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파리의 IT 이야기] 사고 현장서 올린 애절한 ‘절규 트윗’

일본 대지진 사건서 확인된 트위터 위력

트위터를 사용하십니까. 우리나라 트위터 사용자가 300만 명쯤 된다고 하니까 아직은 사용하는 사람보다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트위터를 사용할 때 가장 좋은 점은 다양한 소식을 신속히 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 지진 소식도 트위터에서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트위터에서 누구를 ‘팔로윙(following)’하느냐에 따라 받아보는 소식이 달라집니다.

팔로윙은 누군가가 트위터에 올린 글을 받아보겠다고 찜하는 걸 말합니다. 우리말로 뭐라고 할까요. ‘구독’이라고 옮기기도 하지만 돈을 주고 받아보는 게 아니어서 정확한 표현은 아닙니다. ‘추종’이라고 직역하면 이상합니다. 트위터에서는 자신이 팔로윙하는 사람들이 올린 글을 받아봅니다. 100명만 팔로윙할 수도 있고 1만 명을 팔로윙할 수도 있습니다. 자기 마음대로입니다.


믿을 만한 계정 모아 나만의 리스트 관리

트위터에는 온갖 소식이 올라옵니다. 근거가 없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도 많습니다. 트위터에 올라온 내용을 무심코 퍼뜨렸다가 낭패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트위터 소문을 함부로 믿지 않습니다.

방사능이 한반도 상공으로 날아올 것이란 소문도 믿지 않았습니다. 큰 사건이 터졌을 때 트위터를 활용해 최신 소식을 신속히 접하는 것은 좋은데 소문에 휘말리지는 말아야 합니다.

방법이 있습니다. 트위터 리스트입니다. 믿을 만한 지진 소식을 올리는 트위터 계정만 골라 리스트에 담아 놓고, 이들이 올린 트윗만 보면 매우 유용합니다. 저는 일본 언론사, 일본 정부, 국제 단체 등 40여 개 계정으로 ‘일본 지진’ 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NHK(@nhk_news), 아사히(@asahi), 교토(@47news), 외교통상부(@mofatkr), CNN(@cnnbrk), BBC(@BBCBreaking) 등입니다.

트위터에서 지진 소식만 모아서 보는 방법이 또 있습니다. 해시 태그(#)로 검색해 보는 방법입니다. 일본 지진이 터진 직후에는 #eqjp, #Fukushima 등의 해시 태그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트위터 검색창에 이런 해시 태그를 입력하면 이런 태그가 붙은 트윗이 모두 뜹니다.

정보가 다양해서 좋긴 한데, 믿을 만한 트윗과 그렇지 않은 트윗이 마구 섞여 있는 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리스트를 중심으로 사태를 파악하면서 해시 태그 트윗은 참고만 했습니다.

최신 소식에 관한 한 역시 언론사 트윗이 가장 빠르고 정확했습니다. NHK·아사히·교토통신 트윗만 봐도 흐름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국내 일부 신문이 사망자 추정치를 4만 명 운운하는 걸 보고 놀라기도 했습니다. 제가 일본어에 서툴러 사고 현장에서 들어온 트윗을 많이 보지 못한 게 아쉬웠습니다. 우치다(うちた)의 ‘절규 트윗’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옵니다.

우치다의 절규 트윗. 센다이로 이사한 날 쓰나미에 휩쓸려간 사나이. 그가 쓰나미 현장에서 날린 트윗을 뒤늦게 봤습니다. ‘누나가 안 보이네’, ‘인생 최고의 날이었는데 최악의 날이 되다니’, ‘누나가 무사한지 모르겠다’, ‘이거 어떻게 된 거야’, ‘집이여 자동차여, 안녕히~’, ‘죽기 싫다(しにたくなぃ)’. 우치다는 집도 잃고, 차도 잃고, 누나도 잃고, 자신마저 쓰나미에 휩쓸려 갔습니다.

트위터. 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트위터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일본 지진 소식도 트위터를 중심으로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트위터는 3월 21일 출범 5주년을 맞았습니다.

직원이 400명밖에 안 되는 미국 벤처기업이 지금 세상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미디어 판도를 송두리째 뒤엎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뉴스 생산과 유통에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을 열었습니다.

김광현 한국경제 IT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블로그 ‘광파리의 글로벌 IT 이야기’운영자·트위터 @kwang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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