고 고소함과 쫄깃함이 더해져 이색적인 맛이 풍부해진다. 카를롱에는 치즈만 녹이는 것이 아니라 스위스 전통의 진한 맛과 향이 함께 녹아들기 때문이다. 딱딱한 빵조각에 휘감긴 치즈의 길게 남는 뒷맛이 ‘치즈는 스위스 치즈가 최고’라는 찬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오일 퐁듀로는 새우·쇠고기·해산물 세 종류가 있지만 모둠 오일 퐁듀를 주문하면 골고루 즐길 수 있어 좋다. 새우·쇠고기·야채는 끓는 올리브 오일에 넣고 살짝 익힌다. 보슬보슬한 빵가루를 입힌 연어는 바삭하게 튀겨 고소하고 기름지지 않아 더욱 좋다.

페퍼 소스와 타임, 레몬의 상큼함을 더한 샤워크림 소스, 스모크향의 바비큐 소스를 기호에 맞게 찍어 먹기도 하고 발라 먹으면 된다. 퐁듀와 곁들이면 좋을 주방장 추천 별미 요리로는 쇠고기 안심 팬구이, 새우 가리비 홍합 주꾸미 구이, 독일풍의 송아지 고기 소시지 팬구이도 있다. 중독성이 강한 스위스 치즈 특유의 진한 맛과 향을 즐기고 싶거나 스위스 현지의 퐁듀를 즐기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반해버릴 레스토랑, ‘알트 스위스 샬레’다.



영업시간:12:00~23:00
메뉴:시저 샐러드 1만2000원, 굴라시 7000원, 치즈 퐁듀 2만7000~2만9000원, 오일 퐁듀 2만8000~3만3000원

위치: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104-4
문의:(02)797-9664

백지원 푸드 칼럼니스트 bjwon9113@hanmail.net┃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