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M&A 시장 급성장…브라질 진출 기회

브라질 기업 M&A

브라질 기업의 특징 중 하나는 가족기업 형태의 소규모 회사가 많다는 것이다. 특정한 영역에 집중하면서 규모를 키우지 않고 여러 세대를 거쳐 이어지는 역사를 가진 회사들이다.

그러다 보니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업을 확장하거나 변모시키는 일에 그리 친숙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젊은 세대들이 가업을 잇지 않는 경우가 늘면서 M&A를 희망하는 회사들이 생기고 있다.

브라질의 M&A 시장은 2002년에서 2005년 사이에 연평균 384건을 기록했다. 그런데 2006년에서 2009년 사이에는 평균 645건으로 급증하더니 2010년에는 무려 787건에 달했다. 2010년 12월에만 발표된 M&A는 89건으로 이는 브라질 M&A 역사상 최대였다.

M&A 건수의 증가 추세를 보면 분명 브라질 M&A 시장은 다른 산업 분야와 마찬가지로 성장 일로에 들어섰다고 봐야 한다. 2011년 브라질 M&A 시장을 지금까지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출발로 보는 시각들이 있는데 결코 과장은 아닌 것 같다.

금액 기준으로 M&A 규모를 가늠해 보기는 쉽지 않다. 거래 금액이 공개되지 않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2010년 발표된 787건의 M&A 거래 가운데 금액이 공개된 거래는 35%(273건)에 불과하다.

금액이 공개된 거래를 기준으로 보면 2010년 총 M&A 거래 금액은 636억 달러(약 70조 원)이고, 평균 거래 금액은 2억3300만 달러(약 2564억 원) 정도다.


외국인 지분 투자 방식으로 기업 사냥

브라질 M&A 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인수 자금을 위한 금융이 사용되지 않거나 매우 적은 부분만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거래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브라질 내에서 자금을 조달하면 이자율이 너무 높아 소위 레버리지 효과가 적기 때문이다.

2011년 3월 2일 브라질 중앙은행이 발표한 기준금리는 11.75%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 비해 무척 높은 수준이다. 한국 기업이 브라질에서 M&A를 시도한 사례는 발견되지 않지만 외국인의 브라질 내 M&A 참여는 2010년 기준으로 그 비율이 40%에 이를 정도로 활발하다.

칼라일(Carlyle) 그룹은 2010년 여행사인 CVC의 지분 63.6%(약 470억 원), 건강보험 서비스 회사 콰일코프(Quailcorp)의 지분 70%(약 7400억 원), 브라질 최대 여성 란제리 제조업체 스칼리나(Scalina) 등을 지분 인수를 통해 사들였다. 미국 블랙스톤 그룹은 브라질 대표 투자회사 파트리아의 지분 40%(2억 달러), JP모건은 다른 투자회사인 가비아의 지분 55%(2억7000만 달러)를 각각 취득했다.

외국인의 브라질 기업 M&A는 원자력에너지 산업, 의료 서비스, 우편, 항공우주 산업 등을 제외하곤 특별한 법률상 제한이 없다. 이에 따라 브라질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로서는 단독 또는 합작 투자 형태의 신설 법인 설립 이외 브라질 회사의 지분 취득 등의 M&A 방식 투자를 고려해 볼만하다. 우발채무 등 M&A 사전 단계에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은 많지만 안정적인 시장 진입에는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정철 법무법인 지평지성 변호사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