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출입 대일 의존도 10%대…영향 ‘미미’

일본발 후폭풍, ‘세계의 공장’ 덮치나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을 강타한 리히터 규모 9.0의 대지진이 중국 경제에 여진(餘震)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제조 대국으로 올라선 중국을 떠받쳐 온 일본의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본이 중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하락세여서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되레 일본의 피해 복구에 필요한 철강과 시멘트와 같은 원자재는 물론 생필품과 식품·농산물의 대일 수출이 크게 늘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일중 라인이 흔들리면 전자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아이폰 생산이 대표적이다. 대만 폭스콘의 중국 공장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조립하지만 플래시메모리 등 일부 핵심 부품은 일본에서 조달해 왔기 때문에 폭스콘의 위탁 생산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남방일보)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디지털카메라에 들어가는 플래시메모리 세계시장의 30%는 일본산이다. D램도 세계 생산의 15%를 일본산이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전자 설비 생산은 세계시장의 13.9%를 점유했다.

전자 기업들 생산 중단 위기

<YONHAP PHOTO-1830> A woman reacts after buying boxes of Japanese milk powder for her family outside a store in Hong Kong March 16, 2011. Hundreds of people in the territory, worrying that future Japanese baby products will be contaminated by radiation, have lined up for milk powder. Radioactive materials spewed into the air by Japan's earthquake-crippled nuclear plant may contaminate food and water resources, with children and unborn babies most at risk of possibly developing cancer. REUTERS/Bobby Yip (CHINA - Tags: BUSINESS FOOD POLITICS DISASTER IMAGES OF THE DAY)/2011-03-16 13:39:06/ <저작권자 ⓒ 1980-201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도시바 등 일본 기업의 공장 가동 중단으로 중국 쑤저우 공단에 있는 전자제품 기업들이 원자재 조달 차질로 생산 중단 위기에 처해 있다(중국신문망)는 보도 역시 일본 부품 산업이 중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준다.

낮은 인건비 등 비용 절감을 위해 앞 다퉈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기업도 일중 라인 손상에 따른 영향권에 있다. 가격 경쟁이 가열되면서 납품처를 줄인 것이 되레 공급망의 취약성을 높였다(파이낸셜타임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국제금융센터의 이치훈 연구위원은 “일본 지진으로 중국의 여행업 등 일부 산업의 피해가 우려되지만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에서 일본의 비중이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을 그 근거로 들었다.

중국의 대일 수출과 수입이 전체 수출과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각각 16.7%와 18.4%에서 지난해 7.7%와 12.7%로 줄었다. 더욱이 지난해 중국의 대일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대일 수입은 3.4%에 머물렀다. 중국의 외자 유치 가운데 일본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6년 6.3%에서 지난해 3.9%로 하락했다.

게다가 이번에 지진 피해가 가장 큰 미야기 현 등 4개 현의 경제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육박한다. 제조업 중심의 대중국 경제 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또 다른 근거다.

일본의 피해 복구에 따른 중국의 대일 수출 증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진과 쓰나미로 망가진 도로와 철도 등 인프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한 철강과 시멘트 등의 수요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 2위 철강사인 JFE스틸 등이 화재 등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이번 지진에 따른 철강 생산능력 감소분만 3000만 톤에 달한다(남방일보)는 추정도 있다. 중국 철강 산업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방사성물질의 피폭으로 일본 내 식품과 농산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산 식품 수출도 활기를 띨 전망이라는 보도도 줄을 잇는다.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제조업은 당장 일본의 부품 공급 차질에 따른 충격을 받겠지만 이는 시간이 갈수록 완화되고 오히려 일본의 피해 복구용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를 볼 것(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이라는 관측도 같은 맥락이다.

오광진 한국경제 국제부 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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