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떡으로 240억 매출…“세계 진출할 것”

임철한 예다손 대표

최근 ‘히트 상품’으로 캡슐 커피가 주목받고 있다. 캡슐 커피는 커피 원두를 로스팅(분쇄) 처리하자마자 캡슐에 진공 포장으로 담아낸 고급 커피다. 캡슐 커피 기계에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언제 어디서든지 전문점 수준의 다양한 종류의 커피가 만들어진다. 높아진 소비자의 입맛과 간편한 것을 좋아하는 현대인의 성향을 모두 만족시킨 것이다.

떡카페 ‘예다손’의 임철한 대표가 개발한 ‘미니 떡 케이크’는 가히 캡슐 커피를 연상하게 만든다. 냉동 생지를 낱개로 포장해 간단한 조리 기구에 올려놓은 뒤 전자레인지에 5분만 돌리면 떡집에서 갓 찐 듯한 따끈하고 부드러운 떡이 완성된다.

사실 떡은 하루만 지나도 맛이 떨어지면서 딱딱해진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떡이지만 아무 때나 쉽게 먹을 수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이 제품은 전자레인지만 있다면 어디에서든 맛있는 떡을 맛볼 수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미니 떡 케이크는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말 TV 홈쇼핑에 첫선을 보이자마자 불과 30분 만에 준비한 3000세트가 모두 팔려나갔다. 당시 판매액은 1억2000만 원에 달했다.

아무리 조리법이 간단할지라도 먹을거리의 기본은 ‘맛’이다. 임 대표는 “예다손 떡의 맛만큼은 그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다”라고 자부한다.

예다손은 1965년 전라도 광주의 방앗갓 골목에서 시작한 ‘창억떡집’이 그 효시다. 임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떡 만드는 것을 봐왔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부터 바로 부모님 일을 돕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즉 예다손 떡 맛의 깊이는 40년이 넘는 것이다.

선대가 떡의 맛을 이끌었다면 후대는 이를 사업으로 키웠다. 2002년 임 대표가 가업을 이으면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것이다. 2008년 이 회사의 매출은 27억 원이었다. 단일 떡집으로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2009년 119억 원으로, 2010년에는 240억 원으로 순식간에 점프했다. 임 대표는 “올해 4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성공의 비결은 2009년 론칭한 ‘예다손’이라는 프랜차이즈 떡카페 브랜드 때문이다. 임 대표는 “창억떡집에서 쌓은 45년간의 맛과 제조 방법을 기반으로 새로운 유통 방식을 도입했다”라고 설명했다.

보통 떡 프랜차이즈 업체는 미리 쪄진 냉동 떡을 해동하거나 다시 찌는 방식으로 고객에게 떡을 제공한다. 반면 예다손은 본사에서 냉동 상태의 생지를 가맹점에 제공해 이를 즉석에서 쪄내는 방식으로 판매한다. 그 결과 ‘맛의 차원’이 달라지는 것이다.

실제로 예다손에는 기술 개발을 전담하는 직원이 5명 있다. 이 부서에서 만든 떡과 관련된 특허만 38개, 이 가운데 15개가 특허청에 등록이 완료됐다. 떡 제조 방법을 비롯해 떡을 유통하고 소비자에게 내놓은데 필요한 특허들이다. 타 기업들이 따라할 수 없을 정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임 대표는 앞으로 두 가지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지금의 떡 맛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해외에 진출하는 겁니다. 지금까지 유통의 어려움 때문에 떡의 세계화가 힘들었지만 우리의 기술은 이를 충분히 가능하게 했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약력 : 1971년생. 1989년 광주 광덕고등학교 졸업. 1995년 가업 전수. 2002년 창억 광주 동명점, 대전 월평점 사장. 2007년 예다손 대표이사(현), 창억떡집 대표이사(현).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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