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비즈 인사이드] 외식·쇼핑몰 ‘강세’…소셜 커머스 ‘등장’

뉴 트렌드

지난 3월 25일 배우 정준호와 아나운서 이하정의 결혼식장. 결혼식 사회를 맡은 신현준과 탁재훈은 “이 자리는 정준호의 결혼식이 아니라 화장품 론칭 쇼라고 보면 된다”고 말해 한바탕 웃음을 자아냈다.

아닌 게 아니라 이날은 연예계 대표 ‘절친’으로 손꼽히는 정준호·신현준·탁재훈이 2년간 준비했다는 화장품 브랜드 ‘3J’를 선보이는 자리였다. 2000여 명의 하객들에게 시중 판매가 4만8000원 상당의 로션 세트를 증정해 ‘통 큰’ 결혼 선물과 동시에 자연스레 브랜드 론칭 홍보까지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셈이다.

연예인들의 부업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과거에 비해 지금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론칭하는 케이스가 많다. ‘3J’처럼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공동 사업’을 한다거나 아예 그 분야 전문가와 손잡는 경우가 그것. 스타 마케팅에 따른 홍보 효과에다 전문가의 노하우가 합쳐져 시작부터 대박을 터뜨리는 일이 많다.

Still life of vintage television set with antenna raised.

전문가와 손잡고 대규모 사업

지난해 쇼핑몰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모델 오병진, 외식 사업 전문가 김치영 씨 등과 함께 ‘남자김치’를 오픈한 오지호는 6개월 만에 60억 원 매출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우며 김치 분야 부동의 1위였던 홍진경의 ‘더 김치’와 1위 다툼을 하고 있다.

스타일리스트 출신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의류 쇼핑몰 사업으로 이미 쏠쏠한 재미를 본 개그맨 이수근도 지난해 20년 지기인 친구와 손을 잡고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대규모 주점을 오픈했다.

지상 1층부터 5층까지 약 600m² 규모로 한 번에 최대 22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인테리어에서부터 차별화된 메뉴에 이르기까지 경쟁력을 갖춘 덕분에 17개 매장에 대한 가맹 계약까지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 한류 스타인 권상우도 사업 규모를 점점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09년 5월 커피 전문점 티어스(Tea-Us)를 오픈한 후 그해 12월 토털 코스메틱 브랜드 티어스(Tears)를 론칭했다. 권상우가 직접 제품 기획·개발·마케팅·광고 제작까지 참여해 화제가 됐으며 서울 명동 1호점에 이어 대구 동성로에 2호점을 내는 등 확산 일로에 있다.

이 밖에 탤런트 하유미는 마스크 팩 전문 업체 제닉과 함께 하유미 팩을 론칭, 12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연예인 사업 종결자’라는 닉네임을 얻었으며 현영도 지난 3월 현대홈쇼핑과 손잡고 의류 브랜드를 론칭, 첫 방송에서 13억 원 매출을 올리는 등 대박 행진에 가세했다.

이처럼 사업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는 연예인들을 보면 대부분 본인이 갖고 있는 이미지를 십분 활용하거나 자신만의 전문 영역인 경우가 많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강호동이다.

고깃집 ‘678’로 성공 ‘맛’을 본 강호동이 지난해 12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시작한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 3개월 만에 30여 개 이상의 가맹점이 오픈했고 올 연말까지 194개의 매장을 오픈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강호동 하면 대식가의 이미지가 떠올라 식욕이 당긴다는 게 가맹점 업주들의 의견이다.

개그맨 김병만도 ‘개그콘서트-달인’ 팀과 함께 ‘달인 돈까스’를 개발, 롯데홈쇼핑을 통해 론칭해 매진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 역시 김병만의 달인 캐릭터와 제품 이미지가 잘 맞아떨어진 케이스. 박명수는 탈모 예방 제품 쇼핑몰 ‘거성닷컴’으로 유명하다.

