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압도적 지배력 갖춘 회사로 키울 것”

육동인 커리어케어 사장

지난해 12월 국내 최대의 헤드헌팅 회사 커리어케어는 새로운 리더를 맞았다. 주인공은 바로 육동인(49) 사장이다. 1987년부터 20여 년간 한국경제신문 기자로 현장을 누벼온 그는 2007년 국회사무처 공보관 및 홍보기획관으로 성공적 변신을 하기도 했다.

그 누구보다 다양한 경험과 내공을 바탕으로 또 한 번의 새 출발을 시작하고 있는 육 사장의 마음가짐은 단호했다. 육 사장은 “현재 국내 1위 헤드헌팅사인 커리어케어를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 서치펌으로 성장시키겠다”며 “글로벌 서치펌들과의 제휴를 통해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20년간의 기자 생활, 2년간의 국회 공보관을 거쳐 헤드헌팅 업체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새로운 길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몇 개의 새로운 길을 생각했습니다만 헤드헌팅 업체를 이끌 게 된 계기는 두 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첫째, 성장성이 가장 큰 비즈니스라는 것입니다. 헤드헌팅은 수 년 전에 비해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낯설어 하는 게 사실입니다.

이는 바꿔 생각하면 성장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요즘 들어 신입과 경력을 가리지 않고 고급 인력들이 헤드헌팅 업계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이들 역시 업계의 성장성을 본 것이겠죠.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헤드헌팅 업무는 ‘행복 비즈니스’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회사에 좋은 인재를 구해주는 일도, 그리고 인재에게 좋은 직업을 구해주는 일 역시 둘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 일입니다. 사실 많은 비즈니스는 경쟁을 통해 상대방에게 어려움을 주는 일들입니다.

하지만 헤드헌팅 업무는 고객이 행복하면 할수록 우리 역시 행복해지는 일입니다. 제가 주저 없이 헤드헌팅 업계를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요인입니다.

수많은 헤드헌팅 업체 중에서도 ‘커리어케어’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커리어케어는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지요.

헤드헌팅의 본질은 두 가지입니다. ‘좋은 인재’를 ‘빠르게’ 찾아주는 것입니다. 커리어케어는 이 같은 헤드헌팅 업의 본질에 가장 가깝습니다. 가장 많은 인재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으며 가장 많은 컨설턴트가 근무 중입니다. 더욱이 금융·정보기술(IT)·의료제약 등 6개의 섹터별로 컨설턴트가 특화돼 있으며 팀 간의 조직적이고 유기적인 협조가 가능한 조직으로 구성됐습니다. 즉 특정 개인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과학적 시스템이 작동하는 회사라고 봅니다.

기자 출신 중 헤드헌팅 업체 경영진으로 스카우트된 분들이 꽤 있습니다. 기자의 어떤 특성이 헤드헌팅 업체 경영에 장점이 될까요.

본질적으로 헤드헌터와 기자는 많은 사람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에서 같은 직종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직업 모두 일정한 타임라인 안에서 멀티 플레이어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특징입니다. 기자의 예를 들어볼까요. 기사를 쓰기 위해서는 먼저 기획을 합니다. 이에 따라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합니다.

헤드헌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기업이 어떤 인재를 필요로 하는지 정보를 찾고 또 그 기업과 어떤 인재가 가장 잘 매칭되는지 찾습니다. 또 그 인재를 설득하고 기업과의 조건을 조율하는 역할도 헤드헌터의 몫입니다. 결국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여러 인맥을 쌓아가야 한다는 게 본질적으로 같은 직업군이라고 봅니다.

유대인에 대한 몇 안 되는 국내 학술 서적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특별히 유대인에 대해 관심을 갖고 개인적인 연구를 해 온 이유는 뭡니까.

뉴욕 특파원 시절의 경험이 계기가 됐습니다. 당시 그 거대한 미국을 누가 움직이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결론은 유대인들이었습니다. 더욱이 한국인들을 동양의 유대인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진짜 유대민족만큼 성공하려면 어느 부분에 대해 더 노력해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유대인들은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제가 정의한 것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먼저 경제적인 마인드입니다. 이들 대부분은 삶의 출발 자체가 경제관념을 기본으로 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기독교에서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부자가 천당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기독교에서는 ‘금욕’을 매우 강조합니다. 하지만 유대교는 달라요. 유대교에서는 선행을 많이 한 사람이 천국에 간다고 합니다. 즉 유대교에 따르면 남보다 더 많이 돈을 벌어 더 많은 액수를 기부함으로써 천국에 더 가까워지는 것이죠.

즉 유대인들은 돈을 버는 데 당당할 수 있다는 것이죠. 둘째, 교육열이 강하고 셋째, 창의성을 매우 강조합니다. 마지막으로 협동심이 강합니다. 한국 사람들 역시 첫째와 둘째는 비슷하다고 봅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창의성과 협동심일 겁니다. 이 부분을 좀 더 키우면 한국인들도 유대인보다 더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요즘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은행장 공모에 헤드헌팅사의 후보 추천 방식이 적극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 각 주요 기업들에서도 CEO를 뽑아달라는 요청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국내 헤드헌팅 업계의 미래를 어떻게 봅니까.

기업 및 국가 간의 경쟁은 자본 전쟁, 기술 전쟁을 거쳐 ‘인재 전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누가 좋은 인재를 확보하는지에 따라 기업은 물론 국가의 성패가 달려 있습니다. 실제로 정부도 공기업 CEO를 뽑는데 헤드헌팅 업체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좋은 인재를 뽑기 위해서는 자기 주변의 인물들부터 찾아 나섰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차원에서 좋은 인재를 뽑기 위해서는 전문 업체의 도움을 받는 게 필수가 됐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삼성전자가 바이오산업 분야에 진출한다고 합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IT 업종에 주력해 왔으므로 대부분의 인재풀이 IT 분야에 집중돼 있을 겁니다. 이럴 때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바이오 분야의 글로벌 인재를 찾을 수 있는 것이죠. 요즘에는 내부 승진 시에도 헤드헌팅 업체의 도움을 받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안이 복잡하고 미묘한 CEO를 선임할 때는 헤드헌팅 업체의 객관적 평가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헤드헌팅 업계는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봅니다.

일반화하기는 어렵겠습니다만 ‘기업이 원하는 좋은 인재’는 어떤 인재라고 생각합니까.

물론 다양한 인재가 필요합니다만 공통된 점을 짚어보면 두 가지 정도입니다. 첫째, 자기 업무 분야에 대해 최고의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겁니다. 둘째, 커뮤니케이션 능력입니다. 즉 이 전문성을 어떻게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느냐는 것이죠. 최근 들어서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주변과 융합되지 못하는 독불장군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커리어케어를 어떤 회사로 이끌 계획인지요.

현재 커리어케어는 2위권과 차이가 매우 큰 국내 최대의 헤드헌팅 회사입니다. 하지만 제 목표는 커리어케어를 ‘압도적 시장 지배력’을 갖춘 회사로 만드는 것입니다. 법률 시장으로 치면 김앤장과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즉 기업이 “커리어케어를 통해 찾지 못하는 인재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인재”라는 생각을 할 정도의 수준으로 키울 겁니다. 물론 그렇기 위해서는 질적·양적 모두 성장해 나가야 하겠지요.

약력 : 1962년 강원도 춘천 출생. 1987년 서울대 서양사학과 졸업. 2007년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석사. 1988년 한국경제신문 기자. 2000년 한국경제신문 뉴욕특파원. 2007년 국회사무처 공보관 및 홍보기획관. 2010년 커리어케어 사장(현).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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