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의 세계] 북 디자이너 정은경 "책을 사랑하는 게 첫 번째 조건이죠"
입력 2011-03-11 11:44:10
수정 2011-03-11 11:44:10
사람들이 책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물론 작가와 글에 대한 기대나 신뢰도가 첫 번째일 것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북 디자인을 보고 책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책의 첫인상을 좌우하고 책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표지는 물론 책의 뒷면이나 전체적인 편집 디자인을 통해 보이는 책의 비주얼이 곧 그 책의 완성도처럼 여겨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책들 중에는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책의 내용과 동떨어진 표지를 내세우는 것도 적지 않다.
북 디자인 보고 책 고르는 경우 많아
“마케팅적인 면을 고려하다 보니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표지로 독자를 현혹하는 것이죠. 하지만 태생적으로 저와는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정이현 작가의 ‘달콤한 나의 도시’, 고 박완서 작가의 ‘친절한 복희씨’ 등과 같은 베스트셀러 작품을 비롯해 지금까지 총 250여 작품의 북 디자인을 담당해 온 정은경 씨는 작가와 독자의 기대를 모두 충족시키는 실력파 북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책의 내용과 가장 잘 맞는 것 같아 북 디자이너가 누군지 찾아봤더니 정은경이더라는 칭찬을 듣곤 해요. 독자들의 그런 사소한 한마디, 한마디가 제겐 엄청난 힘이 되고 동기부여가 됩니다.”
많은 독자와 작가들이 인정했다시피 ‘텍스트를 잘 반영한 북 디자인’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은 텍스트를 이해하는 힘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대학 시절 철학을 전공한 게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어린 시절부터 미술은 꽤 잘하는 편이었다. 각종 미술 대회에 나가 상도 꽤 받았고 미대에 가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저뿐만 아니라 언니도 동생도 모두 미술은 좀 잘하는 편이었어요. 하지만 좋아한다고 해서 다 미술을 공부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집안 형편도 고려해야 하고…. 그래서 대학에서는 철학을 전공했죠.”
2000년 무렵, 대학을 졸업한 뒤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던 그녀에게 우연히 북 디자이너로서 일할 기회가 찾아왔다. 딱히 디자인을 공부하지도 않았고, 북 디자인이 뭐하는 일인지도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그런 그녀에게 지인 중 한 명이 출판사에서 디자인을 하다 프리랜서처럼 나와서 북 디자인을 할 사람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조건은 “책을 좋아해야 할 것” 단 한 가지였다.
“북 디자인이 너무 하고 싶어서, 북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일을 찾은 게 아니라 북 디자인이라는 일이 그저 우연처럼, 운명처럼 제게 온 셈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 후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3년, 문학과 지성사의 북 디자이너로 8년을 일했다. 그녀의 디자인으로 한 권, 한 권이 출판될 때마다 떨림과 설렘을 반복했던 시간도 10여 년을 훌쩍 넘었다.
북 디자인은 그저 예쁘게 책을 꾸며주는 일이 아니다. 원고가 완성됐을 때 원고를 읽고 원고와 제목의 의미를 파악한 후 디자인을 기획하고 일러스트·사진·그림 등을 수배해 책의 마지막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 바로 북 디자이너가 하는 일이다.
그 때문에 능력 있는 북 디자이너의 자질로는 작가와 편집자, 일러스트레이터나 그림 작가 사이에서 각자의 의견을 모두 조율해 나갈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필요하다고 한다. 디자인만이 아닌 전체적인 아트 디렉팅의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원고와 제목을 통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고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고민해야 하죠. 독자층은 어떤 대상인지,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하고 거기에 맞춰 스타일도 구상해야 해요. 그 스타일에 맞춰 귀여운 일러스트를 넣을 것인지, 중후한 사진을 넣을 것인지, 제목의 서체나 크기·구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두 결정해야 하죠.
