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재테크 대전망] 코스피 1700~2300…2분기가 ‘바닥’
입력 2012-01-02 14:37:01
수정 2012-01-02 14:37:01
리서치센터장 10인 증시 전망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2012년 증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10인의 리서치 센터장들에게 물어본 결과 올해 주가지수는 최저 1600선까지 하락할 수 있으며 반대로 최고 2300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이 같은 변수들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어떠한 결정’이 지어지는 2012년 2분기가 주식시장의 ‘바닥’으로 예측했다.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지수 1600~2250선을 예측했다. 그는 “저금리 및 고유동성으로 주가가 1600 이하로는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 센터장은 “유럽 재정 위기, 국내 경기 둔화 등을 고려할 때 큰 폭의 상승 여지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상반기에는 2000선 밑에서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다가 각종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는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와 관련해 독특한 분석을 내놨다. 코스피 지수 1800~2300을 예상한 그는 “밴드에 큰 의미를 두기보다 2011년 연말 대비 2012년 연말 종가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당초 예상과 달리 유럽 사태 해결이 지연되면서 미국 경기 회복 기대감, 중국의 긴축 완화 기대감이 증시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한국 증시를 둘러싼 ‘저성장·저금리·저수익률’ 때문에 2012년 최고가 역시 기존 전망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IT·자동차 ‘한국 대표 업종’ 추천
그렇다면 어떤 업종 혹은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2012년 주식시장에서 웃을 수 있을까.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 ‘브랜드 소비재’ 업종을 추천했다. 황 센터장은 “유로존 위기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에 시장 장악력이 높은 브랜드 소비재 업종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즉 2012년은 기업 이익의 안정성과 연속성이 뒷받침되는 업종이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기계·철강을 ‘강추’했다. 반도체는 2012년 스마트 모바일 기기의 성장과 울트라북 등 PC 신규 플랫폼이 출시되면서 메모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공급의 측면에서는 경쟁에서 밀린 후발 업체들의 투자 여력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에 메모리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등 메모리 산업을 과점하고 있는 국내 업체의 수혜를 예상했다.
기계 업종은 중국의 도시화 비율 상승 및 주택 건설 정책 등에 따라 굴삭기 수요가 크게 회복되는 것은 물론 중국에 가려 있던 브라질·러시아 등의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 센터장은 “공작기계는 자동차 및 정보기술(IT) 산업의 호조를 바탕으로 2~3년간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철강은 2012년 상반기 재고 확보, 중국 감산 본격화 등으로 업황이 반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T·자동차·건설·정유와 함께 게임 업종을 추천했다. IT 및 자동차 관련주는 한국의 주력 산업이자 가장 많은 리서치 센터장들이 추천한 업종이다. 송 센터장은 “건설 업종은 국내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고 해외 발주가 지속되면서 긍정적으로 예상된다”며 “게임 업종은 스마트폰의 가파른 보급으로 모바일 광고 및 게임 관련 업체들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병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IT와 자동차를 추천하면서 ‘관련 부품주’를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들 업종은 미국 경기의 회복 효과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업종이다. 또한 게임과 함께 엔터테인먼트 업종 역시 주목했다. 이유는 한국 시장에서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던 ‘장기 성장 산업’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조병문 센터장은 에스엘·일진머티리얼즈·CJ CGV 등 중소형주를 추천했다. 에스엘은 현대차 그룹의 부품 업체 중 가장 큰 전조등 업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이차전지에 사용되는 일렉포일의 시장점유율 세계 1위 업체다. CJ CGV는 아시아권에서 가장 큰 극장 체인 기업이다.
각국 선거, 정책 변수 좌우할 것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의 2012년 추천 종목은 뭐니 뭐니 해도 ‘삼성전자’였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에 대해 두 가지 측면에서 주가 상승을 기대했다. 먼저 스마트폰의 경쟁력 강화로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마진 역시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에서 만드는 시스템 대규모집적회로(LSI), 즉 스마트폰에 채용되는 AP(Application Processor) 등의 신사업 부문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를 ‘미국 경기 회복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았다. 이와 함께 조 센터장은 LG화학과 한국타이어를 추천주로 제시했다. LG화학은 중국 긴축 완화의 수혜주다. LG화학의 매출 중 40%가 중국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중국 타이어 시장에서 1위 업체다. 중국의 새 지도부가 추진하는 서부 대개발 사업이 진행되면 이와 관련된 도로망 역시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한국타이어의 성장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삼성SDI·현대차를 추천주로 제시했다. 삼성SDI는 에버랜드 지분 가치가 늘어나고 스마트폰 관련 카메라 모듈 사업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기업이다. 현대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대표적 수혜 종목으로 미국 시장점유율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전망이 불투명한 2012년 주식시장. 이럴 때일수록 주식시장을 둘러싼 주요 변수들을 꼼꼼히 체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10인의 리서치센터장은 모두 입을 모아 ‘유로존의 위기 해결 과정’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경기 회복, 중국의 경기 부양책 역시 한국은 물론 글로벌 주식시장을 이끌 화두로 제시했다.
송재학 리서치센터장은 유럽 문제 해결을 ‘세계경제 회복의 시발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와 함께 미국 경기 부양책 규모도 주요한 변수이며 중국의 긴축 완화 정책은 2012년 1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 위기가 3월을 전후로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역시 기업들의 호조와 점진적 고용 회복으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은 1분기를 저점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상승세가 예상됐다. 경기 둔화와 인플레 완화에 따라 중국 경기 부양책 역시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단 ‘미국 대선’은 또 다른 위험 요소로 분석했다. 박희운 센터장은 “2012년 하반기 민주당 공화당 간의 부채 문제에 대한 합의 과정이 원활히 지속돼야만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재 센터장 또한 주요 국가들의 선거를 변수로 곱았다. 그는 “선거에 따른 여러 포퓰리즘 정책이 경제 및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황상연 리서치센터장은 ‘복지 논쟁’, ‘미디어 콘텐츠의 대량 유통’, ‘일본 기업의 경쟁력 회복 여부’ 또한 중요한 변수로 봤다. 먼저 그는 “국내외 선거 시즌과 맞물려 성장보다 복지에 정책의 무게가 실릴 것”이라며 “금융 위기 이후 소득 양극화에 따른 밸런스 확보 차원의 논의가 거셀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센터장은 또 “스마트폰 및 차세데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보급률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콘텐츠의 유통이 더 활발해질 것이며 관련 업체의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업체들의 공격적인 영업 역시 ‘감속경영’에 들어간 다른 글로벌 기업들에 위협 요소”라고 제시했다.
이에 따라 많은 리서치센터장들이 상반기 좀 더 구체적으로는 2분기 중 주가가 ‘바닥’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윤남 리서치센터장은 “유럽 재정 위기 및 미국 경기 둔화 우려로 2분기 중 하락 충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때 미국·유럽 등 주요국들의 양적 완화 조치가 잇따라 발표되며 주식시장의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병문 리서치센터장, 박희운 리서치센터장, 조용준 리서치센터장, 양기인 리서치센터장 등은 주가의 ‘바닥’ 시기를 1분기로 좀 더 빨리 잡았다. 물론 바닥을 찍게 되는 원인은 ‘유럽 위기’였다. 조용준 센터장은 “이와 함께 1월에 북한 문제 역시 김정일 장례 종료 이후 본격적 권력 승계 과정에서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홍표 기자 haw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