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에세이] 에너지 위기 극복하기

네덜란드는 암스테르담 거리의 가로등을 따뜻한 백색의 LED 가로등으로 교체해 전력 소비를 50% 이상 절감했고 램프 1개당 연간 691kg의 이산화탄소 방출량도 감축했다.

1970년대 오일쇼크로 위기에 빠진 우리나라는 중동 지역의 건설 현장에 진출, 오일로 촉발된 위기 상황을 오일 달러로 극복했다. 한국처럼 석유를 수입에 의존하던 일본의 제조업체들도 당시 컴포넌트 스테레오, 탁상용 계산기, 저니코틴 담배와 같이 가볍고, 얇고, 짧고, 작은 특성을 지닌 ‘경박단소(輕薄短小)’ 제품을 개발해 내며 고도성장의 길을 걸었다.

한국도 최근 전력 수요 예측 시스템 부재로 위기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지난 9월 중순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초유의 정전 사태는 이상기후에 따른 늦더위와 그에 따른 과도한 전력 사용에 의한 것이었다. 전력 사용량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발전소 전력 공급 능력 중 사용하고 남아 있는 전력 비율인 설비 예비율이 크게 떨어져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발전 시설이 증설되는 2015년까지 이 같은 정전 사태로부터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전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비롯해 풍력·태양광발전 같은 신·재생 에너지, 에너지 효율 정보기술 등과 같은 환경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맞고 있다.

LED 조명은 필요한 물적·인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다른 환경 산업과 달리 기존의 저효율 조명 기기를 LED 광원으로 교체하는 것만으로 즉각적인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근과 같은 일촉즉발의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저효율 조명 퇴치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LED 조명 보급률을 2020년까지 평균 60%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LED 조명 2060 계획’을 지난 6월 발표해 관공서를 비롯한 학교·도로·교량 등 공공 영역의 조명 교체 작업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 여름철 전력 수요를 줄이기 위해 대형 건물의 실내 냉방 온도를 제한함으로써 발열 없고 효율이 좋은 LED 조명으로의 교체를 유도하고 있다.

LED 조명은 광원 자체의 에너지 효율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조명 제어가 쉽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조명을 켜둘 필요가 없는 낮 시간 동안이나 사용자가 없는 늦은 밤 시간에는 소등하거나 사용량을 조절해 전력 소비량을 더 줄일 수 있어 요즘 같은 에너지 위기 시대에 최적의 조명 솔루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네덜란드는 암스테르담 거리의 가로등을 따뜻한 백색의 LED 가로등으로 교체해 전력 소비를 50% 이상 절감했고 램프 1개당 연간 691kg의 이산화탄소 방출량도 감축했다. 이는 소나무를 약 57그루를 심었을 때 나무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양과 비슷하다.

LED 조명도 각국의 녹색 성장 정책에 힘입어 현재 전체 조명 시장 규모(약 94조2880억 원)의 약 10% 비중에서 2015년까지 전체 비중의 46%로 확대될 전망이다. 친환경 LED 조명 교체를 통한 저탄소 녹색 성장의 길은 ‘낮은 가지에 열린 과일(Low Hanging Fruit)’처럼 쉽고 빠르게 열매를 얻을 수 있으며 그 맛 또한 달다.

김태영 필립스코리아 총괄대표이사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