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SCM 트렌드는 ‘글로벌화·통합화’

마크 피어슨 엑센츄어 글로벌 공급망관리 대표

“글로벌 기업들은 지난 글로벌 금융 위기 때 기존 로컬 중심의 공급망을 글로벌 단위로 통합·정비했습니다. 그 덕분에 급변하는 외부 요인과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됐죠. 한국 기업들은 최근 일본대지진, 환율, 원자재 값 폭등과 같은 변동성에 역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체질을 갖춰야 합니다.”

22년 경력의 공급망관리(SCM, Supply Chain Management) 부문 전문가 마크 피어슨 엑센츄어 글로벌 공급망관리 대표는 한국 기업들에 역동적인 공급망 관리를 주문했다.

그는 글로벌 리스크를 극복한 주요 기업들이 세계 여러 곳에 많은 공급 업체를 두고 기존 공급 업체와 새로운 공급 업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네슬레·나이키·바이엘·로쉬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의 공급망 전략 및 전환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서구의 기업들은 약 10년 전만 해도 지역적이고 개별적으로 공급망을 관리했습니다. 따라서 각종 리스크에 노출되기도 했고 일정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비용도 많이 지출하는 편이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은 공급 업체를 글로벌화하고 서로 연결하는 것이었습니다.

부품 조달을 계획하고 구매하는 모든 과정에서 공급 업체들과 이야기를 맞춰나가면서 시간·비용·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었죠. 공급망을 통합하면서 공급 업체와 더 긴밀한 관계가 성립됐을 뿐만 아니라 상호 이익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월마트·P&G·유니레버 등 기업이 이러한 문화를 선도했습니다.”

한편 피어슨 대표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기업과 공급 업체 간 ‘초과이익 공유제’는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협력업체 간의 관계에 간섭하는 것은 매우 일반적이지 않은 일입니다. 한국의 기업들은 현재 공급망을 정비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정부가 협력업체끼리 이익을 서로 공유하라고 관리하는 것은 좋지 않은 간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장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개입은 왜곡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피어슨 대표는 한국의 대기업들이 공급 업체를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면 궁극적으로 이익 공유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고 중소기업도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어슨 대표의 이번 한국 방문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기업들의 최근 정세를 파악하기 위한 아시아 순방의 일부다. 아시아의 주요 고객사를 방문하고 주요 이슈가 무엇인지 논의하며 다른 나라의 기업 사례도 알려주는 등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이번 아시아 방문의 목적이다.

글로벌 전문 컨설팅사인 엑센츄어는 전 세계에 160개의 사무소를 내고 2300개의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피어슨 대표는 “한국 기업들은 공급망 관리, 아웃소싱, 물류 등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그러한 고민은 해외에 비슷한 사례가 있다면 이른 시간에 정확한 솔루션이 나올 수 있다”라며 “엑센츄어의 범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통한 노하우가 한국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약력 : 1963년생. 87년 영국 애스턴(Aston)대 경영학과 졸업. 엑센츄어 글로벌 시장 공급망관리 대표 및 엑센츄어 경영컨설팅 수석대표(현).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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