그중에서도 원고를 읽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를 한 장의 표지 디자인으로 응축해 표현해야 하는 일은 가장 까다롭고도 힘든 일 중의 하나다. “로버트 피어시그 작가의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이라는 작품은 전체 페이지가 약 780페이지에 이르는 엄청난 분량의 작품이죠. 웬만한 백과사전보다 훨씬 두껍고 내용도 심오한 이 책을 끝까지 정독해야만 했어요. 책을 읽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를 제대로 표현해 내기 위해서였죠.”
어디 그 책뿐일까. 그녀가 디자인하는 책 한 권, 한 권은 저마다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한 권, 한 권의 작업이 매번 각별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좀 더 남다른 의미를 지니는 작업은 따로 있다. “바로 신인 작가들이 첫 번째 혹은 두 번째로 펴내는 책들이죠.” 유명세도 없고 작가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북 디자인을 통해 책의 인상을 가늠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작가와 독자 사이, 북 디자인
“예전엔 그저 책 안 쪽에 ‘북 디자인 정은경’이라고 새겨진 이름 석 자만으로 기뻤던 적도 있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 자신이 작업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도 남다른 기쁨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녀가 기쁨과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다르다.
“내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도, 굳이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아도 북 디자인을 통해 작가가 글에서 의도하고자 했던 바를 독자들에게 충실히 전달할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맙고 감사할 일이죠.”
출판 시장이 아직도 넉넉하지 못한 까닭에, 사진·그림·일러스트 부분 등 북 디자인에서 필요한 지출도 한정돼 있는 까닭에, 책에 대한 투자가 여전히 부족한 까닭에 북 디자이너로서 생각만큼 자신이 의도하는 바를 100% 다 표현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현실을 비관하고 안주하기보다 그 안에서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다 발휘해 최상의 북 디자인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바로 그런 노력들이 그녀의 북 디자인에 특별함을 부여하곤 한다.
일례로, 새빨간 표지 위에 에곤 실레의 그림을 담은 큰 띠지를 또 하나의 표지처럼 덧씌워 묘한 느낌을 자아내는 김연수 작가의 ‘밤은 노래한다’는 출판 당시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서 최고의 북 디자인이라는 칭찬이 자자했던 작품이다. 1930년대 민생당 사건을 모티브로 하는 소설 속의 시대상과 이념 대립, 불안한 정서들이 표지를 통해 잘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 밖에 고 김점선 화백의 그림을 작가의 동의를 얻어 보다 작품에 어울리는 색감으로 변화시켜 디자인한 고 박완서 작가의 ‘친절한 복희씨’나, 직접 일러스트까지 담당해 작품의 제목과 가장 어울리는 일러스트와 전체적인 북 디자인을 조화시킨 김승 작가의 ‘침대’ 등도 작가와 독자, 그녀 자신의 만족도가 일치했던 작품들 중 하나다.
“결국 북 디자인의 본질은 책 그 자체인 것 같아요. 그래서 책의 내용을 충실히 살려 표현한 작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고요.” 그래서 앞으로도 그녀는 책에 충실한, 북 디자인의 본질에 충실한 북 디자인을 지향하려고 한다.
음악·여행·미술·책 등 모든 외부 자극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충실히 하고 표현력을 더더욱 성숙시켜 나갈 예정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저만의 글꼴을 개발하고 싶어요. 일본어만 해도 의외로 서체가 꽤 다양하고 폭넓거든요. 그에 비해 우리의 아름다운 말을 제대로 표현해 낼 수 있는 서체가 아직 많이 부족한 편이에요. 그래서 언젠가는 나만의 글꼴을 만들어서 표현의 폭을 넓히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독자와 작가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북 디자이너로서 한층 더 성장하고 싶기도 하고요.”
북 디자이너란…
원고가 완성됐을 때 원고를 읽고 원고와 제목의 의미를 파악한 후 디자인을 기획하고 일러스트·사진·그림 등을 수배해 책의 마지막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 바로 북 디자이너가 하는 일이다.
