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누군가 걸었던 길을 걷는 것은 늦다. 우리가 가는 곳이 곧 길이라는 우직한 방향성이 필요하다.”온라인 게임 전문 기업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 9번째 구단 창단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대표는 ‘벤처 업계의 신화’, ‘1조 원대의 사나이’, ‘이 시대의 성공 아이콘’ 등등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한국의 대표적 자수성가형 최고경영자(CEO)다.
김 대표는 안정된 대기업 직장을 뒤로하고 벤처 업계에 뛰어들어 10여 년 만에 시가 총액 3조 원대의 글로벌 게임 업체로 일궈낸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한국 온라인 게임의 초석이자 상징인 ‘리니지’를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대만·북미·일본·중국 등 세계 곳곳에 진출해 한국 온라인 게임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어 발표한 ‘리니지2’, ‘아이온’ 역시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엔씨소프트는 분기마다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김 대표는 천재적인 감각과 탁월한 경영 능력, 새로운 시도와 변화로 정면 돌파하는 추진력을 가진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재벌닷컴의 자료에 따르면 김 대표의 개인 재산은 1조2812억 원으로 국내 순위 13위에 올라 있다.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단 창단 의사를 밝힌 배경에는 김 대표의 전략과 각별한 야구 사랑이 복합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게임 산업의 사회 기여 방안을 모색하던 김 대표는 자신이 좋아하던 야구에 이를 접목할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 왔다.
게임은 한국 문화 콘텐츠 시장에서 수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각종 게임 중독 사건 사고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프로야구단 창단으로 오프라인의 야구팬들과 교류하며 컴퓨터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품어 왔다. 즉, 엔씨소프트는 일반 스포츠가 가진 건전한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엔씨소프트는 젊은 세대와 IT 관련 종사자, 투자자에만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야구를 통해 모든 세대에 브랜드를 알리겠다는 계산이다. 나아가 한국 야구가 올림픽 금메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해외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판단인 것으로 분석된다.
엔씨소프트가 업무상 본격적으로 9구단 창단을 준비한 것은 2009년 말. 당시 김 대표는 직원들도 모르게 사내 TF팀까지 가동하면서 1년 동안 프로야구단 창단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해 왔다. 이후 김 대표는 유동인구 및 창원시에 대한 조사 등을 담은 수백장 분량의 보고서를 직접 읽어보고, 야구계 관련 인사에게 문의하면서 창단의 현실성을 높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창단을 놓고 고심하던 2010년 가을, 바쁜 시간을 쪼개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를 직접 관전하고 야구장의 뜨거운 열기를 확인한 뒤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엔씨소프트 이재성 홍보담당 상무는 “2009년 가을부터 야구단 창단 검토에 들어갔다”며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곳이 게임 회사인데 이것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옮겨 국민에게 활력소를 드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창단에 뛰어든 배경을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세계적인 게임 업체 닌텐도가 대주주인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 역시 게임 업체가 구단주인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골든 이글스’의 사례를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김 대표뿐만 아니라 엔씨소프트 직원들의 야구 사랑이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50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엔씨소프트의 사내 야구동호회 엔씨노삭스는 지난해 게임인리그 우승까지 차지했다. 엔씨 노삭스는 2003년 5월 창단된 후 7년 동안 꾸준히 직장인 리그에 참가했다.
엔씨소프트가 구단을 창단하게 되면 연고지는 창원이 될 예정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창원과 특별한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KBO는 엔씨소프트 자체로도 무리 없이 야구단 창단이 가능한 기업으로 진단하고 있어 2011년 1월 11일 정기 이사회에서 9구단 창단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CEO 동정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4년 만에 신년하례식 참석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월 3일 오전 11시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삼성그룹의 주요 임원진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 시무식을 갖는다.
이 회장의 신년하례회 참석은 2007년 이후 4년 만이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 프랑스 공로훈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22일 프랑스 정부로부터 공로훈장 ‘오피시에’를 받았다.
엘 리자베스 로랭 주한 프랑스 대사는 “허영인 회장이 파리크라상과 파리바게뜨를 통해 한국 내 프랑스 베이커리 이미지를 높였고, 프랑스 고용 확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정일재 전 LG U+ 본부장, LG생명과학 사장에
정일재 전 LG U+ 퍼스널모바일(PM) 본부장이 LG생명과학 신임 사장으로 선임됐다. 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은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 사장은 2009년 말 LG 통신 3개사가 합병하기 전까지 LG텔레콤 최고경영자(CEO)로서 LG의 무선통신 사업을 이끌었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신 보상제’ 실시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이 인재 육성과 글로벌 기업 도약이라는 큰 틀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박 회장이 발표한 ‘신보상제’는 패션 업계는 물론 재계 전체에 메가톤급 파장을 일으켰다. 기본급 인상과 업적급 도입 등을 고려하면 최대 50%가량 급여가 오른다.
오명 웅진에너지 회장, 코멘다도르 훈장 수상
오명 웅진에너지·폴리실리콘 회장이 파라과이 정부로부터 코멘다도르(Comendador) 훈장을 받았다.
오 회장은 2008년부터 정보통신 기술 마스터플랜 수립, 정보화 마을 지원, PC 등 기자재 공급 등 한·파라과이 협력 사업에 기여했다.
신임 중소기업은행장에 조준희 전무이사
신임 중소기업은행장으로 조준희 전무이사가 제청됐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조 전무가 행장으로 임명되면 1996년 김승경 전 행장 이후 두 번째 내부 발탁 인사를 기록하게 된다. 김 전 행장은 기업은행 전신인 농업은행 출신이다.
엄기영 전 MBC 사장, 동계올림픽 유치 나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2일 총회를 열고 엄기영 전 MBC 사장을 부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이로써 엄 부위원장은 2011년 7월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올림픽 총회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치되도록 지원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차석용 LG생건 사장, 아시아머니 최고경영자 선정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2월 21일 세계적 경제 전문지 아시아머니지가 차석용 사장을 ‘2010년 한국 최고경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9년에 이어 2년 연속 선정된 것이며 LG생활건강도 지난해 중형주 부문 ‘한국 최고경영기업’에 3년 연속 선정됐다고 덧붙였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