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칼럼] 남성호르몬 보충 요법의 효과와 주의점

박천진의 남성 upgrade_41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성적 관심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테스토스테론은 뇌의 성 중추에서 작용할 뿐만 아니라 남성의 성 기관들인 음경·고환·전립선·정낭에도 작용한다. 성인 남성에게 테스토스테론의 결핍이 지속되면 성욕 결핍이나 발기 장애를 겪을 수 있다. 근육 조직이나 골밀도, 경쟁력이나 지구력 등이 저하될 수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기억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하며 피로감이나 무력증·우울증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고환의 상실을 의미하는 거세된 남성들에게 발기 능력도 소실된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잘 알려져 왔다.

15년 전까지만 해도 테스토스테론이 뇌에 작용하기 때문에 발기 기능 장애는 거의 전적으로 성욕의 저하 때문으로만 생각돼 왔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에 걸쳐서 음경에도 테스토스테론 수용체가 존재한다는 것이 동물 실험에서 밝혀졌다.

테스토스테론 요법 장점 많아

또한 발기 과정에서도 테스토스테론이 음경 혈류를 통제하는 화학적 신호를 일부 조절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 사실을 뒷받침하는 미국 보스턴대의 비뇨기과교실에서 실험한 흥미로운 결과를 소개한다.

남성호르몬이 분비되지 않는 거세된 토끼는 음경에 분포하는 발기 신경을 아무리 자극해도 발기되지 않았다. 신기하게도 테스토스테론을 주입하고 나서 발기 신경을 자극했더니 발기됐다는 실험 결과다. 거세된 토끼의 음경 조직을 현미경으로 관찰했더니 정상적인 음경 해면체 조직이 아닌 발기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지방세포로 대치됐다는 결과다.

그러면 이것을 우리 남성의 섹스에 적용해 생각해 보자. 일반적으로 테스토스테론 대체 물질은 무엇보다 성욕을 높여주고 발기 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발기부전증의 중년 남성에게 호르몬을 투여하면 성적 만족도가 향상된다.

단독적으로 직접 발기 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것은 아니다. 최근 발기 능력을 보강하기 위해 사용되는 약물들은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정상일 때만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

비아그라에 효과가 없었던 50대 중반의 남성에게 남성호르몬이 결핍된 것을 확인하고 2개월간 호르몬 보충 요법을 적용했더니 만족스러운 성관계를 영위할 수 있었다고 한다. 테스토스테론 요법의 장점은 너무나도 많다. 그러나 실제로 남성호르몬 보충 요법에도 주의할 사항이 있다.

이론적으로 모자라는 테스토스테론을 보충한다는 취지에서는 더할 나위 좋지만 일부 과장돼 무분별하게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반드시 자격을 갖춘 비뇨기과 전문의의 설명을 듣고 투여량이나 치료 과정에 대해 상담을 받아야 한다. 테스토스테론은 50대 이후에는 전립선 질환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해 대표적 남성암인 전립선암과 남성의 국민병인 전립선 비대증을 일으킨다.

호르몬요법으로 외부에서 호르몬을 투입하면 전립선 비대증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전립선암을 자극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테스토스테론 요법을 실시하기 전에 은밀하게 숨어있는 전립선암이 있다면 이것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호르몬요법을 받는 도중에도 PSA 수치를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전립선 비대증에 따른 배뇨 장애도 테스토스테론 요법으로 악화될 수 있다. 전립선이 조금만 커져도 빈뇨·야간뇨·요급박·잔뇨감이 나타날 때가 많다. 이 때문에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테스토스테론 보충 요법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만약 이 요법을 받고 있다면 비뇨기과에서 정기적인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박천진 강남 J비뇨기과 원장 www.manclinic.com

1991년 연세대 졸업. 비뇨기과 전문의(전립선·남성의학). 미국·대한비뇨기과학회·남성과학회·전립선학회 정회원. 세브란스병원 외래교수. 전 수도통합병원 비뇨기과과장. 강남J비뇨기과 대표원장(현).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