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의 성공하는 주식 투자] 턴어라운드 기업 ‘주목’…역발상이 ‘답’

증시에서 돈 버는 세 가지 방법

“주식으로 성공하는 방법은 10가지도 넘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유행하는 투자 자문사를 설립한 한 유명 펀드매니저의 말이다.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던 2011년 1월의 주식시장에는 더 이상 악재는 없어 보였다.

중국을 필두로 한 이머징 국가의 경제 성장이 지속되고 미국의 실업률이 떨어지면서 경제 회복세가 시작됐다. 심각한 국가 재정 위기를 겪던 유럽도 위기의 해결 국면에 접어드는 등 세계경제는 소위 ‘글로벌 경제 동반 회복’이 예상됐다.

주가 상승으로 신설되는 투자 자문사에는 대규모의 시중자금이 몰려들었고 설 연휴에 만난 친지들은 종목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일반 투자가들이 단기에 주식시장으로 많이 몰리고 나면 얼마 후 주가 조정이 찾아온다.

주가 하락 시에도 또 이유가 생긴다. 인플레 우려 속에 중국의 긴축이 본격화되고 외국인의 매도가 이어진다. 주가 하락과 함께 불안감 속에 답답한 심경을 이야기하는 투자자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

이미 저금리 시대가 정착된 지 오래고 시중 유동성도 풍부하다. 길게 보면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는 회복을 시작하고 있어서 기업 이익과 주가 전망은 장기적으로 밝다. 필자는 주식시장에서 비교적 오랫동안 개별 주식과 시장을 분석하는 리서치 활동을 해오면서 한국 시장에서 일반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해 왔다. 칼럼 연재를 통해 필자가 그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체득한 한국 시장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유망주 고르는 방법을 정리해 본다.


주가는 기업 이익의 함수다

주식에 성공하는 공통 원칙은 2가지가 있다. 우선 장기적으로 볼 때 주가는 기업 이익의 함수라는 것이다. 기업 이익이 늘어나고 기업 가치가 상승하는데 장기적으로 떨어지는 주가는 없고 기업 가치가 하락하는데 오르는 주가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둘째, 대중과의 역발상이다. 최근의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주식시장이 단기에 100포인트 넘는 급락세를 보이자 시장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어떤 투자가는 외국인이 이번 상승 장에서 50조 원어치 이상 주식을 샀는데 매도세로 바뀌면 얼마나 하락할지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명한 투자자였던 존 템플턴 경은 “주식시장에서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명판을 책상에 세워 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항상 주가가 하락하면 매수하고 싶은 주식의 목록과 매수 가격을 정리해 서랍 안에 넣어두고 지냈다고 한다. 사실상 주식시장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시장을 예측하기보다 기회가 생길 때 어떠한 행동을 취해야 할지 준비해야 한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주식 고르는 방법을 알아보자. 첫 번째가 모든 투자의 근간이 되는 가치 투자다. 그중에서도 범위를 좁혀보면 일반적으로 가치 투자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식의 투자다.

즉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과 안전 마진(margin of safety:손해 보지 않을 만큼 충분히 싼 주가)을 확보하는 것이다. 즉 배당이나 순자산 가치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손해 보지 않는 비교적 안전한 투자 스타일이다.

또 다른 방법은 가치 투자의 다른 스타일로 워런 버핏식 투자다. 버핏은 코카콜라나 월트디즈니 같은 훌륭한 기업에 투자하고 그 주식을 영원히 소유하라고 했다. 실제로 버핏 자신도 코카콜라의 대주주가 되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독점력)를 가진 1등주에 투자하는 것이다.

셋째, 메가트렌드의 주도주에 투자하는 것이다. 자칫 ‘트렌드’라는 말에 거부감이 일 수도 있다. 투기꾼들이 ‘테마나 트렌드’라는 말을 앞세워 수많은 투자자를 유혹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테마나 트렌드’는 실적이나 가치에 상반된 의미로 인식되기도 한다.

