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현선해 학장 “차별화된 글로벌 인재 육성에 올인”

현선해 성균관대 경영학부 학장

성균관대는 삼성그룹을 재단으로 영입한 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학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적인 명문대를 지향하고 있는 성균관대는 국제화 역량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08년 신설된 글로벌경영학과다. 성균관대의 글로벌경영학과는 미국 인디애나대 켈리스쿨의 커리큘럼을 도입하고 100% 영어 강의뿐만 아니라 전문화되고 강도 높은 경영학 교육을 통해 MBA 학위 소지자 수준의 전문 지식을 갖추게 한다는 목표를 갖고 출범했다.

오는 2012년이면 그동안 성대 경영학부의 야심작이었던 글로벌경영학과의 첫 졸업생이 배출된다. 글로벌경영학과의 설립 및 운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현선해 경영학부 학장을 만났다. 그는 학생들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무척 높았다.

글로벌경영학과는 2008년 설립 때부터 차별화된 커리큘럼과 파격적인 장학 제도로 화제가 됐습니다. 그동안 학생들을 어떻게 훈련시켰습니까.

글로벌경영학과의 설립 동기는 우선 기존의 경영학 교육을 넘어 학부에서 배출할 수 있는 최고의 경영학 인재를 키워보자는 취지였습니다. 초기부터 글로벌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인디애나대 켈리스쿨의 커리큘럼을 도입했습니다.

100% 영어 강의뿐만 아니라 수업의 강도도 무척 높아 학생들이 한 학기 15학점 이상을 이수하는 데도 힘겨워합니다. 커리큘럼 자체가 기존과 달라 한 과목을 들어도 다른 대학 경영대 수업 2~3개를 듣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3학년 1학기부터 배우는 아이코어(Intergreated Core) 전공 필수 과목은 재무·마케팅·전략·생산운영관리를 유기적으로 통합해 배웁니다.

재무 따로, 마케팅 따로 배우고 졸업해 경영 현장에 나갔을 때 기본 지식은 어느 정도 갖췄을지 모르지만 기업 경영에서 각 분야가 어떻게 연관돼 기능하는지 명확히 알지 못해 제한된 시각으로 경영을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코어 프로그램은 이러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것으로 다른 데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화된 교육입니다. 사례 연구도 켈리스쿨의 해외 사례를 많이 참고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강도 높은 수업에 힘들어하지 않습니까.

학생들이 강도 높은 과정을 따라올 수 있도록 학사 관리의 수준도 높였습니다. 신입생은 전원 기숙사에 입실해야 하며 1년 동안 마치 훈련소처럼 경영대 차원의 엄격한 관리를 받습니다.

매학기 시간표가 주어지고 시험과 퀴즈도 수시로 치러야 하죠. 힘겨워 하기는 하지만 전국 상위 0.4%의 우수한 인재들이므로 충분히 따라가고 있습니다. 아울러 고학년이 될수록 전공 과정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지고 스스로의 만족도도 높아집니다.

다만 학생들끼리의 경쟁은 매우 치열합니다. 글로벌경영학과 학생들의 70%는 전액 장학금을 받습니다. 평점 3.3 이하로 떨어지면 장학금이 취소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 영어 강의에 대해 내용 전달이 힘들고 토론이 활성화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여러 수업 중 일부가 영어 강의일 때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모든 강의가 영어로 진행되면 점점 자연스럽게 적응해 나갑니다. 우리 학생들은 1학년 때 영어 강의를 힘들어하지만 2학년이 되면 놀랄 정도로 잘 적응합니다.

그리고 전공에 따라 차이도 있을 겁니다. 역사나 철학을 영어로 강의하면 교수나 학생들 모두 매우 어렵습니다. 우리말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니까요. 하지만 전공 특성상 경영학은 영어 강의에 적합하고 효과적입니다.

졸업반이 되면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수준이 됩니다. 복수 학위제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미국의 인디애나대로 가서 수업을 듣는데 그곳에서의 성적을 체크해 보면 가자마자 상위 그룹에 포함됩니다. 인디애나대에서도 오자마자 수업에 잘 적응하는 학생들을 보고 놀라워 합니다. 우리 학생들은 영어뿐만 아니라 졸업 때까지 중국어도 필수로 공부해야 합니다.

최근 기업에서 창의적 지능이 높은 인재를 많이 원하는데, 이러한 능력을 육성하기 위한 노력이 있습니까.

우리는 인문학과 경영학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서양사·동양사·과학사·심리학·국제정치 등 인문학을 필수로 들어야 합니다. 주입식 강의가 아니라 토론과 발표식입니다. 인문학이야말로 창의성의 토대가 된다고 봅니다.

이와 함께 우리 학생들은 인의예지(仁義禮智)라는 교시에 따라 유학의 핵심 내용을 귀가 따가울 정도로 듣습니다. 성대 출신들은 온화하면서도 적극적이며 속한 조직에 몰입하고 충성을 다하는 스타일이라는 평가가 여기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많은 기업들이 선호하는 인재상이라고 봅니다.

내년 2월이면 글로벌경영학과의 첫 졸업생이 배출됩니다. 어떤 기대를 하고 있습니까.

우리 학생들의 취업은 걱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원하는 데로 가느냐의 문제이며 여러 기업을 골라 갈 수 있습니다. 꼭 대기업이나 금융권 등 한 방향이 아니라 학계·언론계·공무원·연예계까지 다방면에서 재능을 살려 활약해 줄 것을 학장으로서 당부하고 있습니다. 강도 높은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은 학생들이기 때문에 사회에 나가면 각 분야에서 경쟁자들과 확연히 다른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텍사스대(UTD)에서 선정한 2006 ~2010년 논문 실적 기준 경영대학 순위에서 성균관대가 185위에 올랐습니다.

국내 대학 중 세 번째로 높은 순위입니다. 이 순위는 우리 교수들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논문 실적은 교수 수와 연관이 있는데 가장 높은 순위(99위)에 든 고려대는 교수가 80여 명입니다.

우리 경영대는 현재 총 38명으로 앞으로 적극적으로 채용해 60~70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아직 수는 적지만 이번 평가에서 입증됐듯이 교수진의 실력은 매우 우수합니다.

새로 경영학부장을 맡고 어깨가 무거울 것 같습니다. 임기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난해 12월 경영학부장 겸 경영전문대학원장을 맡았습니다. 임기 동안 연구와 교육이라는 두 개의 큰 축에서 보다 구체적인 평가 기준을 만들 것입니다. 연구 측면에서 승진·재임용하기 위해 교수들에게 보다 높은 기준을 제시할 것이고 새로 채용하는 교수는 국제 저널 기준으로 실적이 있는 이들이 될 것입니다. 교육 차원에서 고교 성적 상위 그룹의 학생들에게 방목되는 교육이 아니라 제대로 된 학부 교육을 제공할 것입니다.

현선해 성균관대 경영학부 학장
1958년생.
84년 성균관대 경영대 졸업.
87년 미국 아이다호주립대 경영학 석사.
92년 미국 콜로라도대 경영학 박사.
2004년 성균관대 입학처장.
2008년 성균관대 경영학부 글로벌경영 전공주임교수.
2010년 성균관대 경영학부장·경영전문대학원장·경영대학원장(현).


대담=권오준 취재부장 jun@hankyung.com┃정리=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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