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드] 규제 적어 금융 산업에 진출할 적기

캄보디아 금융시장

캄보디아에서 금융 산업 분야는 아직 유아기다. 그만큼 규모나 영업 형태면에서 미미한 수준이다. 캄보디아 서민 대부분이 은행보다 개인 간의 ‘계’ 형태로 조직된 사설 금융을 이용한다.

부유층도 금 또는 달러를 개인 금고에 보관하는 것을 선호한다. 보험회사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자동차 손해배상 책임보험이 강제 가입 사항이 아닌데다 보험에 대한 인식이 낮아 자동차 보유자들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다.

건강보험·상해보험·생명보험 등 여타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드물다. 증권회사도 지난해 3월 캄보디아 증권거래소가 설립되고, 최근에 인가를 받아 영업을 시작했을 정도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캄보디아의 금융 산업은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금융 산업에 대한 규제도 상대적으로 적다. 더욱이 캄보디아에 새로 시도해볼 만한 것이 많다.

>캄보디아 금융 산업은 규모나 영업 형태면에서 수준이 낮아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높다. 사진은 신한은행이 캄보디아에 설립한 신한크메르은행.">예를 들어 은행은 예금과 담보대출 등 전통적인 영업에 의존하고 있지만 상거래 발달과 함께 공동주택 담보대출, 카드사업, 지급결제 대행 업무 등 새로운 영업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은 자동차가 급증하면서 자동차보험 가입률이 높아지고 생활수준 향상으로 다른 보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푸르덴셜 등 외국계 보험회사들은 다양한 각도로 진출을 모색 중이다.

증권회사는 발행시장에서의 인수와 증권 중개 업무 외에 기업 간 인수·합병(M&A), 다양한 증권을 통한 자금 조달 등 투자은행(IB) 업무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2009년 6월 20일에는 ‘금융 리스에 관한 법’이 공표돼 금융 리스업 분야도 주목할 만하다.

건축 붐으로 중장비 수요가 늘어나 리스업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외국인이 부동산을 취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관련법이 제정되면 개발 부동산 신탁을 중심으로 한 신탁업도 고려할만한 사업이다.

한편 캄보디아 중앙은행은 2008년 ‘은행업 면허 승인을 위한 신규 자본 요건 및 기준에 관한 부령’을 제정, 은행 최소 등록 자본금을 500억 리엘(약 1250만 달러)에서 1500억 리엘(약 3750만 달러)로 3배 높였다.

또 기존의 은행은 주주가 명성 있는 신용 평가 기관으로부터 투자 등급 이상을 받지 못하면 2010년 말까지 강화된 최소 등록 자본금 요건을 충족하도록 했다. 은행의 자산 건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외부로부터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이다.

최소 등록 자본금 요건 강화로 증자 여력이 없는 일부 은행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 지점을 여러개 보유하고 상당한 규모의 자산을 가진 은행의 매각설이 돌고 있다.

매물로 은행 등장…외국계 보험회사 진출 검토

법률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은행은 캄보디아에서 유일하게 M&A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업이다. 우선 은행은 은행법에 따라 회계 법인에 의해 독립된 감사를 받고 있어 상대적으로 자산 상태를 파악하기가 쉽다.

또 중앙은행의 규제를 받고 있어 규범 준수율도 다른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규모가 크지 않겠지만 캄보디아에서 은행 간 M&A 등이 일어난다면 흥미로운 사건이 아닐까 한다. 한국 내 금융시장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이때 캄보디아 금융시장을 한번 두드려 볼 만하다.

유정훈 법무법인 지평지성 변호사, 캄보디아 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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