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 투자 노트] 버핏처럼 ‘1등주’에 분산 투자하라

성공하는 주식 투자 ③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 신용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미 국채에 대한 신용 등급 전망을 책정한 지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여파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식시장은 같은 날 일제히 주가가 조정받았으며 달러의 대안으로 금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신용 평가사인 S&P사가 어떤 이유에서 미국의 신용 등급을 하향했든지 간에 분명한 것은 미국 행정부와 의회에 대해 금융 위기 이후 늘어난 재정 적자의 감축에 대해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금융시장에서 6월 말 2차 양적 완화의 종료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나온 미국의 신용 등급 전망 하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로 하여금 추가적인 양적 완화 정책을 어렵게 하는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아직 주가 상승 여력 커

결국 2차 양적 완화 종료를 앞두고 그동안의 주식시장 강세의 주요 원인이었던 풍부한 유동성이 경색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상반된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첫째는 주식시장이 각국 정부의 재정 정책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유동성 회수 시에는 주식시장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현재의 주가 상승세를 감안할 때 정도의 문제이지 너무나 당연한 조정 논리다.

또 한 가지는 양적 완화의 종료에도 불구하고 유동성이오히려 줄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물론 이 배경에는 낮아지고 있는 미국의 실업률과 호전되고 있는 산업 생산 등 실물경기 회복에 따라 돈이 돈다는 가정이 있다.

총유동성은 통화량과 화폐 유통 속도의 함수다. 그동안 가장 큰 문제는 실물에서 돈이 돌지 않아 유통 속도가 떨어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업률이 하락하면서 신용이 창출되고 화폐 유통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지표들이 나오고 있다.

한편 유동성을 제외하고도 ‘경기와 기업 실적’이라는 펀더멘털은 호전이라는 한 방향을 나타내고 있어 주가의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기에 주가 상승 폭이 너무 크지 않느냐의 문제는 있지만 현재 시장 주가수익률(PER)이 10배 전후인 것을 감안할 때 아직은 주가의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향후 1개월 동안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는 양적 완화의 종료도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면 지난 호에 이어 주식에 잘 투자하는 방법을 마저 알아보자. 이번이 세 번째 시간으로 첫날은 ‘턴어라운드 기업 찾기’, 두 번째는 ‘메가트렌드를 찾아서 장기 투자하기’를 정리했다.

이번에는 ‘워런 버핏식 1등주 투자’에 대해 알아본다. 요즘 주식시장의 특징은 ‘가는 종목만 가는’ 장이다. 중국 내수의 수혜, 또 일본 지진과 원전으로 가동에 어려움을 겪는 일본 산업과 겹쳐 수혜를 보는 한국의 주요 제조업이 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자동차와 석유화학이 대표적이다.

주가가 올라도 실적 개선 폭이 그 이상으로 커서 주가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부담스럽지 않다. 향후 경기 전망을 감안하더라도 성장 전망이 밝아 보인다. 이것이 메가트렌드다. 하지만 필자는 지난 호에서 메가트렌드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업종별 1등주 투자를 검토해 보려고 한다.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보면 투표하는 기계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 가치’라는 무게를 다는 저울이다.” 가치 투자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말이다.

즉,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는 미인 투표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 가치에 따라 저평가된 기업은 주가가 반드시 오른다는 의미다. 현재와 같은 장세에서 생각해 볼만한 말이다.

메가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의 내수 수혜주가 이제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단기적으로 상승 폭이 커서 다른 1등주들도 같이 보자는 차원이다.

한편 세계적으로 보면 1등주 투자로 성공한 대표적인 인물이 워런 버핏이라고 할 수 있다. 버핏은 확실한 경쟁력 우위의 기업들에 투자했다. 특히 독점적인 기업을 더욱 좋아했다. 월트디즈니가 그랬고 코카콜라가 그랬다.


두꺼비보다 왕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래프>와 같이 국내 주요 산업의 대표주들의 최근 10년간의 주가수익률을 보면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무려 23배나 상승했고 현대차가 13배, 삼성화재가 7배, 포스코와 삼성전자가 5배 이상의 주가 상승세를 기록했다. 최근 10년간 코스피의 주가 상승률은 3배를 넘지 못하며, 이를 감안하면 1등주에 대한 투자는 상당히 효과적인 주식 투자 방법인 것은 분명하다.

“지난번 보고서 내용에서 밝힌 바와 같이 가끔 세일 가격으로 ‘두꺼비들(toads)’을 사서 키스를 해보았지만, 우리의 키스는 별 효험이 없었다. 그러나 ‘왕자들(princes)’을 산 것들은 성과가 좋았는데 그러나 그것들은 매수 당시에 이미 왕자들이었다.

최소한 우리의 키스가 그들을 도로 두꺼비로 변신시키지는 않았다. 결국 우리는 손쉽게 왕자들을 알 수 있었던 회사의 지분을 두꺼비 가격으로 샀던 것에서 수시로 큰 성공을 거뒀다.”(워런 버핏이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결국 버핏은 왕자가 두꺼비 가격일 때 사면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으며 우량 기업이 일시적인 손실로 수술대 위에 올라갈 때가 가장 좋은 투자 기회라고도 했다. 결국 우량 기업을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싸게 산다면 더 좋은 투자라는 뜻일 것이다.

<표>는 한국의 주요 산업과 산업 내 1등주의 실적 및 투자 지표다. 최근 1년의 주가 상승률을 보면 LG화학·현대차·현대중공업의 주가는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반면에 유한양행이나 CJ제일제당 같은 내수 업종의 1등 기업들은 최근 1년 사이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

예상 주가순자산배율(PBR)이 석유화학은 3배가 넘고 조선이나 자동차 대표주는 1.7배를 기록하는 반면에 CJ제일제당은 1배의 PBR를 기록했다. 최근 주가가 약세를 보였던 금융과 음식료, 제약 같은 대표 내수 업종의 1등 기업을 보면 이익 증가율이나 밸류에이션에서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크다.

장기로 보면 메가트렌드의 1등주가 더 유리할 수도 있겠지만, 향후 1년 정도를 생각할 때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내수 1등주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리스크를 피하고 1등주의 프리미엄을 얻으려면 각 업종 내 1등주를 중심으로 분산 투자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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