하지만 세계경제의 메가트렌드는 실제 기업 가치에 크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반드시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중반 중국의 산업화는 메가트렌드였다. 그 중심에서 수혜를 본 한국의 조선·철강 산업의 대표 기업들은 엄청난 기업 가치의 상승과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필자가 과거에 10여 년간 분석해 왔던 조선 산업은 그 기간 동안 주가는 20배 이상 상승했으며 이익 역시 10배 이상 늘었다. 현재의 또 미래의 메가트렌드는, 또한 그 대표 기업은 뭘까. 당연히 중국의 내수와 관련된 기업일 것이다. 시간을 두고 이와 관련된 얘기를 설명하겠다.

마지막으로 턴어라운드(Turn Around) 기업을 찾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르는 것 중 하나다. 비교적 업력이 오래된 회사 중에서 경제 불황이나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을 겪다가 회복이 시작되는 기업이다. 철저한 분석이 뒷받침돼야 한다.

앞으로 시간을 두고 각각의 방법으로 좋은 주식을 찾는 방법과 그 사례를 들어 설명할 예정이다. 서두에 이야기했지만 주식으로 부자 되는 방법은 소문에 따르지 말고 대중과 역발상으로 주가가 하락할 때 미리 골라놓은 좋은 주식을 사는 방법이다. 이제 그 첫 시간으로 마지막에 언급한 사례인 턴어라운드의 주식 고르기부터 시작해 본다.


업력이 오래되고 안정된 회사가 좋아

과거 10년간 매년 대표적 턴어라운드 기업인 영업이익의 흑자 전환 기업들에 투자해 왔다면 연간 수익률은 어땠을까. 혹은 연간 이익이나 분기 이익이 50% 이상 늘어나기 시작하는 전환형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어땠을까.

실제로 과거 10년간 흑자 전환한 기업들의 투자 수익을 보면 <표1>과 같이 모두 10년 중 8년이 코스피 지수를 크게 웃도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2001년에는 11개의 흑자 전환 기업이 있었으며 평균 수익률은 180%에 달했다. 코스피 지수가 37.5%의 수익을 낸 것을 감안하면 142.7%의 높은 초과 수익을 기록했다.

그뿐만 아니라 2003년에는 131.8%, 2005년에는 144.9%, 2009년에는 37.9%의 초과 수익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대부분 코스피의 상승률을 초과하는 기록을 보였다. 다만 주가 조정기였던 2002년과 2006년에는 지수를 웃돌지 못했던 것으로 기록됐다.

결론적으로 <그림1>과 같이 10년간 누적 수익률로 보면 전환형 기업을 지속적으로 매입했다면 큰 폭의 이익 증가를 기록했을 것이다. 한 가지 유념할 것은 비교적 업력이 오래되고 안정된 회사 중에서 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꼭 흑자 전환이 아니어도 이익 증가율이 크게 좋아지는 추세로 접어드는 턴어라운드형 기업에 대한 장기 투자도 좋은 수익이 기대된다.

2011년 영업이익 측면에서 흑자 전환이 예상되고, 향후 2년간 지속적인 이익 개선이 예상되는 기업들을 찾아보면 <표2>와 같다.


인터파크·LG전자·대우건설은 2011년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종목이다. 물론 결과적으로 반드시 수익률이 좋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주가 낙폭이나 2년간의 이익 증가율, 그리고 주가순자산배율(PBR) 측면에서 매력적인 측면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제 여러분들이 증권사 예측치를 기준으로 턴어라운 기업, 분기별 연속적인 이익 증가 기업을 찾아볼 차례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기업의 내재 가치에 근거한 장기 투자 문화를 만들기 위해 5년째 가치 투자 세미나를 열고 있다. 강방천·허남권·이채원 씨 등 10명과 만든 ‘가치투자포럼’의 간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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