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 웨스트우드 대표
“이미 한국 아웃도어 제품의 품질은 세계 최고 수준에 와 있습니다. 즉 아웃도어 제품의 기능은 이제 대부분 비슷한 수준이라는 의미입니다.” 김홍 웨스트우드 대표는 “한국 아웃도어 제품의 가격이 지나치게 고가 위주로 가고 있다”며 “대다수의 제품들이 ‘기능’에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선택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1997년 무역회사인 젯아이씨를 창업한 김 대표는 이미 2002년부터 아웃도어 브랜드 ‘웨스트우드’를 유통해 왔다. 대부분의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과 달리 웨스트우드는 2002년부터 10여 년간 ‘자체 생산’하며 ‘아웃도어계의 장인 정신’을 고집해 왔다. 김 대표는 2010년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존의 유통망을 확 바꾸는 혁신을 추진하기도 했다. 즉 120여 개에 이르던 대형 마트 내 점포를 모두 없애고 로드숍 위주로 유통 라인을 개편한 것이다.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웨스트우드만의 브랜드 파워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처럼 웨스트우드는 이때를 계기로 다시 한 번 도약했다. 현재 전국에 90여 개의 로드숍이 있으며 2012년까지 120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11년 기준으로 500억 원에 달한다. 김 대표는 “계획대로라면 2012년에는 매출 700억 원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계획은 ‘자체 개발, 자체 유통’이라는 브랜드의 경쟁력과 함께 ‘안전산행보험 가입 이벤트’, ‘지하철 가상 스토어’ 등 업계 최초로 선보인 독특한 마케팅 방식을 통해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웨스트우드는 12월 말까지 매장에서 10만 원 이상 겨울 신상품을 구매한 15세 이상의 고객에게 ‘안전산행보험’을 무료로 가입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보장 기간은 1년으로 보험료는 모두 웨스트우드가 부담한다.
‘지하철 가상 스토어’ 또한 인기다. 웨스트우드는 현재 서울역·신림역·양재역 등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해 자사 제품을 살 수 있는 ‘가상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김 대표는 “모바일 쇼핑은 이미 1000억 원대의 시장을 이루고 있다”며 “주 고객층인 3040세대는 물론 10대 및 20대의 반응도 가상 스토어를 통해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부터 2년간은 웨스트우드가 유통망을 재정비하는 등 자체 브랜드 파워 갖추기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 노력한 시기였습니다. 2012년은 웨스트우드가 본격적으로 자기 정체성을 확보하고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는 한 해로 만들려고 합니다.”
김 대표는 2012년에는 외적 성장과 함께 ‘사회 공헌 활동’에도 더 관심을 기울일 계획이다. 그는 “사이버 외교 사절단으로 활약하고 있는 반크와 함께 ‘독도 사랑 캠페인’도 진행할 계획”이라며 “매월 제품을 정해 할인된 금액에 고객들에게 판매하고 또 할인된 금액만큼 고객의 이름으로 독도 수호 기금을 적립하는 한편 독도 사랑 기금과 우리 회사 아웃도어 제품을 기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단지 1%의 소수를 위한 고가 제품이 아니라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99%의 대다수 3040세대들이 원하는 하이 퀄리티 제품을 생산하고 공급하는게 가장 큰 목표”라며 “앞으로는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과 디자인을 결정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운영도 고려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