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시한 남자의 겨울 드링크

남자의 겨울 아이템 세 번째


이제는 그 어느 때보다 소위 말하는 ‘맛’에 대한 감성이 존중 받는 시대가 됐다. 밀레니엄이 오면서 ‘패션’에 집중됐던 한국인들의 관심은 이제 ‘스타일’이라는 좀 더 커다란 카테고리 속에서 음식의 맛까지 탐미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미각을 좌우하는 좋은 식재료가 무엇인지, 그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누구인지, 또 그 음식과 잘 어울리는 술이 어떤 것인지 즐기는 시대다. 이 계절에 즐겨 먹는 음식과 어울리는 스타일리시한 ‘술’에 대해 알아보자. 일부러 좋은 술집에서 비싼 술을 마실 필요 없이 집에서 즐길 수도 있는 홈 드링크들이다.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술, 위스키

따뜻한 와인, 뱅쇼(Vin Chaud): 뱅쇼는 프랑스어로 ‘따뜻한 와인’이라는 뜻의 레드 와인에 과일·계피·오렌지·레몬 그리고 기호에 따라 설탕이나 꿀을 넣어 따뜻하게 데워 마시는 유럽의 음료다. 독일에서는 글루바인(Gluhwein), 영국에서는 멀드와인(Mulled wine), 북유럽에서는 글뢰그(Glogg)라고 부르며 흔히 겨울철 감기 예방을 위한 음료로 많이 알려져 있다.

끓인 와인은 아무래도 끓이는 과정에서 알코올 성분이 많이 증발되기 때문에 술에 약한 사람에게도 제격이다. 또한 타닌 성분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마시기에 편하다. 유럽에선 겨울철 시장에 가면 뱅쇼를 파는 상인들이 많다. 필자 역시 유럽 여행 중 겨울철 길거리 곳곳에서 파는 뱅쇼를 보며 의아했던 기억도 있다.

우리나라의 청주처럼 맑은 술을 데워 마시는 것은 본 적은 있지만 ‘우아하게 마셔야만 하는 줄 알았던 와인이 저렇게도 변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에 가벼운 충격을 받기도 했었다. 추운 겨울, 집에서 비싸지 않은와인이나 마시다 남은 와인으로 간단하게 가족들과 즐겨 보라.

남자의 자존심, 싱글 몰트위스키(Single Molt Whisky): 위스키를 흔히 독주라고 해서 일단 겁부터 먹거나 억지로 누군가가 맥주와 다른 것과 섞어 그 맛과 향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면 필자의 설명을 잘 들어보라. 수많은 위스키의 종류가 있지만 필자가 추천하는 위스키의 종류는 남자의 자존심, 싱글 몰트위스키다.

싱글 몰트위스키는 하나의 곡물(보리나 호밀)을 이용해 주조된 한곳의 주조장에서 만들어진 위스키를 의미한다. 싱글 몰트위스키를 생산하는 국가에 따라 조금씩 다른 규칙이 있다. 예를 들어 싱글 몰트 스카치는 반드시 참나무통에서 숙성해야 하며 미국에서는 사용하지 않은 참나무통에서 숙성하는 것이 규칙이다.

일반적으로 몰트위스키는 상온으로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온더록스로 즐길 때는 얼음이 녹고 온도가 내려가 제맛을 잃어버리기 전에 빨리 마셔야 한다. 하지만 싱글 몰트위스키는 상온의 생수를 조금 섞어 마시면 풍미가 더 좋아진다. 천천히 그 향을 음미하고 집 안 서재에 두고 가끔 한두 잔씩 한다면 위스키만큼 자신을 돌아보게 할 좋은 술은 없다.

새로운 반전, 화이트 와인(White Wine): 이 겨울에 웬 화이트 와인이냐고? 겨울에 적절한 화이트 와인을 마시는 남자는 새로운 반전을 즐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화이트 와인을 여름철 시원하게 흰 살 생선 요리와 먹어야만 잘 어울린다고 말하는 건 옳지 않다. 아주 차갑게 화이트 와인을 즐기라는 것이 아니라 냉장 보관된 화이트 와인을 실온에 두었다가 즐긴다면 굴이나 자몽과 같은 과일과도 잘 어울린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화이트 와인 소비가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레드 와인의 선택이 더 쉽다. 하지만 화이트 와인은 포도 품종 서너 가지만 알고 있으면 맛과 향을 짐작할 수 있어 와인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된다.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대표 품종으로는 샤르도네(Chardonnay)와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등이 있다. 예를 들어 겨울철에 마시는 적절한 화이트 와인으로는 ‘1975 소비뇽 블랑(6만 원대)’과 ‘월터핸젤 쿠베앨리스(Walter Hansel Cuvee Alyce) 샤르도네(9만 원대)’가 아주 좋다.


황의건 오피스에이치 대표이사 h@office-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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