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파리의 IT 이야기] LTE 가입자 연내 1500만 명 넘어설까

2012년 정보통신 3대 관전 포인트

TV에서 4세대 이동통신 LTE 광고를 보면 ‘세상 참으로 빠르게 변한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1, 2년 전만 해도 “LTE 언제쯤 상용화할 계획이냐”고 물으면 통신 업체 임원들은 “2013년은 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대답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2012년 초에 LTE 경쟁이 달아올랐습니다. 2012년 새해에 지켜볼 만한 정보통신 3대 관전 포인트를 짚어볼까 합니다.

가장 큰 변화는 LTE라는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전국으로 확대된다는 점입니다. LTE는 새로운 기술 방식을 사용해 전송 속도가 기존 3세대 서비스보다 5배 이상 빠른 서비스를 말합니다.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과 유럽이동통신규격(GSM)이 경쟁했던 2세대가 문자 위주 서비스였다면 현행 3세대는 사진 전송이 원활한 서비스, 4세대는 동영상 전송이 원활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LTE 요금은 3세대 요금에 비해 어림잡아 1만 원쯤 비쌉니다. 폰으로 고속 인터넷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아니라면 꽤 부담스러울 겁니다. 그런데도 LTE 가입자가 이미 120만 명을 넘었습니다. 가장 늦게 LTE 서비스를 시작한 KT는 연말까지 400만 가입자를 확보하겠다고 밝혔죠. 그렇다면 통신 3사의 LTE 가입자 합계는 연말이면 1500만 명이 넘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주목할 사안은 ‘블랙리스트제’ 도입입니다. 공식 명칭은 ‘단말기 유통 개방 제도’인데 이 제도가 도입되면 휴대전화 유통이 확 달라집니다. 단말기(휴대전화·태블릿 등)를 구입해 유심(USIM:범용 가입자 식별 모듈)만 바꿔 끼우면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되죠.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 사업자들이 장악하고 있는 폐쇄적인 단말기 유통 체제를 개방함으로써 경쟁을 촉진하기로 했습니다.

현재는 통신 업체 대리점에 가서 단말기를 구입하고 개통합니다. 다른 곳에서 구입한 단말기도 통신 업체 대리점으로 가져가야 개통할 수 있죠. 블랙리스트제가 도입되면 유심만 바꿔 끼우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제조사 대리점·편의점·마트 등에서도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의 단말기 선택 폭이 넓어지고 경쟁이 활성화되겠죠.

세 번째로 주목할 사안은 이동통신 재판매 사업자(MVNO) 서비스입니다. MVNO는 통신 사업자의 네트워크와 설비를 도매가격에 임대해 저렴한 요금으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말하죠. 정부는 이동통신 서비스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MVNO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미 10개가 넘는 MVNO 사업자가 틈새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부의 의도대로 MVNO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가계 통신비 부담을 낮추는 데 다소 도움이 될 겁니다.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소비자라면 요금이 저렴한 MVNO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겠죠. 다양한 선불 요금제도 나올 것이라고 봅니다.

덧붙이자면 제4 이동통신 사업자가 등장하는지 여부도 지켜봐야 합니다. 정부는 이동통신 경쟁을 촉진하고 와이브로를 살리기 위해 제4 이통사를 선정하려고 수차례 시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작년 말엔 2개의 컨소시엄이 사업 신청을 했지만 커트라인을 통과하지 못했죠.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이 나서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는 한 올해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김광현 한국경제 IT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블로그 ‘광파리의 글로벌 IT 이야기’운영자·트위터 @kwang82
http://blog.hankyung.com/kim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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