방송 중에도 자주 거론되는 ‘흑채’가 주력 아이템이다. 박명수는 직접 홈쇼핑에 나와 흑채를 뿌리기 전후 본인의 모습을 비교해 보여주는 등 모델을 자처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신해철은 음악이라는 자신의 전문 분야에 본인의 철학을 더해 지난해 ‘싸이렌음악원’을 열었다. ‘스파르타식 강경 음악 교육’이라는 지극히 신해철다운 슬로건을 내건 이곳에는 입시생뿐만 아니라 음악을 취미로 하는 일반인들까지 몰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 사업 전선에 뛰어드는 가수들이 많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4월 말 하하가 서교동에 돼지막창구이 전문점을 개업한 것을 비롯해 리쌍의 길과 개리도 강남과 건대입구 등 두 곳에서 역시 막창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가수 박효신도 지난해 신사동 가로수길에 막걸리 전문 주점을 오픈했으며 ‘DJ.DOC’의 이하늘도 인천에 실내 포장마차를 열었다. 원타임의 송백경과 오진환은 카레 전문점을, SG워너비 멤버 김용준은 최근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다이어트 도시락 쇼핑몰 ‘다이어트 마켓’을 오픈했다. 윤종신도 얼마 전 평창동에 커피 전문점 엘오비(LOB)를 열고 카페 음악회를 여는 등 팬들과의 소통 장소로도 활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아이돌 가수들도 부업 전선

눈에 띄는 것은 아이돌 가수들의 부업이다. ‘빅뱅’의 승리는 자신의 고향인 광주광역시에 댄스 아카데미인 ‘승리아카데미’를 오픈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승리는 “돈에 얽매이지 않고 노래하고 싶었다”며 사업의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걸그룹 티아라도 여성 의류 전문 쇼핑몰 ‘티아라닷컴’을 운영 중이며 카라의 구하라와 박규리도 ‘카라야’라는 쇼핑몰을 오픈했다. 이뿐만 아니라 세븐도 얼마 전 찜닭집을 오픈해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가수들의 부업 뒤에는 가요계 불황이라는 그늘도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음반 판매 수익이 예전 같지 않아 나름의 재테크가 필요한 것이다.

사업 종목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강세는 음식점, 카페 등 먹을거리와 의류 쇼핑몰이다. 특히 의류 쇼핑몰은 여성 연예인들 사이에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경쟁이 치열하다는 단점은 있지만 접근 자체가 쉬울 뿐만 아니라 스타 마케팅이 가장 잘 통하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이승연(바니스힐), 이소라(우드리), 백지영과 유리(아이엠유리), 이윤미(쁘띠 루시), 백보람(뽀람), 김원희(키미쇼), 변정수(엘라호야), 박경림(뉴욕스토리), 진재영(아우라제이) 등 수많은 쇼핑몰이 성업 중인 가운데 최근에도 탤런트 이유리가 쇼핑몰 ‘미스투데이’를 오픈, 첫 달에만 5억 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리는 등 대박 최고경영자(CEO) 대열에 합세했다.

먹을거리 중 가장 대중적인 아이템은 치킨 사업이다. 이경규, 컬투, 개그맨 김대희 등이 이미 치킨 사업으로 재미를 봤으며 최근에는 개그맨 허경환이 자신의 ‘식스팩’을 만든 닭가슴살을 주 아이템으로 한 닭가슴살 쇼핑몰 ‘허닭’을 오픈해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트렌드에 민감한 신종 아이템도 생겨나고 있다. 개그맨 장동민이 주인공. 장동민은 최근 급부상한 소셜 커머스 열풍에 가세, 전 재산을 투자해 ‘연예인디씨’라는 소셜 커머스 방식의 쇼핑몰을 창업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스타들이 사업을 할 때는 분명 이점이 크다. 특히 홍보 면에서는 효과가 탁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 소비자들은 단순히 이름값에 열광하지 않는다. 준비 없이 시작했다가는 실패의 쓴맛을 피할 수 없다.

최근 ‘김나운의 더 키친’을 열고 국수 사업을 시작한 김나운은 제품 개발에만 꼬박 3년을 쏟아 부어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만들겠다는 사명감이 동력으로 작용했고 소비자들은 그 정성을 한눈에 알아봤다.

반면 얼마 전 새로 사업을 시작한 모 연예인은 “지인의 제의로 대표 자리에 앉았는데 생각보다 수익이 많지 않아 그만둘까 생각 중”이라고 고백했다.

박진영 기자 bluep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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