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기업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 받아야”

김용철 네오플럭스 컨설팅사업본부장

“‘글로벌 톱 순위에 오르겠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 ‘품질을 개선하겠다’ 등 기업들의 전략은 화려합니다. 하지만 전략이 아무리 좋아도 전사적으로 직원들이 설정된 목표를 위해 마인드를 바꾸고 실행하기까지는 실질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혁신 활동을 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 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한때 해외에서 성공한 6시그마, TPM 등 경영 혁신 기법을 유행처럼 모두 도입했지만 제대로 효과를 거둔 사례는 찾기 힘들다.

원가절감 컨설팅 회사인 네오플럭스의 김용철 컨설팅사업본부장은 원가절감, 프로세스 최적화를 위한 방법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경영진이 설정한 전략에 따라 제조 현장의 근로자들까지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5~10년이란 장기간에 걸쳐 체질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구매·생산·물류 과정의 체질 개선 작업만 벌여도 연간 10~15%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2008년 말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많은 기업들이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원가절감에 나섰다. 이러한 분위기로 최근 원가절감을 위해 운영 전반에 걸친 낭비 요소를 제거하는 작업인 ‘운영 개선(Operation Improvement)’컨설팅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가 의뢰를 받은 한 건설 기계 회사는 부품 조달상의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이 기업은 부품 하나마다 입찰에 부치고 약 50개의 공급 업체를 거느리고 있었죠. 이론은 부품마다 입찰에 부치는 것이 품질을 확보하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지만, 물류비용이나 오버헤드 코스트(간접비)가 많이 나갑니다.

그래서 약 6개월에 걸쳐 기존의 구매 관행을 바꾸고 공급망을 간소화했습니다. 50여 개의 공급 업체를 9개로 통합하고 장기적인 관계를 맺었죠. 그 결과 구매비용의 11%, 총 61억 원을 절감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공급 업체의 수익도 늘어나 윈-윈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습니다.”

네오플럭스의 컨설턴트는 컨설팅을 의뢰한 기업의 관행을 조사하면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산업 환경에 따라 개선이 가능한 문제점을 찾아내 재정비와 개선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그리고 일시적인 혁신이 되지 않도록 사내에 사장 직속의 운영혁신팀이나 모니터팀을 구성하도록 유도해 컨설팅이 끝나더라도 혁신 활동이 유지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해외에서는 운영 개선 컨설팅이 활성화돼 있지만 국내 기업들에는 아직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다. 글로벌화된 기업들일수록 컨설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 중에서는 컨설팅을 비용이라고 여기는 곳이 많다고 김 본부장은 말한다.

“예전에는 건강검진이 필수라고 생각하지 않았죠. 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도 사람처럼 경영 진단만 받아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네오플럭스는 그동안 두산그룹의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을 전담해 왔고 10여 년간 6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150여 건의 운영 개선 활동을 해왔다. 각 산업군에서 경력을 갖고 있는 컨설턴트 50명을 보유하고 있다.

약력 : 1961년생.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경희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1988년 OB맥주 기획팀. 2000년 넷피에스엠/노보스 이사. 2002년 노보스컨설팅 상무이사. 2004년 네오플럭스 컨설팅사업본부 본부장(현).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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