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View] 리비아 사태 후 외국인 매수 기대

금주의 투자 전략

지난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리비아 소요에 따른 충격이 확산됐다. 코스피 지수가 3% 넘게 하락한 것은 물론이고 뉴욕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2.7%(2월 17일 기준) 하락했고 안전 자산인 금값은 오르고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두바이 등 국제 유가도 10% 넘게 상승했다.

리비아가 북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며 석유수출국기구(OPEC) 원유 생산량의 6%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더욱이 리비아 사태로 2월 중순 이후 주춤했던 외국인의 매도가 다시 강화됐다. 지난주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다시 5600억 원이 넘게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주 증시가 120일 이동평균선을 밑도는 등 큰 폭의 조정을 기록하자 연·기금과 우정사업부 등 국내 주요 기관의 매수가 크게 확대됐다. 지난주 주간 기준으로 연·기금과 우정사업부는 각각 1500억 원과 2000억 원 정도 순매수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선진국 출구전략 시작 예상돼

국내 증시에서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와 지난주 기록한 외국인의 매도는 차별되게 해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월 중순까지 기록한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한국 증시를 포함해 신흥국 증시의 상대적 매력 감소에 따른 자금 이탈로 해석된다.

하지만 지난주 나타난 외국인의 매도는 리비아 소요 사태라는 외생변수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영향으로 해석된다. 전자가 국내 증시 고유 문제에 따른 외국 자금의 이탈로 해석된다면 후자는 외부 요인으로 발생된 증시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 자산 선호가 강화된 영향이다.

즉 전자는 국내 경제가 가지는 고유의 문제로 펀더멘털 악화가 우려되는 만큼 회복이 쉽지 않지만 후자는 다분히 센티멘털 측면이 강해 외생변수가 진정되면 외국인의 매수세가 국내 증시로 다시 유입될 기대가 높다. 그런 측면을 놓고 보면 리비아 소요 사태 이후 국내 증시의 반등을 노려볼만하다고 판단된다.

리비아 소요 사태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선제적인 대응을 시작했던 호주·인도 등과 여전히 양적 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 등 선진국의 정책은 뚜렷하게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영국 등 물가 상승 압력이 증가하고 있는 유럽은 출구전략에 대한 현실적인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이에 따른 시장의 상반된 반응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미국을 포함한 유럽과 영국 등 선진국의 금리정책 변화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여전히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영국 등 물가 추이의 불안정성이 예상외로 높아지고 있는 지역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긴축정책에 앞서 출구전략의 시기에 대한 검토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영국은 목표치 2%의 두 배에 해당하는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정책 변화에 대한 압력이 매우 높다. 출구전략이 선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감안할 때, 시장의 모멘텀은 오히려 이머징 마켓에서 찾아질 가능성이 높다.

선진국의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 정책의 변화라는 점에서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반면 이머징 마켓은 출구전략을 넘어 본격적인 긴축 기조로 전환돼 이미 그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향후 리비아 소요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일정 시간 이후 외국계 자금 흐름이 다시 선진국 증시에서 이머징 증시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증시 전망에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지난 1월 이후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는 하이닉스·삼성생명·하나금융·현대제철·제일모직 등이 유망할 것으로 판단돼 <표>에 정리해 이번 주 투자 유망 종목으로 제시한다.


김중원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 0200970@hmcib.com

1973년생. 이스턴 일리노이대와 UBC연세MBA를 졸업하고 엔터기술, 교보증권, 솔로몬투자증권을 거쳐 HMC투자증권에서 시황과 계량분석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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