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LG 독주에 삼성·SK ‘속앓이’ 끙끙

국내 ‘2차전지’ 전쟁 3국지 지형도

LG화학이 지난 4월 6일 충북 오창산업단지 내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공장을 준공하면서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국내 업체로는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용 배터리(이차전지)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내연기관에서는 엔진과 변속기의 기술을 가진 업체가 주도권을 가졌지만 전기차에서는 작으면서도 충전 용량이 큰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업체가 주도권을 가지게 된다.

모터·인버터·컨버터는 쉽게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관건이지만 배터리는 안정성이 관건이므로 기술이 없는 업체가 뛰어들기 어렵다. 전기차 가격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배터리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일본이 먼저 시작했지만 일본은 니켈-수소 배터리 방식을 고집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동일한 무게의 니켈-수소 배터리에 비해 2배 이상의 전기를 저장할 수 있지만 폭발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일본 업체들이 개발을 꺼린 것이다.

그러나 LG화학이 기술적으로 안정적인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하면서 현재 일본을 제외하고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3사 중에서는 현재 LG화학이 멀찍이 앞서 있다.

납품 계약을 맺은 업체만 10개 업체로, 납품 업체가 전기차(하이브리드카 포함)를 시판하고 있는 곳도 LG화학이 유일하다.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연간 160만 대 수준인 전기차 시장은 2015년 580만 대로 늘어나면서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도 2013년 8조 원, 2015년 16조 원으로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LG화학은 예상하고 있다.


뒤늦게 뛰어든 삼성·SK는 ‘고전’

그에 비해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한 발 뒤져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05년부터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을 시작했고 삼성SDI는 2008년에야 독일 자동차 부품 업체 보쉬와 합작사인 SB리모티브를 만들어 개발을 시작했다.

납품 계약 실적도 미미하다. SB리모티브는 완성차 업체로는 2009년 BMW, 2010년 크라이슬러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고 부품 업체인 델파이와는 2009년 12월 계약했다. 그러나 시장의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다.

BMW는 프리미엄 자동차 메이커로 대량으로 팔리는 메이커가 아니고 크라이슬러도 미국에서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두 업체 모두 대중형 전기차 생산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삼성SDI는 “아직 전기차용 배터리를 위한 공장 증설 계획이 없다”고 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09년 다임러 산하 미쓰비시후소의 하이브리드 상용차용 배터리 공급 업체로 선정됐고, 2010년 현대차의 전기차 블루온과 기아차의 소형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2011년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스포츠카인 SLS AMG의 전기차 모델인 이셀(e-Cell)에 배터리 공급 계약을 했다. SK이노베이션의 납품 차량들도 전기차 대량생산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블루온이 올해 250대 공공 기관에 납품하지만 “매출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하다”고 SK이노베이션은 전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충남 서산에 연 2만5000대 수준의 생산 공장을 만드는 중이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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