정은경 약력 : 1975년 경기도 수원 출생. 이화여대 철학과 졸업. 문학과지성사 북 디자이너. ‘달콤한 나의 도시’, ‘친절한 복희씨’, ‘최인훈 전집’, ‘파리를 생각한다’ 등 250여 권의 책을 디자인함.
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com
북 디자인 보고 책 고르는 경우 많아
“마케팅적인 면을 고려하다 보니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표지로 독자를 현혹하는 것이죠. 하지만 태생적으로 저와는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정이현 작가의 ‘달콤한 나의 도시’, 고 박완서 작가의 ‘친절한 복희씨’ 등과 같은 베스트셀러 작품을 비롯해 지금까지 총 250여 작품의 북 디자인을 담당해 온 정은경 씨는 작가와 독자의 기대를 모두 충족시키는 실력파 북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책의 내용과 가장 잘 맞는 것 같아 북 디자이너가 누군지 찾아봤더니 정은경이더라는 칭찬을 듣곤 해요. 독자들의 그런 사소한 한마디, 한마디가 제겐 엄청난 힘이 되고 동기부여가 됩니다.”
많은 독자와 작가들이 인정했다시피 ‘텍스트를 잘 반영한 북 디자인’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은 텍스트를 이해하는 힘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대학 시절 철학을 전공한 게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어린 시절부터 미술은 꽤 잘하는 편이었다. 각종 미술 대회에 나가 상도 꽤 받았고 미대에 가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저뿐만 아니라 언니도 동생도 모두 미술은 좀 잘하는 편이었어요. 하지만 좋아한다고 해서 다 미술을 공부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집안 형편도 고려해야 하고…. 그래서 대학에서는 철학을 전공했죠.”
2000년 무렵, 대학을 졸업한 뒤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던 그녀에게 우연히 북 디자이너로서 일할 기회가 찾아왔다. 딱히 디자인을 공부하지도 않았고, 북 디자인이 뭐하는 일인지도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그런 그녀에게 지인 중 한 명이 출판사에서 디자인을 하다 프리랜서처럼 나와서 북 디자인을 할 사람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조건은 “책을 좋아해야 할 것” 단 한 가지였다.
“북 디자인이 너무 하고 싶어서, 북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일을 찾은 게 아니라 북 디자인이라는 일이 그저 우연처럼, 운명처럼 제게 온 셈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 후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3년, 문학과 지성사의 북 디자이너로 8년을 일했다. 그녀의 디자인으로 한 권, 한 권이 출판될 때마다 떨림과 설렘을 반복했던 시간도 10여 년을 훌쩍 넘었다.
북 디자인은 그저 예쁘게 책을 꾸며주는 일이 아니다. 원고가 완성됐을 때 원고를 읽고 원고와 제목의 의미를 파악한 후 디자인을 기획하고 일러스트·사진·그림 등을 수배해 책의 마지막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 바로 북 디자이너가 하는 일이다.
그 때문에 능력 있는 북 디자이너의 자질로는 작가와 편집자, 일러스트레이터나 그림 작가 사이에서 각자의 의견을 모두 조율해 나갈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필요하다고 한다. 디자인만이 아닌 전체적인 아트 디렉팅의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원고와 제목을 통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고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고민해야 하죠. 독자층은 어떤 대상인지,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하고 거기에 맞춰 스타일도 구상해야 해요. 그 스타일에 맞춰 귀여운 일러스트를 넣을 것인지, 중후한 사진을 넣을 것인지, 제목의 서체나 크기·구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두 결정해야 하죠.
그중에서도 원고를 읽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를 한 장의 표지 디자인으로 응축해 표현해야 하는 일은 가장 까다롭고도 힘든 일 중의 하나다. “로버트 피어시그 작가의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이라는 작품은 전체 페이지가 약 780페이지에 이르는 엄청난 분량의 작품이죠. 웬만한 백과사전보다 훨씬 두껍고 내용도 심오한 이 책을 끝까지 정독해야만 했어요. 책을 읽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를 제대로 표현해 내기 위해서였죠.”
