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 공세…‘하반기 다시 상승’

주식시장 ‘bye 코리아’ 언제까지?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는 ‘바이(Buy) 코리아’에서 ‘바이(Bye) 코리아’로 포지션이 전환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5월 19일 3880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5월 옵션 만기일이던 5월 12일부터 1주일 동안 순매도한 금액은 2조8242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로써 코스피 지수는 4월 12일(2089.40) 이후 한 달여 만에 2100선이 무너졌다.

3월 11일 일본 대지진 이후부터 지난 5월 11일까지 외국인이 5조6885억 원을 순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가량을 단기간에 털어낸 것이다. 작년 21조3940억 원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올 들어 1조7334억 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4월 3조570억 원 순매수에서 5월 들어 19일까지 2조6000억 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 같은 외국인 매물은 프로그램 거래 형태로 대거 쏟아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5월 12일 프로그램 매물은 8조5000억 원에 달했다. 5월 12일 옵션 만기일을 포함해 5월 19일까지 8거래일간 프로그램 매물은 5조 원에 이른다.

골드만삭스, ‘한국의 투자 매력도 떨어져’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쉽게 잦아들 것으로 보이지 않아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이 최근 들어 이머징 시장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등 위험 자산 축소 분위기를 불안 요인으로 꼽은 전문가들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홍콩에서 운용되는 18억 달러 규모의 펀드가 선진국 비중을 늘리는 한편 이머징 내에서도 한국 대만 등을 팔고 호주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최근 한국에 대한 투자 의견을 낮춘 골드만삭스 등이 주요 매도 주체로 거론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5월 16일 “아시아 증시 내 한국의 상대적인 매력도가 낮아졌다”며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시장 비중’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렇다면 외국인의 ‘바이(Bye) 코리아’는 어디까지 갈까. 동양종합금융증권과 IBK투자증권 등은 간헐적인 반등이 주도주에 그치고 있는 점을 들어 앞으로 2100선 밑에서 바닥을 다지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만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면서 국내 기업의 하반기 성장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상반기 중 단기 조정 후 추세가 반전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도 있다. 하반기 들어 기업 이익이 더 좋아지고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물가 부담도 완화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중국과 미국의 성장성도 나쁘지 않다는 관측도 나와 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유동성 장세가 여전히 유효한데다 중국과 미국의 경기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연간 코스피 지수 목표를 2420에서 2630으로 210포인트 높여 잡았다. 하나대투증권도 270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오준 기자 jun@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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