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원전 폭발] 정유·화학·철강 ‘주목하라’

국내 주식시장 향후 움직임

리비아 소요 사태로 시끄러웠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이번에는 일본 동북부 지역에서 발생된 초유의 지진 사태로 또다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우선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이번 사태를 두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전략을 작성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최근에 주가 급등락으로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를 생각할 때 이번 사태와 관련된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재난에 대처할 때 만일에 발생할지 모르는 최악의 경우도 고려해야 하지만 주식 투자에서는 확률을 고려해 이성적 판단이 중요하다.

이는 확률적으로 발생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과 그에 따른 금융시장에 투매 현상을 투자자는 매수 기회로 판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 궁극적으로 이번 원전 사태가 최악의 경우로 발전되지 않고 현 수준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은 높지만 간헐적으로 발생될 수 있는 사고 등까지 모두 피하기는 쉽지 않다.

투자에서 욕심을 버리는 대신 발 빠른 대응이 중요하다. 물론 중·장기적 접근으로 이번 사태로 향후 반사이익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일부 대형주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하지만 변동성 확대에 따른 증시 급락이라는 고통을 이겨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투자 대상은 이번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업종 중 대형 종목으로 압축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낙폭 과대 종목에 투자해 증시 반등 구간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지금 낙폭 과대 종목 대부분이 일본 원전 사태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이번 사태에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종목은 향후 사태에 따른 증시 조정 구간에서도 시장 대비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사태 안정과 함께 반사이익으로 높은 주가 수익률이 예상된다.

대형 종목 중심으로 ‘이성적 접근’해야

일본 지진 피해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국내 산업은 정유·화학, 철강,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섹터가 주목된다. 이 중 반사이익이 뚜렷한 정유·화학과 철강 업종을 추천한다.

더욱이 정유 업종 중 단순 정제마진 증가와 PX(파라자일렌) 스프레드 급등에 따른 SK이노베이션과 S-OIL의 반사이익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정제마진이 설비 가동률을 높일 수 있을 만큼 개선된 점은 향후 SK이노베이션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 일본은 연간 200만 톤의 PX를 중국·대만·한국 등에 수출했는데 PX 수출량 감소로 최근 PX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PX 생산량을 크게 증설한 S-OIL의 반사이익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본은 전체 철강 생산량에 30%를 수출하는데 향후 일본 수출량 감소에 따른 국내 철강 업체의 수혜가 기대된다. 중기적으로도 지진 발생 후 재건 수요가 발생되는데, 이때 일본 수출량은 더욱 감소될 수밖에 없다. 1995년 고베대지진 때 일본 철강 수요는 전 세계 대비 6% 증가했으며 수출은 13% 감소하고 수입은 24%나 증가했다.

국내 자동차 업종도 긍정과 부정이 엇갈린다. 당분간 일본 자동차 업체가 북미 및 해외 생산 공장으로 부품 공급이 차질이 불가피해 생산량의 감소가 예상되고 그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업종의 반사이익은 정유와 철강 업종보다 직접적인 수혜를 기대하기 힘들다. 마지막으로 IT 업종은 부품 공급에서 일본과 복잡한 생산관계가 존재해 반사이익 여부가 불투명하다.

국내 IT 업체는 완제품 생산에서 일본 수입 의존도가 높다. 물론 일본 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한국과 대만 업체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품 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고 그에 따른 생산 차질 가능성도 있다.


김중원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 0200970@hmcib.com

1973년생. 이스턴 일리노이대와 UBC연세MBA를 졸업하고 엔터기술, 교보증권, 솔로몬투자증권을 거쳐 HMC투자증권에서 시황과 계량분석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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