어디 그 책뿐일까. 그녀가 디자인하는 책 한 권, 한 권은 저마다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한 권, 한 권의 작업이 매번 각별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좀 더 남다른 의미를 지니는 작업은 따로 있다. “바로 신인 작가들이 첫 번째 혹은 두 번째로 펴내는 책들이죠.” 유명세도 없고 작가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북 디자인을 통해 책의 인상을 가늠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작가와 독자 사이, 북 디자인
“예전엔 그저 책 안 쪽에 ‘북 디자인 정은경’이라고 새겨진 이름 석 자만으로 기뻤던 적도 있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 자신이 작업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도 남다른 기쁨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녀가 기쁨과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다르다.
“내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도, 굳이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아도 북 디자인을 통해 작가가 글에서 의도하고자 했던 바를 독자들에게 충실히 전달할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맙고 감사할 일이죠.”
출판 시장이 아직도 넉넉하지 못한 까닭에, 사진·그림·일러스트 부분 등 북 디자인에서 필요한 지출도 한정돼 있는 까닭에, 책에 대한 투자가 여전히 부족한 까닭에 북 디자이너로서 생각만큼 자신이 의도하는 바를 100% 다 표현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현실을 비관하고 안주하기보다 그 안에서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다 발휘해 최상의 북 디자인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바로 그런 노력들이 그녀의 북 디자인에 특별함을 부여하곤 한다.
일례로, 새빨간 표지 위에 에곤 실레의 그림을 담은 큰 띠지를 또 하나의 표지처럼 덧씌워 묘한 느낌을 자아내는 김연수 작가의 ‘밤은 노래한다’는 출판 당시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서 최고의 북 디자인이라는 칭찬이 자자했던 작품이다. 1930년대 민생당 사건을 모티브로 하는 소설 속의 시대상과 이념 대립, 불안한 정서들이 표지를 통해 잘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 밖에 고 김점선 화백의 그림을 작가의 동의를 얻어 보다 작품에 어울리는 색감으로 변화시켜 디자인한 고 박완서 작가의 ‘친절한 복희씨’나, 직접 일러스트까지 담당해 작품의 제목과 가장 어울리는 일러스트와 전체적인 북 디자인을 조화시킨 김승 작가의 ‘침대’ 등도 작가와 독자, 그녀 자신의 만족도가 일치했던 작품들 중 하나다.
“결국 북 디자인의 본질은 책 그 자체인 것 같아요. 그래서 책의 내용을 충실히 살려 표현한 작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고요.” 그래서 앞으로도 그녀는 책에 충실한, 북 디자인의 본질에 충실한 북 디자인을 지향하려고 한다.
음악·여행·미술·책 등 모든 외부 자극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충실히 하고 표현력을 더더욱 성숙시켜 나갈 예정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저만의 글꼴을 개발하고 싶어요. 일본어만 해도 의외로 서체가 꽤 다양하고 폭넓거든요. 그에 비해 우리의 아름다운 말을 제대로 표현해 낼 수 있는 서체가 아직 많이 부족한 편이에요. 그래서 언젠가는 나만의 글꼴을 만들어서 표현의 폭을 넓히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독자와 작가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북 디자이너로서 한층 더 성장하고 싶기도 하고요.”
북 디자이너란…
원고가 완성됐을 때 원고를 읽고 원고와 제목의 의미를 파악한 후 디자인을 기획하고 일러스트·사진·그림 등을 수배해 책의 마지막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 바로 북 디자이너가 하는 일이다.
정은경 약력 : 1975년 경기도 수원 출생. 이화여대 철학과 졸업. 문학과지성사 북 디자이너. ‘달콤한 나의 도시’, ‘친절한 복희씨’, ‘최인훈 전집’, ‘파리를 생각한다’ 등 250여 권의 책을 디자인함.
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