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타트업] 앱으로 생방송 ‘와우’…조회수 ‘쑥쑥’

김호근 아이쿠 대표

김호근 아이쿠 대표가 지난 2009년 7월에 설립한 아이쿠는 그 뒤로 약 2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서비스 하나를 접고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해 대기업과 제휴하는 등 실패와 성공을 두루 경험하며 성장해 가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더 큰 해외시장을 겨냥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창업을 처음부터 의도한 케이스는 아니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으로 한 그는 공학도이면서도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컸다. 그는 영상 서비스에 관심이 많았다.

자신의 적성이나 소질이 창업에 맞는지도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소규모 시스템 통합(SI) 업체에 다니고 있던 그는 마음에 맞는 두 사람을 만나게 된다. 나중에 함께 창업하는 김석진 최고기술책임자(CTO)와 구환희 이사다.

싸이월드 동영상 솔루션을 개발하던 중에 두 사람을 만났고 마음이 통해 스터디를 함께하게 됐다. 그러던 중 2008년 LG유플러스(당시 LG텔레콤)의오즈모바일 콘텐츠 공모전에 참여했다가 대상을 받았다. 사흘 만에 뚝딱 만들었는데 대상을 받자 ‘창업을 해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됐다고 한다.

그해 9월에 네오위즈인터넷의 네오플라이라는 벤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창업과 관련된 보다 구체적인 길을 알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9년에 그는 두 사람과 함께 아이쿠를 설립하고 첫 서비스 테레비닷컴을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강원도·네오위즈 등이 함께 주관하는 비즈 스파크(Biz Spark)라는 프로그램에 지원하면서 강원도 춘천에 사무실을 내게 된 것도 이 시점이었다.

테레비닷컴은 유튜브에 올라 있는 동영상에 댓글·자막·태그 등을 달 수 있는 서비스였다. 동영상을 친구와 함께 보면서 놀 수 있게 하자는 게 주된 취지였다. 동영상이 삽입된 웹페이지에 댓글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동영상 위에 직접 댓글을 쓰는 방식이다.

그런데 테레비닷컴은 성과가 별로 좋지 않았다. 보통 이럴 때는 흔히 말하는 SI 업무 외주를 하곤 한다. 일단 운영비를 벌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우연히 시작된 창업…성공과 실패 경험

그런데 김 대표는 그런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왜 그럴까.

“외주를 받았으면 아마 본래 하려고 했었던 일에 집중하지 못했을 겁니다. 집중하지 못했으면 생각했던 대로 사업을 진행하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테레비닷컴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아이쿠는 지난해 6월 트윗온에어라는 서비스를 새로 내놓았다. 아이폰 등 스마트폰으로 방송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것이다. “1주일 뒤 판도라TV가 비슷한 앱을 출시했는데, 판도라TV가 아쉬워할 만큼 아이쿠가 만든 앱의 품질이 좋았습니다.”

트윗온에어는 폭발적이진 않았지만 앱으로 생방송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열혈 사용자층을 확보하게 됐다. 그리고 그 덕분에 KT와 만나게 됐다. 지난해 여름 KT와 처음 만난 후 협력 방안을 논의하던 김 대표는 지난해 말 KT의 올레닷컴에서 트윗온에어를 서비스하기로 하고 이름도 올레온에어로 개편하게 된다.

올 초 개편해 새로 시작한 올레온에어는 예고 없이 벌어진 행사나 미팅의 생생한 현장 방송용 앱으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지난 2월 11일에는 올레한 소개팅이라는 행사가 있었는데 이게 대표적인 사례다.

올레온에어가 지향하는 것은 무엇일까. 유스트림이나 유튜브처럼 미디어를 지향하는 것일까. 김 대표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동영상 생방송 그 자체가 메인이 아니라는 것도 트윗온에어와 올레온에어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유스트림이 내가 모르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공유하는 방송이라고 한다면 올레온에어는 좀 더 아는 사람들끼리 소통하기 위한 방송이라고 보면 됩니다. 소셜은 오픈 형식도 있지만 지인과의 연계가 중요한 목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오픈 방식은 많이 있지만 프라이빗한 그런 스타일은 거의 없죠. 아이쿠는 그런 프라이빗한 시장을 노리고 만들었습니다.”

미디어 아닌 플랫폼 지향

올레온에어에는 지금까지 7만여 건의 동영상이 등록돼 있다. 등록된 콘텐츠 중 조회가 가장 많았던 것은 2010년 8월 26일에 있었던 ‘장난스런 키스 제작 발표회’로, 누적 조회수는 10만2512건에 달한다.

올레온에어는 지난해 KT와 제휴하면서 이름이 변경됐고 그러면서 앱 명칭도 바뀌었다. 과거 트윗온에어 시절에 쌓아왔던 누적 다운로드가 다 사라지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아직 앱 다운로드 수 자체는 많지 않다. 하지만 올해 초 올레닷컴에 오픈한 뒤로 사람들의 반응이 좋고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어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어느 정도 되면 올레온에어를 통한 수익 창출이 본격화될 수 있을까. 김 대표는 일단 올해 100만 다운로드를 목표로 삼고 있다. 그 정도면 올레온에어를 통해 올라온 동영상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 모델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테레비닷컴을 접어야 했지만 그는 다른 방식으로 당시 생각했던 서비스 개념을 살릴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이미 개발 단계에 들어갔고 8월 중 텔레비전닷컴과는 또 다른 새로운 영상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가 준비하고 있는 영상 소셜 네트워크는 어떤 모습일까. “인스타그램 아시죠? 인스타그램은 사진을 기반으로 한 소셜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것은 비슷한 콘셉트이지만 영상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는 새롭게 준비하는 이 영상 기반 소셜 네트워크를 우선 해외에서 서비스할 예정이다. “작년부터 준비해 왔는데 올 초까지만 해도 이런 서비스가 해외에 전혀 없었는데 최근에 미국 벤처 기업 한두 군데가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더라고요. 시장이 아직 초기이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슬슬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좀 서둘러야지요.”

임원기 한국경제 IT모바일부 기자 wonkis@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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