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트렌드 알면 성공 창업 보인다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나타난 대표적 현상이 자영업자의 증가다. 은퇴와 퇴직 후 마땅히 할 일이 사라진 사람들이 대거 창업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통계청 조사 결과 6년 3개월 만에 자영업자 증가 폭이 사상 최대치에 이르고 있다.

경쟁자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대박’의 확률도 떨어진다는 뜻. 트렌드에 민감한 창업 시장에서 제대로 된 ‘아이템’을 고르는 건 그래서 가장 중요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11월 ‘고용 현황’을 살펴보면 15세 이상 인구의 전체 취업자는 2458만9000명으로, 2010년 동월과 대비하면 47만9000명이 증가했다. 그중 자영업자는 2010년 동월과 비교해 13만5000명이 늘었다. 전체 경제활동인구인 2531만 명 중 자영업자의 수는 566만6000명에 이른다. 어림잡아 경제활동에 나선 15세 이상의 인구 중 4분의 1이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뜻이다.

자영업자 수가 13만 명 넘게 늘어난 건 2005년 7월 이후 6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자영업자 수는 2005년 5월부터 꾸준히 감소해 오다 지난해 8월 5년 2개월 만에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증가 폭도 크다. 2010년만 해도 1%대였던 증가율은 지난해 8월 들면서 2%대로 늘기 시작했다.

자영업자 수가 늘기 시작한 이유는 비교적 명확하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이들이 대거 창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10월 기준으로 자영업자 비중이 가장 큰 연령대는 50~59세로 171만8000명에 이른다. 다음은 40~49세로 162만6000명, 그 뒤를 138만5000명으로 60세 이상이 따르고 있다. 30~39세 연령대가 79만4000명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40~60대 연령층의 비중이 월등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50대 자영업자 역대 최고 수준

창업 전선에 뛰어든 사람 치고 소위 말하는 ‘대박’을 꿈꾸지 않는 이는 없다. 하지만 현실은 매몰차다. 대박은커녕 매달 늘어나는 빚 감당에 허덕이는 사람이 더 많다.

창업에 나선 40~50세대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생계형 창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은퇴나 퇴직자들이 손에 쥐게 되는 유일한 목돈인 퇴직금을 창업에 쏟아 붓는 것이다. 잘되면 다행이지만 예상만큼 장사가 안 되면 고스란히 생계에 위기가 찾아오기 십상이다. 생계형 창업은 면밀한 시장조사와 철저한 자금 계획보다 주변의 권유나 막연한 감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창업 성공의 첫째 조건은 뭐니 뭐니 해도 ‘아이템’ 선정이다. 돈 되는 아이템이 무엇이고 유행과 유망의 차이를 파악하는 데서 이미 성공과 실패가 갈리기 시작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붐을 일으키고 있고 3년 정도 후의 미래에도 분위기가 식지 않을 ‘트렌드’를 꿰뚫는 것이 중요하다.

2012년을 이끌 창업 트렌드는 무엇일까. 생계형 창업이 주를 이루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가능하면 적은 돈을 들이는 창업, 즉 ‘소자본’ 창업이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창업 트렌드 가운데 하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모바일 환경이 강화되면서 관련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1인 벤처 창업이 제2의 벤처 창업 열기를 불러오고 있다.

소자본에 이어 주목할 만한 창업 트렌드는 ‘웰빙’이다. 웰빙 하면 흔히 떠오르는 것이 먹거리다. 먹거리에 대한 최신 트렌드는 지난해 11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펴낸 ‘글로벌 금융 위기 3년, 장바구니 동향’ 보고서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대한상의가 전국의 주부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분석한 결과 ‘웰빙(Well-being)’, ‘고물가(Inflation)’, ‘싱글용(Single)’, ‘간편한(Easy)’ 식단이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의는 이를 ‘똑똑한(W.I.S.E)’ 식단이라고 정의했다. 이 기간 동안 웰빙 음료로 각광받았던 홍초·흑초 같은 건강식 식초음료의 소비가 무려 112.2% 증가했다.

창업 시장에서도 유기농 식품 전문점, 된장·고추장 등 장류, 떡을 주 메뉴로 한 떡 카페, 전통 차를 파는 차 전문점 등 웰빙 먹거리 관련 아이템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1인 가구나 싱글족 증가로 즉석 레로르트 식품(즉석 밥·죽 등)의 소비가 지난 3년간 56.3%나 늘어난 것도 주목해볼 만하다.

‘저가 할인점’도 상당 기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이는 트렌드다. ‘1000원 숍’으로 유명한 ‘다이소’가 대표적이다. 싼값에 그저 그런 품질로 인식되던 1000원 숍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어려워진 경제 여건을 타고 급속히 가맹점 수를 늘리고 있다.

커피 시장은 ‘이미 포화점에 이르렀다’는 주장도 있지만 갈수록 수요가 증가해 성장 잠재력이 여전하다는 게 일반적이다. 대신 커피만을 판매하는 전문점보다 와플·베이커리·아이스크림 등 ‘사이드 메뉴’를 강화한 곳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난히 높은 한국의 교육열을 감안해 보면 아동 관련 아이템 만큼 유망한 것도 없다. 예전에는 자녀들의 창의력과 학습에 관련된 교육 관련 사업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성장·발육 등 체육 관련 교육 사업이 늘고 있다.




취재=장진원 기자│사진= 한국경제신문

전문가 기고=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최철용 한국소자본창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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